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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한소정 객원기자
2021-01-22

밤의 불빛이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생물학적 영향의 빈도와 강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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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이 다른 공해와 마찬가지라고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샌더스 박사는 말한다 ©픽사베이

밤을 환히 밝히는 인공 불빛이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해 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연구자들의 주장이 보고되었다. 영국 엑세터 대학의 연구진은 이제까지 발표된 100개 이상의 관련 연구 논문들을 종합 분석하는, 이른바 ‘메타분석’을 통해 밤 사이 켜 둔 인공 불빛이 동식물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대략 전 세계 땅의 ¼ 가량이 ‘밤새 밝히는 인공적인 빛(ALAN, Artificial light at night)’에 의해  ‘빛공해’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중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경험하는 지역은 매년 약 2퍼센트씩 늘어나고 있다. 

ALAN은 인류가 생태계에 미치는 대단한 환경적 압력이다.

이는 한편으로 생태계가 하루 주기로 혹은 계절을 주기로 빛과 어둠이 순환하는 리듬에 맞춰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형태나 정도, 범위나 늘어나는 속도 등에서 ALAN에 필적할만한 것이 자연계에서 있어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ALAN은 자연이 오랜 세월 적응해 온 리듬을 흔드는 것이고, 자연계로서는 처음 겪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가로수 등에 가까이 있는 나무들에서 낙엽이 지는 일이 늦어지는 것이나 야외에서 인공 불빛들이 있으면 곤충들이 모여드는 것과 같이 명백한 영향 같은 것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표된 메타 연구는 ALAN이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의 빈도와 강도에 특히 주목했다. 

영향은 범주는 크게 생물체의 생리적 영향과 계절적 영향, 생활사적 특징, 하루의 활동 패턴, 집단에서의 영향 총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종합한 데이터는 주로 생리적 영향과 생활사적 특징, 집단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배적으로 많았는데, ALAN의 영향은 측정 대상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부터 부정적인 영향까지 다양했다. 

예를 들어 생리적 영향에는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유전자 발현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과 긍정적인 영향이 모두 관찰되었다. 그 외 면역력이나 스트레스 반응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사적 특징에는 인지능력과 새끼의 수와 같은 것이 포함되었는데,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포식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또는 어린 거북이가 바다를 찾아가는 행동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당연히 거북이의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하루 활동 패턴에 있어서는 대체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 빨라지고, 활동을 끝내는 시간은 이전보다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활동의 총 지속시간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었는데, 종에 따른 차이를 볼 수가 있었다.

설치류의 경우 주행성 종과 야행성 종 모두 활동 지속시간이 ALAN에 의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조류의 경우 주행성 종들의 활동 지속시간이 길어졌는데, 지저귀며 보내는 시간과 먹이를 찾는 시간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먹이 찾는 행동의 경우 ALAN의 영향으로 크게 증가했는데, 먹이 찾기 행동이 여러 종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 작용의 일부인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은 ALAN이 생태계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LAN은 야행성 동물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분석 결과도 그렇게 드러났다. 생활사적 특징과 활동 전반에 있어 야행성 동물들은 주행성 동물들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다만 생리적 영향의 경우는 주행성 동물들이 야행성 동물들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더크 샌더스 박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강한 불빛들에 의한 영향이라고 생각할 텐데, 실제로는 아주 약한 인공 불빛들도 큰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샌더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원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밤에 불빛을 사용하고, 그 강도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 덧붙였다.

한소정 객원기자
sojungapril8@gmail.com
저작권자 2021-0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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