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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현정 리포터
2023-07-18

세계는 지금, 미세플라스틱과의 전쟁 중 전 세계 연구진,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결과 속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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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이 5㎜인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통해 직접 섭취하거나, 해산물을 통해 음식으로 섭취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이 확인된 이후, 호흡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과 지구의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 Ⓒunep.org

 

미세플라스틱, 일주일에 신용카드 1장씩 섭취하는 셈

우리는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돼 있을까. 2019년 6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저널(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어른 한 명이 매년 5만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알려졌다. 일주일 평균 신용카드 1장 무게인 5g 가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는, 접촉하는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한다. 1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것은 치약·세안제·화장품 등의 제품에 포함돼 있고. 플라스틱 소재의 포장재 안에서도 검출된다. 앞서 언급한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에서는 ‘실크티백(피라미드형)’을 95℃ 물에서 우리면 미세플라스틱이 약 116억 개가 나온다고 밝혔다.

그리고 외부 충격에 의해 작게 조각난 2차 미세플라스틱은 자연환경, 특히 하천·호수·강·해양 등에 흘러 들어간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에는 대략 51조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으며, 이는 우리 은하의 별 개수보다 500배 많은 숫자다.

그간 많은 연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이 어패류에 잔존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2022년 국제해양환경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사람이 먹는 어류의 75%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또, 해양환경단체 오셔나(Oceana)는 호주의 로드하우섬에 사는 푸른발톱갈매기 90% 이상이 복부에 적어도 플라스틱 한 조각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이 결국 생태계를 파괴시키며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해양 동물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했든지, 물과 함께 뱃속으로 들어갔든지 이들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식도나 내장을 막거나 상처를 내 직접적으로 동물을 해친다. 그리고 미세플라스틱이 잔존해 있는 상태로 생태계 교란과 분포변화를 일으키고, 일부는 사람의 식탁에 오르기 때문이다.

UN은 미세플라스틱이 인간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초기 단계일 뿐이라며,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해양과학 10년의 목표에서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ettyImagesBank

 

해양,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위험하다. 절대로 위험하다.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주로 해양 환경을 중심으로 보고됐다. 폐플라스틱과 쓰레기가 육지를 넘어 바다까지 장악한 실증증거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해양환경 조사는 눈으로 보기 힘든 작은 쓰레기에 의한 오염과 영향으로 확대돼 미세플라스틱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150μm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은 포유류의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고 배변 활동을 통해 배출된다. 반면,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노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체내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러 동물 실험 결과에 따르면 10~20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관 내벽은 물론 혈관벽도 통과할 수 있다. 이렇게 체내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이나 세포 사이사이에 잔류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호흡기 악영향을 확인해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폴리스티렌(PS)과 폴리프로필렌(PP)의 미세플라스틱이 세포 손상 및 활성산소종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소재는 일회용기 및 합성섬유 등에 많이 쓰이는 재료다.

그리고 이달 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진은 2차 미세플라스틱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뇌 안에 신경독성 물질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에 발표했다. 환경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이 풍화 가속과정을 통해 2차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이것이 자연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신경변성 및 세포사멸과 관련된 염증성 단백질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이 공기를 오염시키고, 인간은 매일 엄청난 양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흡입하고 있다. Ⓒ ysjournal.com

 

실외보다 실내가 더 위험하다? 미세플라스틱 분포 모니터링 필요

한편, 호주 그리피스대학의 연구팀은 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미세플라스틱 농도 및 분포에 대한 통계자료를 환경과학기술저널(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보고했다. 연구원들은 스리랑카의 고밀도 도시 지역에서 국립공원의 저밀도 습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수집한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샘플링을 했다. 그 결과 실외보다 실내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우리가 흔히 페트병(PET병)이라고 부르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양의 미세플라스틱 분포와 영향 연구와 마찬가지로 대기환경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공기 중 미세 플라스틱의 분포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모니터링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 측정 ⒸNature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7-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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