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치료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빅데이터 분석 통해 의료시스템 혁신

지난 주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놀라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건강 보조제로 자주 찾는 비타민 B6와 B12를 과다 복용할 경우 담배를 피고 있는 남성의 폐암 발병률을 약 최고 4배 까지 높아진다는 것.

연구책임자인 테오도르 브래스키(Theodore Brasky) 교수는 실제로 이 식이보충제를 10년 동안 다량으로 복용한 모든 남성의 폐암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았으며, 흡연자의 경우 위험이 3~4배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비타민 B12는 육류, 생선, 달걀, 우유 등에서, 비타민 B6는 생선, 감자, 내장육 등에 들어있는 성분이다. 에너지를 높이고 체내 각종 대사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건강 식단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품들이다.

빅데이터 기술이 의료기관, 제약사 등에 속속 도입되면서 의료진의 경험 중심의 진료 관행이 최근 데이터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imperial.ac.uk

빅데이터 기술이 의료기관, 제약사 등에 속속 도입되면서 의료진의 경험 중심의 진료 관행이 최근 데이터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imperial.ac.uk

데이터 분석으로 연구 패턴 크게 달라져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연구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21일 캐나다의 IT 전문지 ‘디지털 저널’는 연구진이 데이터 사이언스 방식을 활용해 지난 10년간 흡연자, 비타민 B 과다복용자, 폐암 환자 간의 상관관계를 추적해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매우 구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냈다. 50~76세 사이 남성이 비타민  B6와 B12를 과다 복용할 경우 폐암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 지난 10년 간 하루 평균 20밀리그램 이상 비타민 B6을 복용한 흡연 남성의 경우 폐암에 걸릴 확률이 30%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55밀리그램 이상의 비타민 B12을 복용한 50~76세 남성의 경우 폐암에 걸릴 확률이 40% 이상 높아졌다. 이런 연구에서는 ‘SEER(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미국국립암연구소(NCI)에서는 ‘SEER’를 통해 암이 발생한 장기로부터 암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범주화해 그 내용을 데이터화하고 있다. 환자의 병기(illness, 病氣) 체험을 데이터화한 ‘요약병기 (Summary Stage)’란 분류 방식을 말한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암 환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73년이다. 그리고 최근  디지털,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기본 자료를 활용해 다양한 패턴의 연구를 수행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주목할 점은 앞으로 데이터분석을 통한 이런 패턴의 연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의사 입장이 아니라 다수의 환자 관점에서 병기 체험과 관련된 데이터를 축적해 암과 관련된 또 다른 현상을 확인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데이터 사이언스가 의료연구 방식을 바꾸어놓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의료기관들이 서둘러 데이터사이언스 센터를 개설하고 있는 중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전에 불가능했던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병원 이어 제약사들도 빅데이터 도입  

캐나다 맥길대학 정신건강연구소는 최근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듬을 개발했다.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2년 전에 증상을 예고할 수 있는데 임상시험 결과 84%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알고리듬에 인공지능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촬영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알고리듬을 학습시켜 이 치매예측 장치를 만들었다.

최근 들어서는 제약사들이 데이터 사이언스를 도입하고 있다. 하버드대 아담 테너(Adam Tanner) 연구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많은 제약사들이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활용해 매우 강력한 의약품 판매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약국에서 의약품을 처방하면서 ‘어떤 의사가 어떤 의약품을 어떻게 처방했는지 상세한 정보가 축적되는 알고리듬이다. 환자의 이름이 입력되지 않는 것은 프라이버스 문제 때문에 의료법상 환자 정보를 축적할 수 없기 때문.

그러나 제약사들은 “의사들의 처방전을 데이터 분석함으로써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 처방전을 입력하면 그 내용이 제약사로 전달된다. 제약사에서는 병원·약국 등에서 어떤 의약품 수요가 어느 정도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또한 처방전 분석을 통해 각각의 의약품이 의료현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에 대해 세밀한 분석 및 평가를 내릴 수 있으며, 평가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의약품 개발 등 중요한 사업계획을 추진해나갈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런 정보 교환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은 현재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 정보교환 시스템이 얼마 안 있어 의료계와 환자 전반을 실시간으로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17’에서 아툴 뷰트 UC샌프란시스코 컴퓨터헬스사이언스 연구소장은 강연을 통해 “구글이 5년 후 제약회사가 된다면 믿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앞으로 구글처럼 방대한 데이터와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들이 제약·바이오산업을 장악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의 주장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T 회사들이 생각하듯이 의료계 메커니즘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계 관계자들 역시 불과 수년 안에 첨단 데이터 기술이 병원, 제약사 등에 도입되고, 의료계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병원, 약국 등에 데이터 사이언스가 급속히 도입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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