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를 통해 인류는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나아가 식량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20일 열린 2021년 대한수학회 가을연구발표회 대중강연에서 지동표 서울대 명예교수는 ‘양자컴퓨터와 수학’ 강연을 통해 인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지동표 교수는 1976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명예교수, UNIST 기초과정부 석좌교수로서 양자정보과학기술연구회(QuIST)의 회장을 맡고 있다.
양자 세계의 비상식적 특징이 막강한 능력의 원동력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를 수 천 배 이상 뛰어넘는 엄청난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큰 수의 소인수분해 등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최적화돼 있다. 지동표 교수는 “양자중첩, 양자 얽힘 등 비상식적인 양자역학의 특징이 양자컴퓨터의 빠른 연산능력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지동표 서울대 명예교수가 양자컴퓨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고전 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는 1비트(bit)로 0 또는 1로 표시된다. 반면 양자 정보처리 단위인 1큐비트(Qubit)는 0과 1을 사용하면서도 양자 세계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을 정보 처리에 활용함으로써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양자중첩은 둘 이상의 상태가 하나의 입자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양자역학의 특성이다. 0일 수 있는 확률과 1일 수 있는 확률이 모두 있다는 것이다. 또 양자 얽힘은 얽혀있는 두 존재 사이에서 하나를 측정한 값에 따라 다른 하나의 값이 무조건 결정된다는 것으로, 이 역시 일반적인 상식과 배치된다.
이런 양자역학의 특성을 활용한 양자 알고리즘이 제시되면서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쇼어와 그로버의 알고리즘으로 대표되는 양자알고리즘은 고전적인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연산을 한다”고 지 교수는 설명했다. 1994년 피터 쇼어 박사는 소인수 분해를 쉽게 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또 1996년 로브 그로버 박사는 기존의 방식에 비해 원하는 정보를 획기적으로 빨리 찾아낼 수 있는 데이터 검색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백신 개발, 식량난 해결에도 기여
현재 구현된 양자 컴퓨터는 초기 수준이다. 뛰어난 능력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할 만한 양자컴퓨터는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 지 교수는 “큰 수의 소인수분해가 가능한 양자컴퓨터의 개발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양자컴퓨터로 양자역학 과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밝혔다.
지동표 서울대 명예교수가 IBM의 슈퍼컴퓨터를 소개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2019년 10월 구글은 푸는 데 우주의 나이만큼 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진 문제를 53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통해 단 200초 만에 풀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중국과학기술대학은 올해 62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 연구 성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 교수는 “이런 성공적인 실험은 양자 상태를 오랜 시간 유지하고 조작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일부 양자컴퓨터 회의론자들의 생각을 바꾸게 했다”며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일반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의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는 제약산업이다. 그는 “고분자 화학반응에 대한 분석을 신속하게 처리해 백신과 새로운 물질 개발 등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약산업에 큰 혁명이 나타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복잡한 엽록소의 광합성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데도 성공해 인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지동표 교수는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은 미국, 유럽, 중국 등이 리드하고 있다”며 “수학, 물리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젊은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조언했다.
(4286)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나사 풀림 위험을 감지하거나 내·외부 물리적 변형 요인을 구분할 수 있는 지능형 금속 부품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팅 적층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지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과 증강현실 융합기술로 금속 부품 단위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현했다.
원자력발전소의 배기가스나 산업체·병원 등에서 유출될 수 있는 극위험물질 '방사성 요오드'를 고습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영규·홍도영 박사 연구팀은 현재 쓰이는 탄소계 흡착제보다 280배 높은 방사성 요오드 제거 성능을 보이는 다공성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홍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과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가운데 하나인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찰전기의 작동원리를 찾아냈다. 마찰전기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현상이 마찰열과 전기적 성질을 띠는 대전현상인데, 연구팀은 마찰전기를 '마찰열에 따른 대전현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미시적 열전효과(열과 전기의 상관 현상)에 주목했다.
한국의 첫 지구 관측용 민간 위성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그룹의 '세종1호'(Sejong-1)가 한국 시간 26일 오전에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한컴에 따르면 세종1호는 발사 후 예정된 궤도에 안착했으며,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11분에 지상국과의 교신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궤도 진입의 성공이 확인됐다.
종양 내부에 발생하는 저산소증만 감지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신개념 조영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 박사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세슬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종양의 저산소증에 반응해 신호를 내는 감응성 바이모달(MRI·광학 혼합) 이미징 프로브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대응해 필수적인 AI 기술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지능과 3대 전략 기술'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보호·육성해야 할 AI 기술로 ▲ 지능형 반도체 ▲ 자율무기 ▲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등 3가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