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인식은 1/10초 사이에 결정된다

생쥐 실험에서 중뇌의 중요성 확인

무엇을 시각적으로 볼 때, 동물의 신체에서는 어떤 작용이 벌어지는 것일까? 망막의 시각 정보가 전기신호로 바뀌어 두뇌에 전달된다. 미국 국립눈연구소 (NEI‧National Eye Institute) 과학자들은 이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내용을 추가로 발견했다. 쥐가 시각적 사건을 인식할 때 반드시 필요한 시간의 길이를 정확하게 찾아낸 것이다.

뇌가 안구에서 보내온 정보를 처리하거나 운동 정보를 처리할 때, 중뇌에 있는 상구(superior colliculus)라는 영역을 통해서 신경신호가 지나간다. 그런데 이 상구를 100밀리초 동안 그러니까 1/10초 동안 억제했더니 쥐의 사건 인식이 억제됐다.

이렇게 보는 기능의 초기 처리 단계를 이해하는 것은 조현병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와 같이 지각과 시각적 주의력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저널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됐다.

하얗게 표시된 생쥐의 상구 신경세포 ⓒNEI

이번 연구에 대해 NEI의 리처드 크라우즈리스(Richard Krauzlis) 박사는 “시각 정보가 처리될 때, 시각 정보를 다루는 두뇌의 시각 피질뿐 아니라 중뇌에서의 시각 정보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각 피질 못지않게 상구 영역이 중요

‘시각적 지각’은 눈과 뇌가 정상적으로 같이 작용해야 이뤄진다. 망막에서 생성된 신호는 망막 신경절 세포 신경 섬유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쥐의 경우 망막 신경절 세포의 85%가 상구와 연결된다. 동물들의 경우 상구가 초기 시각적 정보의 대부분을 처리한다.

영장류에서는 고도로 복잡한 시각 피질이 대부분의 시각 정보를 처리하지만, 망막 신경절 세포의 10%는 여전히 지각 작업을 관리하는 상구와 연결된다.

망막과 피질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상구는, 어떤 시각적 사건이 일어났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상구 안의 뉴런들이 불을 뿜는다.

사람이 어떤 것을 감각적으로 인지한 다음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는 의사결정 과정을 측정하는 고전적인 실험 방법이 있다.

사람이나 원숭이같이 대상을 정해서, 검은 선과 흰 선이 흐릿하게 수직적으로 그려진 이미지를 제시하고, 이 흐릿한 이미지가 언제 회전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2018년에 크라우즈리스 박사와 루펑 왕(Lupeng Wang)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이 같은 고전이 된 실험을 벌임으로써 새로운 연구의 문을 열었다.

쥐와 사람의 시각 시스템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생쥐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사람에 적용해서 번역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사건을 감지하거나 시각적 주의에 대해서는 생쥐나 인간은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왕 박사는 쥐가 사용하는 유전적 도구는 어떻게 특정한 유전자와 뉴런이 지각 조절에 관여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왕 박사 연구팀은 ‘광유전학(optogenetics)’ 기법을 사용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상구의 활동을 엄격히 조절했다.

그들은 유전자 조작 쥐를 실험 대상으로, 빛줄기를 이용해서 쥐 상구에 있는 신경세포를 켜거나 끌 수 있도록 했다. 이 온 오프 스위치는 정확한 시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시각적 사건 감지를 위해 상구의 뉴런이 필요한 시기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쥐가 시각적으로 사건을 보면 물이 담긴 용기의 주둥이를 핥도록 훈련시켰고, 그렇지 않으면 주둥이를 핥지 않도록 훈련시켰다.

왕 박사 ⓒNEI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서 쥐의 상구 세포를 억제하면, 쥐는 어떤 사건을 봤다는 보고를 덜 하게 되었고, 보고를 할 때도 결정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억제는 시각적 사건이 나타난 이후 100밀리초(10분의 1초) 이내에 발생해야 했다. 만일 그 억제가 그 100밀리초를 벗어난 것이라면, 쥐의 결정은 대부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망막세포는 교차하기 때문에 머리 반대편의 상구에 연결된다. 왼쪽 눈은 우뇌 상구에 연결되고 반대로 오른쪽 눈은 좌뇌 상구에 연결된다. 오른쪽 상구를 억제하면 좌측 자극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다.

정신질환 이해에 도움 줄 듯

왕 교수는 “이렇게 정확한 타이밍으로 신경신호 전달을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은 광유전학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며 결정적인 신호가 언제 회로를 통과하는지 정확히 드러나게 한다”고 말했다.

본질적으로, 상구의 활동이 없다면, 쥐는 산만하게 벌어지는 그 다양한 시각적 사건을 무시할 수 없었다. 보통 ‘시각적 주의’라고 하는 이 능력이 있기 때문에 동물들은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을 정리해서 자신이 원하는 사건에 집중할 수 있다.

이처럼 상구는 시각 세계의 지도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다. 상구는 인간의 다양한 신경정신과 질환과 직접 관련된 기저핵(basal ganglia) 같이 덜 깔끔하게 조직된 영역과 연결되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상구의 기능과 역할을 더 잘 이해하면 정신질환 이해에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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