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양자인데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계로 세상을 시뮬레이션할 수 없을까?” 1980년대 세계적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질문은 양자 컴퓨터 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양자 컴퓨팅 연구에 몰두했지만, 양자 컴퓨터는 1990년대 중반까지 그야말로 ‘꿈의 기술’에 불과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현재 양자 컴퓨팅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일부 상용화되면서 꿈의 조각을 맞춰가고 있다.
양자 컴퓨팅이 실현되면 인류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지난 11일 온라인 웨비나로 열린 ‘양자 컴퓨팅 시대 (The Quantum Computing Era)’에서 세계적인 양자 컴퓨터 권위자 데이비드 어샬롬 미국 시카고대학교 교수와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는 “양자 컴퓨팅이 금융, 신약, 화학, 에너지, 기후변화 등 인류의 모든 산업의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능력과 같은 양자 컴퓨터?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줄까?
양자 컴퓨터는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다줄까? 가장 먼저 우리는 뛰어난 연산 능력을 가진 컴퓨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데이비드 어샬롬(David Awschalom) 미국 시카고대학교 분자 공학과 석좌교수는 “양자 컴퓨터는 그 어떤 슈퍼컴퓨터도 풀 수 없는 문제를 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데이비드 어샬롬 교수는 반도체의 스핀 홀 효과를 발견한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글로벌 양자 컴퓨팅 기술 업체 IonQ 창업자인 김정상 미국 듀크대학교 전기 컴퓨터 공학과 교수는 양자컴퓨터와 일반 컴퓨터를 주판과 일반 컴퓨터로 비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양자컴퓨터는 주판과 일반 컴퓨터의 차이보다 더 큰 차이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컴퓨터는 앞으로 수십억 년 걸리던 문제를 수초 만에 풀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자 컴퓨팅은 최적화, 암호화, 보안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어살롬 교수는 양자기술을 통신과 센서 부분을 포함해서 발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자통신은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유럽,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어살롬 교수는 “양자의 본질인 ‘중첩’과 ‘얽힘’은 양자통신, 센서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아주 먼 곳으로 정보를 순간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최종현학술원은 온라인 웨비나 ‘양자 컴퓨팅 시대(The Quantum Computing Era)’를 열고 양자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들과 양자컴퓨팅에 대한 글로벌 기술 현황과 우리나라의 양자컴퓨팅 개발 현황, 양자컴퓨터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 과제 등을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 최종현 학술원
그는 이어 양자컴퓨팅 기술이 금융부터 보안, 신소재 개발, 전자 투표로 인한 보호 시스템, 개별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매핑, 효율적인 에너지 배분 및 모니터링 등 현재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했다.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노화방지, 생명 연장과 같은 생명과학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다.
양자 컴퓨팅 기술이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인 ‘불로장생’을 실현해줄 수 있을까. 어살롬 교수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지만, 양자기술은 생명과학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정상 교수는 최근 양자 컴퓨터의 일부가 상용화되었음을 전했다. 김 교수는 “아주 큰 발전이다. 이제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는 없어도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자 컴퓨팅을 통해 양자 머신러닝, 양자화학, 양자 최적화 분야가 발전된다는 것에 큰 기대를 걸었다. 양자 머신러닝은 최근 6개월 사이에 눈부신 이론적 진전이 있었다. 그는 “현재 알고리즘 발전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며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에 적합한 새로운 접근법과 증명도 나오고 있다”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미지 인식, 최적화 문제 등 아주 실용적이고 유용한 응용사례 구현도 시작되고 있다”며 “향후 10년 안에 상업적으로 유용한 응용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양자 컴퓨팅은 최적화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가령 예를 들면 UPS와 같은 유통업계에서 수백만 개의 물건을 수백만 명에게 보낼 때 가장 최적의 방법을 찾는 방법을 양자 컴퓨팅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과 방패, 양자 보안 문제 해결하려면 수십 년 걸려
보안 문제는 어떻게 될까? 흔히 양자 컴퓨팅이 만들어내는 보안 시스템은 해킹할 수 없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같은 양자 컴퓨터로 공격시스템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김정상 교수는 “공격 시스템과 방어 시스템이 서로 진화하면 발전될 것이기 때문에 사실 창과 방패의 싸움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걱정은 아직 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말했다. 현재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양자컴퓨터는 앞으로 10~20년 후에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보안 시스템을 푸는 문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다. 아직 우리가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초전도 소재를 이용한 양자 컴퓨터를 설명한 정연욱 성균관대학교 나노공학과 교수도 같은 의견을 냈다. 정 교수는 “현재 해킹되는 것은 인수분해 기반 암호화 시스템만 해킹이 가능하다”라며 “다른 암호화 시스템도 있기 때문에 어디선가 갑자기 양자 컴퓨터 운영이 시작돼도 앞으로 적어도 20년간은 계속 비밀번호 시스템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양자 컴퓨팅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거의 모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지금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마치 과거 컴퓨터가 만들어졌을 때의 우리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김정상 교수는 “지금은 1960년대 컴퓨터를 만들던 때와 비슷하다. 컴퓨터를 개발할 당시에 컴퓨터란 그저 조금 성능이 좋은 휴대용 계산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컴퓨터가 없는 현실을 상상하기 힘들 듯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미래도 그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636)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붉은 행성'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로버가 활동 중이지만 이를 찾아내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버들은 약 5㎝를 드릴로 뚫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하는데,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우주선(線)으로 고대 생명체 흔적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분해돼 적어도 2m 이상 파고들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 환경 조건을 만들어 고대 생명체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미노산의 분해를 실험한 결과를 과학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억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오르면 절정을 찍고 다시 떨어진다고 해도 이후에도 수십년에 걸쳐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지구촌이 합의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해도 중간 과정에서 이를 넘어서면 파괴적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이를 넘어서지 않도록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종합캠프인 '제1회 청소년과학대장정'에 참가할 중학생 100명을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과학대장정은 우주·항공 분야와 기후·에너지 분야 등 2개 주제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8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 전국 출연연, 대학, 기업, 과학관, 공공기관 등을 탐방한다.
전남대학교는 허민 교수(지구환경과학부·한국공룡연구센터장)연구팀이 익룡의 군집 생활을 증명해 주는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전남 화순군 서유리 공룡 화석지에서 2∼6㎝ 크기의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무더기로 남아있는 화석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익룡 발자국들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으며, 앞·뒷발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스테르크폰테인(Sterkfontein) 동굴'은 인류의 공통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 화석이 가장 많이 발굴돼 '인류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첫 발굴이후 '미시즈 플레스'(Mrs. Ples)와 '리틀 풋'(Little Foot) 등 인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 화석들이 잇달아 나왔으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