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 대륙에 사람이 언제 정착했는지를 놓고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초 미국 정착민의 석기 문화를 보통 ‘클로비스(Clovis) 문화’라고 부른다. 이는1920년대부터 1930년대 사이에 미국 뉴멕시코 주 클로비스에서 발견된 유적들을 근거로 한 것이다.
클로비스 유적은 클로비스 지역 뿐 아니라 북아메리카의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클로비스 사람들이 북아메리카 지역 초창기 거주민이라는 가설이 널리 퍼졌다. 방사선 탄소 측정법으로 조사한 클로비스 문화는 약 13,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클로비스 가설은 새로운 유물들이 발견되면서 계속 흔들려왔다. 2016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은 미국 플로리다 페이지-라슨(Page-Ladson)유적지에서 클로비스 문화보다 앞선 14,550년 전 유물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그리고 최근 고고학자들이 16,000년~20,000년 전 사용된 돌 공예품을 새로 발견함으로써 북아메리카 지역에 사람이 정착한 시기를 앞당겼다.
미국 사막연구소(DRI; Desert Research Institute)는 23일 클로비스 시대보다 최소한 2,500년 전 부터 북아메리카 지역에 사람이 거주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텍사스 골트 사이트 지층에서 발견
새 유적이 발견된 텍사스 중앙의 ‘골트 사이트’(Gault Site)는 지속적으로 인간의 유적이 발견된 곳이어서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지다. 지금까지 클로비스 유적과 같은 기술을 사용한 유물들이 발견돼 왔다.
그러나 고고학자들이 클로비스 유물이 발견된 곳을 계속 파 내려갔더니 클로비스 유물과는 매우 다른 공예품들을 포함한 지층이 나타났다.
골트 사이트에 축적된 지층은 물이 흐르던 곳이기에 유물을 보존하기에는 나쁜 환경이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방사선탄소 측정법으로 골트 사이트 유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다. 때문에 연구진은 빛을 이용하는 OSL기법(optically simulated luminescence)을 사용했다.
OSL 기법은 지층 아래 오랫동안 묻혀있던 광물을 빛이나 열로 드러낸다. 이 빛이나 열은 광물에 있던 칼륨, 우라늄 또는 토륨 전자를 분리시킨다. 연구진은 전자들이 풀려나면서 내는 빛을 분석해 해당 지층이 언제 마지막으로 열이나 햇빛에 노출되었는지 시간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새로운 유물들이 약 16,000년~20,000년의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한 과거에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발사체 무기의 촉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클로비스 유적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작품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고고학과의 탐 윌리엄스(Tom Williams) 박사는 “이 발사체 무기의 촉은 매우 독특하다. 이렇게 생긴 것은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이 촉은 초기 아메리카에 거주한 인간을 연구하는데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8-07-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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