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죽이는 마스크 나온다

[금요 포커스] 착용하면 전기 발생시키는 직물 개발 중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였던 지난 봄,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응급실로 환자를 수송하는 119 구급대원들의 개인보호장비(PPE)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그들이 환자 이송 후 벗어놓고 가는 방호복과 마스크, 안면 가리개 등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각종 오염물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부에서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PPE 폐기물은 응급실의 안전뿐 아니라 병원 내 감염의 취약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병원들은 119 구급대원들이 사용한 PPE 폐기물의 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의료진이 사용한 개인보호장비의 폐기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요즘 길거리에 많이 버려져 있는 마스크도 골칫거리다. 감염자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이 쓰던 마스크가 버려져 있을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증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길거리의 마스크를 치워야 하는 청소부들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바이러스 차단 직물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화제다. 무선으로 직물 표면에 전기장을 생성하는 전기 화학 재료를 연구하고 있는 미국 인디애나대학의 연구결과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학의 찬단 센(Chandan Sen) 재생의학공학센터 소장 연구팀은 너비 1~2㎜ 간격으로 은과 아연의 입자를 격자 구조로 인쇄한 폴리에스터 섬유를 만들었다. 이 폴리에스터 소재는 평소처럼 건조한 상태에서는 일반적인 직물로서 기능한다.

그러나 숨을 쉴 때 나오는 콧김이나 타액 등 기타 체액의 영향으로 습기에 노출되면 전기 화학 반응이 시작돼 은과 아연이 직물 표면의 병원체를 비활성화시키는 약한 전기장을 생성하게 된다.

전기 흐르면 바이러스가 감염력 상실

일부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인체에 결합하거나 세포 안에서 활성화될 때 정전기력에 의존한다. 그런데 직물에 전류가 흐르게 되면 정전기력이 없어져 바이러스가 감염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응용한 방식이다.

연구진은 ‘보마리스 이노베이션즈’라는 생명공학회사와 공동으로 이 소재를 개발했다가, 이 기술이 상처의 병원균 감염을 막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작년에 확인했다.

전기를 발생시켜 병원균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직물로 만든 마스크의 프로토타입. ⓒ Vomaris Innovations, Inc.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유행에 대응해 돼지에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렌티바이러스에 대해 기존 소재를 시험했다. 렌티바이러스는 감염 후 당장은 자각 증상이 없지만 다른 개체에 잘 감염되는 특성을 지닌 레트로바이러스다.

시험 결과 전기를 발생시키는 이 직물 소재는 두 종류의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켜 감염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화학 분야 논문의 사전출판 사이트인 ‘켐아카이브(ChemRxiv)’에 발표됐으며, 현재 동료 검토 저널에도 제출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물의 바이러스 퇴치 능력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는 아직 시험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두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 성공했으니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전기 직물의 대규모 제조가 이미 가능하고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므로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에 이 기술을 당장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세균 없애는 섬유 코팅 기술도 개발 중

한편,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의하면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폴 리우(Paul Leu) 박사팀은 체액이나 단백질, 그리고 바이러스와 세균까지 막을 수 있는 섬유 코팅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 리우 박사팀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섬유가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와 결막염을 일으키는 세균을 격퇴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4월에 발표했다. 또한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실험도 곧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우 박사에 의하면 이 섬유는 초음파 세척을 하거나 면도칼로 긁어도 코팅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병원 침대 커버나 커튼, 대기실 의자 등에도 이 코팅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방역 마스크를 비롯해 천 마스크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진의 개인보호장비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다. 하지만 의료 현장의 최일선에서 사용되는 만큼 바이러스에 오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물건이기도 하다. 이번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 같은 우려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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