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의 물리적인 제약 없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있다. 바로 ‘메타버스’의 세계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생활이 가상에서 이뤄지는 공간을 뜻한다. 최근 메타버스 서비스는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전문회사로 전환을 꾀하며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꾼 것처럼 앞으로 메타버스는 실제로 현실과 공존할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29일에서 31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개최한 ‘2021 청소년 과학 페어 in 메타버스’도 이와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됐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앱에서 열린 올해 청소년 과학 페어는 우리 청소년들이 전염병이나 시간과 공간이라는 물리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과학적 역량과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신개념의 과학축제로써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꿈과 끼, 과학이 즐겁다
2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2021 청소년 과학 페어 in 메타버스’ 개막식은 별들이 가득한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선 안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수많은 군중이 몰려 메타버스 공간에서 최초로 열리는 청소년 과학축제에 쏠린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상 공간이지만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총 131명. 개막식 10분이 지나자 행사장은 꽉 차서 더는 들어갈 수 없었을 정도였다.
개막식은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과학 탐구 활동 발표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세광중학교 2학년 김동건 학생과 현화초등학교 5학년 정하윤 학생이 가상의 아바타를 이용, 무대에 올라가 탐구 활동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자아를 상징하는 ‘아바타’의 모습이다. 자칫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과학 프로그램 속 강연자들과 발표자들을 여러 모양으로 멋을 낸 아바타로 만나기 때문에 보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행사장에 온 청소년 아바타들은 편안하게 앉아 강의를 듣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자리를 앉기 위해 부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바타들은 깃털을 꽂은 인디언의 모습이기도 하고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기도 했다. 모두가 가상공간에서 재미있게 표현된 아바타로 자유롭게 행사에 참가하는 모습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과학행사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과학창의재단 조율래 이사장은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한 아바타의 모습으로 무대를 올랐다. 조 이사장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리는 새로운 개념의 과학축제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앞으로도 무한한 과학 잠재력을 가진 청소년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메타버스의 매력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서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조율래 한국 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개막식에 접속해 참여했다. ⓒ 한국과학창의재단
개막식 특별 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아바타는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 차관이다. 용 차관을 대표하는 아바타는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은색 안경테에 와인색 넥타이, 회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를 입은 모습이었다.
용 차관은 무대에 올라 ‘혁신은 역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선풍기는 날개가 돌아가면서 바람을 일으켜 시원해지는 기계다. 그런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날개가 없는 선풍기를 만든 기업이 있다. 이들은 기존에 다른 사람들처럼 날개에 어떤 것을 추가한 혁신이 아니라 선풍기가 가진 개념 자체를 거꾸로 비튼 혁신을 만들어냄으로써 대성공을 거둔다.
용 차관은 혁신은 이처럼 ‘거꾸로 생각하기’라고 말했다. 역발상을 하기 위해서는 습관이 가진 방향을 바꾸어 새로운 흐름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용 차관은 “이런 사람이 날개 없는 선풍기와 같은 역발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주로 세계로 전진하는 국산 과학기술이 한 자리에
개회식이 진행된 가상공간 성장의 샘 벽에는 누리호, 천리안 위성 2B호, 스피어 엑스, 탄소중립, 자율주행차, 데이터 댐, 도심 항공 모빌리티, 6G 등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기술 및 이슈 10개가 자리했다. 특히 지난 21일 발사된 누리호는 무대 제일 앞에서 청소년들을 반겼다. 누리호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로 1.5톤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다.
한편 행사는 메타버스 공간인 이프렌드와 누리집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sciencefair)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사람의 생각을 원격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순간이동이 과학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 등 사이언스올에서는 사소하지만 알고 싶은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사크라테스(Sci+소크라테스)’와 사이큐(Sci+IQ) 행사가 진행됐다. 사이큐(Sci+IQ)는 온라인 퀴즈 대결로 제한 시간 2분 동안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수학 5개 분야에서 무작위로 출제되는 10개의 문제를 맞추는 게임이다.
‘사크라테스(Sci+소크라테스)’는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궁금증을 질문으로 올리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흥미로운 질문 5개를 선정해 현직 과학자의 답변과 함께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청소년들은 ‘복제인간’이 실제로 미래에 제작될 수 있는지를 가장 궁금하게 여겼다. ‘사람의 세포가 빠르고 정확하게 복제할 수 있다면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선정된 질문은 11월 중순 사이언스올에서 과학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답변이 안내된다.
메타버스 공간 이프랜드에서는 31일 오후까지 과학 축제가 계속됐다. 행사의 마지막 날 31일 가상공간 성장의 샘(과학 창의관)에서는 젊은 과학자 서인석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의 ‘수학과 함께 탐험하는 불확실한 세계’ 강연이 펼쳐졌고 생활과학교실 온라인 체험 활동이 따뜻한 모닥불에 옹기종기 모여앉을 수 있는 지혜의 숲에서 진행됐다. 세계의 문에서는 과학 실험 등 해외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 영상이 지루하지 않도록 스낵 콘텐츠 형식으로 이어졌다. 청소년들의 꿈을 우주 무한대로 펼쳐갈 수 있는 과학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누리집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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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와 오존을 주제로 한 현안 보고서를 27일 홈페이지(www.nier.go.kr)에 공개한다. 보고서는 그간 나온 국내외 논문·통계자료·기사 등을 종합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오존 농도는 1989년 0.011ppm에서 2020년 0.03ppm으로 상승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 Net)으로 누리호 탑재 위성들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과 더미 위성을 궤도에 무사히 올려놓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천문연은 누리호 발사 당일인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부터 모로코에 있는 OWL Net 2호기로 추적을 시작해 22일 낮 12시 52분 3초와 오후 1시 3분 26초 사이에 발사체 3단과 더미 위성을 관측했다.
노화는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장수'의 상징이 돼온 일부 거북 종은 놀라울 정도로 적은 노화 현상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최신호에서 이런 증거를 제시한 두 편의 논문을 나란히 다뤘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생태학 부교수 데이비드 밀러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거북은 물론 양서류와 뱀, 악어 등을 포함한 사지 냉혈동물 77종의 노화와 수명을 비교했다.
유방암은 흔한 암 유형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도 초기에 찾아내면 대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훨씬 더 치료하기 어렵다. 암의 전이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류를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화성 탐사 후발주자인 중국이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중국 우주탐사 관계자가 밝혔다. UPI 통신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탐사 미션 '톈원(天問)1'을 설계한 쑨쯔어저우 연구원은 지난 20일 난징대학 개교 1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톈원3호'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