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개봉한 영화 <아이로봇>은 2035년 인간이 지능을 가진 로봇에게 편의를 제공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그렸습니다.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로봇 3원칙’이 내장된 로봇은 인간을 위해 움직이죠. 그러던 중 로봇의 창시자인 래닝 박사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주인공 스프너(윌 스미스)는 로봇에 의한 범죄를 의심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영화에서 스프너는 로봇과 인간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며 로봇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로봇이 교향곡을 쓸 수 있나?’, ‘로봇이 아름다운 걸작을 그릴 수 있나?’
이 질문에 로봇은 반문합니다.
‘당신은 할 수 있나?’
이미 인공지능이 교향곡을 쓰고 명화를 그리고 있는 오늘, 어디까지가 인간의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로봇의 영역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장면입니다.
아직 SF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공장에서는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의사를 도와 수술을 진행하기도 하죠. 로봇이 고도로 발달된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겠지만, 현재 어떤 로봇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지를 알아본다면 어렴풋이나마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5월 꿰어야 보배 시리즈에서는 우리 출연(연)에서 개발되고 있는 첨단 로봇 기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심시간, 카페에 손님들이 물 밀려오듯 입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 바리스타는 긴장하지 않고 컵에 얼음을 채우고 커피를 내려, 앉은 자리로 배달까지 해주네요. 실수도, 지치는 사람도 없이 주문은 빠르게 처리됩니다. 이렇게 완벽한 바리스타 로봇이 더 발전할 수 있을까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새로운 로봇 핸드 ‘KISTAR Hand’를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하였습니다. KISTAR Hand는 손가락마다 촉감, 역감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다양한 상황의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 센서들은 물체 연성 표면의 거칠기와 무게 중심 등 복합적인 특성 인지가 가능하죠. 예를 들어 물체를 흔들면 무게 중심이 시시각각 변하게 되어 손에 쥐는 힘의 세기가 달라지게 되는데요. KISTAR Hand는 무게 중심 변화에 따른 미끄럼을 감지해 최적의 힘과 형태로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합니다. KISTAR Hand라면 아기의 분유를 타줄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심지어는 밭의 복숭아를 수확할 때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정교한 로봇 손은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더 의미 있는 일에 쓰일 수도 있습니다. 손이나 팔이 절단된 환자에게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고, 나아가 로봇 손이 느끼는 촉감각까지 전달할 수 있는 말초신경 인터페이스 기반 로봇 의수가 개발되고 있었죠. 이러한 로봇 의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말초 신경에 신경 전극을 이식하여야 하는데, 이 이식 상태에 따라 로봇 의수 시스템의 기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KIST 지능로봇연구단 황동현 박사 연구팀은 조직 검출 없이 말초신경 내에 삽입된 신경 전극의 이식 상태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3차원 영상 장비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개의 광섬유를 접합하여 기존 20~30μm의 해상도를 가지는 영상 장비에서 5μm 이하의 고해상도를 가지면서도 초점심도를 5.1배까지 향상시켰죠.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환자들에게 로봇 의수와 말초신경 이식 기술이 큰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KIST 로봇핸드, KISTAR Hand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근 산업 현장에서는 노동 집약적, 고위험 공정 과정을 자동화. 지능화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출시한 ‘아이오닉 5’생산 과정에서는 배터리 팩 조립과 전장 시스템 검사 과정을 산업용 로봇이 담당하였죠. 이러한 로봇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근로자가 수행하던 반복적인 수작업을 대신하여 근무자의 피로도와 업무상 재해를 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봇에 프로그래밍을 입력하기 위해서는 수 만장의 사진 데이터를 입력하고 여러 상황을 합성해야 합니다. 만약 작업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데이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로봇을 새롭게 학습시켜야 하므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었는데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스마트제조혁신연구부문 이상형 박사 연구팀은 작업자가 1번만 시연해줘도 스스로 작업방식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머신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AI 기반 스마트 머신 솔루션은 모방과 강화 학습을 적용해 프로그래밍 절차를 제거함으로써, 스스로 무엇을 배워야할지 판단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작업 방식을 알아내게 됩니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현장 작업을 통해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작업 방식을 배우는 강화학습을 하게 되죠. 이를 통해 기업들은 공정 자동화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스마트 머신 솔루션을 적용한 ‘딥패커(Deep Packer)’, ‘딥소터(Deep sorter)’ 등 공정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스마트 머신들을 만들어 냈는데요. 스마트 머신과 함께라면 투자비용의 마련이 어려웠던 중소기업 또한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로봇 솔루션 흐름에 탑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마트 제조 혁신을 통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벤처 기업의 혁신 창업을 통한 경제의 균형 발전까지. 출연연은 든든한 우리 기술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의 제조업 성장의 활로가 될 것입니다.
작업자가 한번만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스스로 최적 작업방식을 찾아내는 스마트 머신 ‘딥패커’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9%이며, 2035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삶을 오래 연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 일 텐데요.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실버 세대를 위한 데일리 케어 및 인지 훈련 로봇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고령자가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데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령자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면서 상황에 맞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ETRI는 고령자의 일상 행동과 외형 특징, 소지품 등을 인식하는 기술 외에도 고령자에 특화된 음성 인식 기술, 고령자와의 상호작용 행위 생성 기술 등 13개의 로봇 AI 기술을 개발하였는데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면 정해진 시간에 약을 드셨는지, 자주 아프신 부위의 변화는 어떠신지, 핸드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위치를 알려드리는 등 고령자와의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교류하며 정서와 건강 상태, 생활 패턴을 이해하는 개인 맞춤형 로봇이 상용화되는 그 날까지. 출연연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 사회를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고령자 돕는 인공지능 기술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국내 최초로 심장 및 폐 중재 시술이 가능한 유연 굴곡 형태의 로봇 카테터를 개발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뇌/심/말초혈관질환 등 시급을 요하는 질환에서 최소한의 침습적 기술인 중재적 방사선 시술의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영상의학적 중재시술 시술자의 방사선 피폭 노출 위험 또한 함께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의료진의 피폭을 줄이고 시술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로봇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개발된 로봇 카테터는 굴곡 가이딩 카테터로 치료를 위한 카테터가 장기 조직 손상 없이 정확한 위치까지 삽입되기 위해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기존 굴곡이 가능한 카테터는 한 방향으로 휘어지는 반면, 연구팀의 로봇 카테터는 두 방향으로의 휘어짐이 가능해 유연한 이동이 가능합니다. 특히 ‘가변강성제어’ 기술은 카테터의 장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여 삽입 시에는 낮은 강성으로 장기 조직이 다치지 않도록 하고, 시술 작업 시에는 높은 강성으로 지지대 역할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스프링을 사용한 기존 외산 제품과는 달리 부드러운 튜브 형태로 유연하며 조직 손상이 적습니다. 이번 연구의 성공을 통해 중재 시술의 정밀도와 정확도 향상과 시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연구진의 방사선 피폭 또한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수술 로봇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한 공동 원천 기술 또한 확보할 수 있었는데요.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로봇 카테터 시스템이 심장, 폐, 방광 질환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로봇 카테터와 로봇 본체. 카테터를 조종하는 마스터 조종기 ⓒ 한국기계연구원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첨단로봇산업을 이끌어가는 출연연의 성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로봇은 1인 가구와 고령화 시대에서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산업 현장에서 쉬지 않는 공장 부품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재난이나 화재 현장에서 신속 정확하게 사람을 구하고,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 투입될 수도 있죠. 미래 사회에서 인간은 인공지능 로봇의 도움을 받아 세 번째 팔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가 보다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 소외 계층이나 환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한 기술이 상용화되는 그 날까지. 출연연은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하여 건강한 미래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함께 힘쓰겠습니다.
* 이 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발간하는 ‘꿰어야 보배’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832)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유방암은 흔한 암 유형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도 초기에 찾아내면 대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훨씬 더 치료하기 어렵다. 암의 전이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류를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화성 탐사 후발주자인 중국이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중국 우주탐사 관계자가 밝혔다. UPI 통신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탐사 미션 '톈원(天問)1'을 설계한 쑨쯔어저우 연구원은 지난 20일 난징대학 개교 1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톈원3호' 계획을 공개했다.
정부가 주류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미래혁신기술 15개를 도출했다. 선정된 기술은 완전자율 비행체·주행차, 맞춤형 백신, 수소에너지, 초개인화된 인공지능(AI), 생체칩, 복합재난 대응시스템, 양자암호통신기술 등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3일 제40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6회 과학기술예측조사 결과안 등을 심의·보고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이 100㎚(나노미터) 두께 단일 소자에서 인간 뇌의 뉴런과 시냅스를 동시에 모사하는 뉴로모픽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뉴런은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세포이고, 시냅스는 뉴런 간 접합 부위를 뜻한다. 1천억개 뉴런과 100조개 시냅스의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된 인간 뇌는 그 기능과 구조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에 따라서 유연하게 변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자율주행차 실증 구간이 기존 7개 지구에서 14개 지구로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위원회'를 통해 서울 강남과 청계천, 강원도 강릉 등 7개 신규지구 선정과 광주광역시 등 기존 3개 지구 확장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면서 24일에 시범운행지구를 확정·고시를 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숨소리 빼곤 다 거짓말'이라는 비유적 표현이 있는데, 인간이 내쉬는 날숨도 개인마다 달라 지문이나 홍채 등처럼 생체인증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규슈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재료화학공학연구소 과학자들이 도쿄대학과 함께 날숨에 섞여 있는 화합물을 분석해 개인을 식별, 인증할 수 있는 인공코 시스템을 개발한 결과를 과학 저널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Chemical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조직 육종(soft-tissue sarcoma)은 근육, 결합조직, 지방, 혈관, 신경, 힘줄, 관절 활막(joint lining) 등에 생기는 암이다. 신체 부위별로 보면 팔다리, 복강 후벽, 내장, 체강, 두경부 순으로 자주 발생한다. 희소 암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미국의 경우 한 해 5천 명 넘는 환자가 연조직 육종으로 사망한다. 특히 활막 육종은 폐로 많이 전이해 예후가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