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이유

XY염색체 중 Y염색체가 작고 부실, 수명 단축

장수하는 사람 대부분은 여성들이었다. 그 이유를 알고 싶었던 과학자들은 염색체에서 장수의 원인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그 원인을 밝혀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성염색체에 의해 남성이 여성보다 17.6% 짧은 수명을 갖게 됐다는 것.

장수의 원인을 찾고 있던 과학자들이 동물의 암수 간의 성염색체 차이에서 수명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컷의 XY 이형염색체 중 Y염색체가 작고 그 기능이 부실하다는 것. 사진은 포르트갈 농촌의 노부부. ⓒWikipedia

229종의 동물 분석, 평균 17.6% 차이

4일 ‘사이언스’, ‘가디언’ 지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원인을 밝혀낸 곳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포유류, 파충류, 곤충, 물고기 등 229종의 동물 군을 대상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암수 간에 성염색체 차이가 생존 능력은 물론 수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은 영국과학원의 생물학회지인 ‘바이올러지 레터스(Biology Letters)’ 4일 자에 게재됐다. 제목은 ‘The sex with the reduced sex chromosome dies earlier: a comparison across the tree of life’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최종적으로 성(性)을 결정하는 것은 성염색체다.

XX염색체 갖고 있는 여성과 XY염색체를 갖고 있는 남성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을 때 XX염색체를 물려주면 여성이, XY염색체를 물려주면 남성이 태어난다.

많은 동물 군이 사람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포유류 등의 동물 암컷들은 XX염색체를, 수컷은 XY염색체를 갖고 있거나 어떤 경우 Y염색체가 빠져 있었다.

연구진이 알아낸 것은 남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가 ‘암컷보다 훨씬 작거나 쇠약하다(much smaller, or reduced)’는 것이다. Y염색체가 없는 경우도 발견됐다. 특히 수컷 거미 대다수는 X염색체 하나만 가지고 있었고, Y염색체가 없었다. 이 수컷들의 몸체는 암컷보다 작았고,  매우 연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성염색체에 따라 10배 이상 차이나

그동안 과학자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Y염색체가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연구 결과가 가설에 머물러 학계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은 229종의 동물을 대상으로 성염색체, 수명과 관련된 자료를 대량 수집했다.

그리고 각 동물군의 암수 간 수명 차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수컷이 암컷보다 평균 17.6% 수명이 짧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동물 종에 따라 평균 수명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독일 바퀴벌레(Blattella germanica)의 경우 XX염색체를 갖고 있는 암컷이 X염색체만 갖고 있는 수컷에 비해 77.0%의 긴 수명을 지니고 있었다.

포유류, 파충류, 곤충, 물고기의 경우는 유사한 데이터가 나왔는데 평균한 결과 암컷의 수명이 수컷보다 20.9%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와 나비 유전자에서는 7.1%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데이터를 분석하던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류와 나비의 경우 암수를 결정하는 성염색체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분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물학자들은 조류와 나비의 성염색체를 다른 동물에게 X‧Y에 해당하는 Z‧W로 분류하고 있는데 다른 동물의 경우 XX 동형염색체를 지녔을 때 암컷이 되는 반면, 조류와 나비의 경우는 ZZ 동형염색체를 지녔을 때  수컷이 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조류와 나비의 경우 수컷이 더 강한 생존력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조류와 나비의 경우 화려한 몸매와 아름다운 깃털을 뽑내며 암컷을 압도하는 사례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컷의 과장된 행위, 암컷의 마음에 들기 위한 투쟁 등에 의해 수컷이 에너지를 일찍 소진시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조류와 나비의 경우 수컷에게 부여되는 동형염색체에 의해 암수 간의 수명차이를 최소로 줄이고 있었다.

연구진은 또 남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가 부실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존경쟁에서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보고 229종의 동물들을 대상으로 돌연변이(genetic mutations) 상황과 암수 간의 수명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리고 성염색체와 돌연변이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염색체의 감수분열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진화의 큰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는 이미 X염색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X염색체가 성(性)에만 관계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혈액응고, 근육 기능에서 세포의 폐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유전자가 1100개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이번 연구는 Y염색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를 이끈 조 시로코스타(Zoe Xirocostas) 교수는 “이번 연구가 서로 다른 동물들 간의 암수 간 수명 차이에 초점을 맞춘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라며, “향후 연구 규모를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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