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펼쳐질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를 전문가들과 함께 조망해 보는 행사인 ‘2020 코리아 데이터-비즈 트렌드(KOREA DATA-BIZ TRENDS)’가 지난 30일 온라인상에서 개최됐다.
‘포스트 코로나, 데이터와 언택트’라는 주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의 성공전략을 공유하여 침체된 국내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언택트 문화에 따라 등장한 큐코노미와 D2C
기조발제를 맡은 이준영 상명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데이터 기반 언택트 비즈니스 트렌드’에 대해 발표하면서 언택트 문화의 새로운 키워드로 ‘큐코노미(Qconomy)’와 ‘D2C(Direct to Customer)’를 제시했다.
큐코노미는 신종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격리’나 ‘봉쇄’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 ‘Quarantine’의 앞 글자 Q와 경제를 의미하는 ‘Economy’가 합성된 신조어다. 직역하면 ‘격리 경제’라는 뜻으로서, 소비자들이 외부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에서는 정부가 아무리 시장에 돈을 풀어도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을 설명할 때 사용한다.
감염을 걱정하는 불안심리가 확산되면 아무래도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나 기업이 다양한 부양책을 제시하고 대규모 소비에 앞장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국민 개개인이 감염의 공포에서 벗어나 소비에 앞장서야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D2C는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언택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비 형태로 떠오르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판매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과거에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 같은 모델을 사용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유통 과정은 수입업체와 도매업체, 그리고 소매업체 등 복잡한 단계를 거치면서 그만큼 접촉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접촉이 많아지게 되면 아무래도 전염병의 감염 위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D2C는 중간 절차를 생략해서 판매 업체가 바로 소비자를 만나게 되므로 비용 절감과 함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문화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 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큐코노미나 D2C는 ‘블랙스완(Black Swan)’처럼 인류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태인 코로나19가 만든 기형적 모델”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시대의 모습을 가장 분명하게 반영하는 현상이자 비즈니스 모델인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기반의 협업 플랫폼과 구독 경제가 새 비즈니스 모델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장기간 계속된다면, 큐코노미나 D2C 같은 언택트 문화 및 비즈니스 모델은 데이터 산업과 어떻게 융합되어 발전할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이 교수는 미래형 기업으로 여겨지고 있는 스페이셜(Spatial)과 스티치 픽스(Stitch Fix)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으로 해답을 제시했다.
스페이셜은 협업 플랫폼 개발업체다. 물리적 협업이 아니라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공간에서 원활하게 업무를 협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스페이셜이 구축한 플랫폼은 호환성이 높아서 대부분의 AR 기기나 VR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기기가 없어도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3차원으로 진행되는 회의나 실습 상황에 참여하여 몰입감 있게 진행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스페이셜의 고객은 가상의 공간에서 3D 모델이나 발표 자료를 공유하며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다”라고 소개하며 “기업의 임직원은 물론 디자이너나 마케터 등 외부 인력이 각자의 공간에서 일을 하면서도 실시간으로 가상공간에 모여 경험을 공유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인 스티치 픽스는 요즘 한창 유행 중인 구독 경제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구독 경제는 대표적인 언택트 형태의 사업이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꼽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의류 모델을 빅데이터를 통해 시각화하고, AI 알고리즘을 통해 세부적으로 분류한다.
물론 다른 의류 회사들도 고객들로부터 데이터를 입수하여 업무에 활용하기는 하지만, 고객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간접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스티치 픽스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상품 판매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스티치 픽스는 고객들의 옷에 대한 호감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게임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 게임을 통해 현재까지 무려 10억 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는 제품을 사용해 본 ‘사용자 경험(UX)’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이보다 넒은 개념인 ‘고객 경험(CX)’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산업계의 최신 동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객 경험은 사용자 경험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이기 때문에 데이터 비즈니스의 트렌드도 CX 중심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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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7-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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