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로 ‘영구자석’을 만들었다

고체 자석 보강할 액체 자석 시대 열어

물질은 크고 작든 자기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다.

자성(magnetism)이라고 하는데 자석이 쇳조각을 끌어당기거나 전류에 작용을 미치는 것 등의 성질을 말한다.

사람들은 그동안 이 자성을 고체만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왔다. 시중에서 신기한 자석이라고 불리며 사용되고 있지만 이 자석은 액체가 아니라 미세한 분말을 다른 액체와 혼합한 것을 말한다.

현실 세계에서 액체 자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왔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이런 고정관념을 뒤집고 있다.

과학자들이 영구적으로 자성이 있는 액체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면서 ‘영구자석=고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은 기름 속에 들어 있는 자성을 촬영한 사진. ⓒWikipedia

과학자들이 영구적으로 자성이 있는 액체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면서 ‘영구자석=고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은 기름 속에 들어 있는 자성을 촬영한 사진. ⓒWikipedia

영구자석=고체라는 공식 뒤집어 

19일 ‘사이언스 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등 주요 과학언론은 미국 에너지부 소속 버클리 국립연구소(Berkeley Lab)에서 영구적으로 자성이 있는 액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액체 자석(Ferrofluids)은 버클리 랩에서 연구 방식을 설계하고, 매사추세츠대학교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7년간의 연구를 거쳐 영구적인(permanent) 속성의 액체 자석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는데 암 치료에 적용하고 있는 인공세포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이언스 뉴스’는 이 액체 자석을 통해 MRI(자기공명영상장치)의 스캔 장치 성능을 강화할 수 있으며, 강한 자성이 필요한 데이터 저장 장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를 이끈 버클리 연구소의 공학자이면서 폴리머 전문가인 톰 러셀(Tom Russell) 교수는 ‘사이언스 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과학자들이 생각지 못한 물질을 만들어냈다.”며, “향후 고체가 아닌 액체 연성 자석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9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가변구조형 강자성 액체 물방울(Reconfigurable ferromagnetic liquid droplets)’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존의 고체 자석은 형태 변화가 불가능해 고체를 주입하기 힘든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 개발한 액체 자석(Ferrofluids)은 형태 변화를 통해 사용이 가능한데다 외부 온도에 따라 자성에 변화를 일으킨다.

러셀 교수는 “강자성(ferromagnetism) 외에도 자성과 반자성 사이에 있는 상자성(paramagnetic), 자기성이 극도로 약해 물질을 밀어내는 반자성(diamagnetism)을 띨 수 있다.”고 말했다.

초소형 로봇, MRI 등에 적용 가능해 

러셀 교수는 지난 7년 동안 버클리 랩 소재과학 연구파트에서 ‘Adaptive Interfacial Assemblies Towards Structuring Liquids’이란 타이틀로 액체 자석 연구를 이끌어왔다.

액체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자석을 3D 프린터로 제작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왔는데 함께 일하던 쉬보 류(Xubo Liu) 연구원이 액체 자석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산화철(iron-oxide)을 녹여 강자성을 띤 액체 자석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작업이 또 다른 자성 물질이 주변에서 작용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러셀 교수는 액체 자석이 주변 자성 물질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면 주변 상황 변화에 따라 영구적으로 강자성을 띨 수도 있으며, 상자성, 반자성을 띨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했다. 액체 자석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기기였다. 버클리 랩 연구원들은 이 프린터를 활용해 직경 20나노미터 크기의 용해된 액체 산화철로 직경 1mm 크기의 물방울을 제작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기에 표면화학(surface chemistry)과 첨단 원자현미경 기술(atomic force microscopy techniques)을 적용해 ‘계면 재밍(interfacial jamming)’ 현상을 유발했다. 이어 두 방울의 액체 사이에서 단단한 껍질을 형성하게 했다.

그러자 작은 방 속에 있는 사람들이 벽면으로 밀려들 듯 산화철 나노 입자들이 방울 표면으로 몰려들었다.

자석을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은 이 액체 방울에 자기 코일을 배치했다. 그러자 자기 코일이 산화철 나노 입자를 끌어 당겼고, 자기 코일을 제거했을 때 ‘춤추는 물방울’처럼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런 현상은 영구적인 자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 러셀 교수는 “액체 속에서 자성이 형성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전에 영구 자석은 고체에서만 만들어진다는 이론이 무너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액체 방울 표면에 몰려 있는 10억 개의 산화철 나노입자에 자기장을 놓으면 나노 입자들이 지구에서처럼 남‧북극을 형성했다. 이는 크기에 관계없이 액체 방울 주위에 단단한 표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또 이 작은 액체 방울들을 더 작은 방울로 나누어도 자기적 성질이 그대로 보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러셀 교수는 “이들 액체 방울들의 놀라운 특성은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모양을 바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형에서 실린더 형으로, 어떤 경우에는 팬케이크, 문어 모양으로 모습을 바꾼다.”며 수시로 모양을 바꿀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진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암 치료 등에 사용하고 있는 초소형 로봇이다. 이 액체 자석을 활용할 경우 움직임을 더 정교하게 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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