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과학자들은 종종 환자들의 두뇌 힘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비디오 게임을 권했으나 이제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진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많은 경우에 비디오 게임은 이익보다는 더 많은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의학저널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8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습관적으로 액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뇌의 주요 부위인 해마(hippocampus)에 회백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뇌 측두엽에 있는 해마는 위축되면 될수록 우울증에서부터 조현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및 알츠하이머병에 이르기까지 여러 뇌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습관성 액션 비디오게이머, 해마 회백질 적어
논문 제1저자인 그렉 웨스트(Greg West) 심리학과 부교수는 “비디오 게임은 주로 뇌에서 시각적 집중 및 단기 기억과 관련된 인지 시스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해마에 미치는 충격면에서는 해를 끼칠 수 있다는 행동상의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웨스트 교수는 맥길대 심리학과 베로니크 보보(Véronique Bohbot) 조교수와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웨스트 교수팀은 전체 뇌신경 이미징 연구를 하기로 결정하고 습관적인 액션 비디오 게임자들의 뇌를 스캔해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뇌와 비교했다. 그 결과 습관적인 게이머들의 뇌 해마 부위에는 회백질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 교수는 “그에 이어 인과관계 확립을 위해 두 가지 종적 연구를 수행해 게임이 실제로 뇌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다에 사는 해마처럼 생긴 대뇌의 해마는 뇌의 중요한 일부로서 사람들이 방향을 인지하고(공간 기억),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도록 하는 역할(일화 기억)을 한다. 예를 들면 골목 골목을 누비는 영국 런던의 택시 기사들은 보통사람보다 더 발달된 해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마에 회백질이 많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건강한 뇌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85% 게임자가 ‘꼬리 모양 핵’ 사용해 해마 줄어들어
그런데 우리 뇌에는 해마와 대칭적 균형을 이루는 선조체(腺條體, striatum)라는 또다른 중요한 부분이 있다. 선조체는 일종의 ‘자동 조종’과 ‘보상 시스템’ 역할을 하는 꼬리 모양의 핵으로 알려진 영역이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집으로 퇴근하고, 언제 먹고, 마시고, 섹스를 하는 등 우리를 살아있고 행복하게 해주는 여러 가지 일들을 수행하게 한다. 이 꼬리 모양 핵은 또 습관을 형성하고, 자전거를 타는 법 등을 기억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번 연구 결과 게임은 해마보다 꼬리 모양 핵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85%의 게임자가 게임에서 길을 찾아가기 위해 꼬리 모양 핵에 의존했다. 문제는 꼬리 모양 핵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해마 부위를 덜 사용하게 되고 따라서 이곳의 세포가 소실돼 해마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액션 비디오 게임이 (젊은 성인들의) 해마 회백질을 감소시킨다면 어린이나 청년, 노인들이 시각적 단기 기억이나 시각 주의력 같은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해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권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 결과 그러한 방법으로 인지기능을 향상하는 데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이나 조현병, 우울증 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비롯해 치매가 복합된 파킨슨병 환자들은 모두 해마 회백질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은 “이들 환자들에게는 비디오 게임 치료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연구 참가자 97명에게 90시간 동안 게임시켜 분석
연구팀은 조사를 위해 몬트리올 대학에서 100명(남성 51명, 여성 46명) 가까운 지원자를 모집해 이들에게 90시간 동안 슈퍼마리오 3D 게임을 비롯해 ‘콜 오브 듀티’, ‘킬존’, ‘보더랜드2’ 같은 인기 있는 다양한 사격 게임을 하도록 했다.
웨스트 교수팀은 어떤 참가자들이 ‘공간 학습자(spatial learners)’(해마를 선호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반응 학습자(response learners)’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참가자들이 각각 자신의 컴퓨터에서 ‘4-on-8’ 가상 미로를 통과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목표물을 포착하기 위해 중앙 허브로부터 내려가 동일하게 보이는 네 개의 경로를 탐색해야 했다. 이어 문이 제거된 뒤 네 개의 다른 경로로 내려갔다.
공간 학습자들은 이미 지나온 길을 기억하고 전에 포착한 목표물을 찾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배경에 있는 암석과 산, 두 그루의 나무를 방향 표지자로 삼았다. 반응 학습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들은 위치 표지를 무시하고 대신에 시작 위치에서 연결된 일련의 좌회전과 우회전을 기억하는데 집중했다.
“액션 비디오 게임 디자인 변경 필요”
학습 전략이 수립된 뒤 참가자들은 액션과 3D 플랫폼 비디오 게임을 시작했다. 각자에게 주어진 스크린 시간은 동일했지만 뇌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달랐다. 90시간 동안 액션 게임을 한 반응 학습자들에게서는 해마 부위가 위축됐고, 반면 90시간 동안 3D 게임을 한 모든 참가자들은 해마 기억시스템 안의 회백질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공간 전략이 비디오 게임을 하는 동안 해마 회백질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반응 학습자들은 해마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공간 전략을 사용하도록 권장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액션 게임 제조업체에 디자인 변경을 제안했다.
논문은 게임 디자인이 바뀔 경우 “게임자들은 공간 전략의 기본요소인 랜드마크 간의 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응답 경로를 따르는 전략으로 쉽게 탐색할 수 있으며….액션 비디오 게임을 자체 내의 GPS가 없거나 게임자가 따라할 수 있는 중첩된 길찾기 루트가 없이 설계하면 액션 비디오 게임을 하는 동안 공간 학습을 더 잘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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