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탐사작업을 하던 고고학자들이 약 1만3700년 전에 있었던 맥주공장(brewery) 유적을 발굴했다.
이는 16일 과학기술 정보지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가 ‘예루살렘 포스트’를 인용 보도하면서 밝혀진 사실이다.
보도에 따르면 유적이 발굴된 곳은 이스라엘 북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는 카멜 산 라케페트 동굴(Rakefet Cave)이다. 고고학자들은 중석기 시대에 조성된 무덤을 발굴하던 중 3개의 돌절구(stone mortars)를 발견했다. 그리고 분석을 통해 이들 돌절구가 맥주를 양조하기 위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와 스탠포드 대 공동탐사팀은 논문을 통해 “중석기 시대에 살았던 인류가 이 도구를 활용해 밀과 보리 등 곡물을 원료로 한 맥주를 양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멜산에 있는 라케페트 동굴에서 1만3700년 전에 맥주를 양조했던 돌절구가 발견되면서 이집트에서 8000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던 맥주 역사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이집트인들의 맥주 주조를 형상화한 조각품(미국 로시크루시안 이집트 박물관 소장). ⓒ Wikipedia
돌절구에서 술 발효과정 확인해
양조란 곡물에서 얻은 녹말을 물에 담근 뒤, 효모로 발효시켜 술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동안 고고학자들은 약 8000년 전에 고대 이집트에서 양조 기술을 사용하였다는 증거를 발견했으며, 수메르 문헌을 통해 다양한 양조 방법을 확인해왔다.
이번 발견은 이전 탐사 결과보다 5000년 이상 앞선 것이다. 탐사팀은 “1만3700년 전에 사용했던 이 3개의 돌절구는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양조 도구다. 이는 인류 양조의 역사를 수천 년 앞당긴 발견”이라고 말했다.
탐사팀은 “이 돌절구들이 중석기 시대 이스라엘, 시리아 등지 지중해 연안과 요르단 계곡 등에서 반유목민으로 수렵, 어로 생활을 하며 살았던 나투피언(Natufian) 들에 의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투피언들이 만들어낸 나투푸 문화(Natufian culture)는 빙하기, 구석기 시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목 경제에서 농경·목축을 주업으로 하는 농경시대 생산경제로의 이행·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매우 중요한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탐사팀은 “나투피언들이 돌절구에 식용 식물이나 곡물 등을 저장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곡물을 양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탐사팀은 돌절구 안에서 밀과 보리, 귀리, 콩, 아마 등 다양한 식물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특히 밀과 보리 등 일부 곡물 흔적에서 발효 과정에서 일어나는 형태적 변화(morphological changes)가 일어났음을 확인했다.
특히 한 돌절구에서는 곡물들이 으깨져 발효 단계에 들어갔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성분이 장기간 보관돼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최초의 맥주가 1만3700년 전에 주조돼 고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고대 농경문화 입증할 중요한 자료”
연구에 참여한 스탠포드 대학의 리 류(Li Liu) 박사는 “알코올 주조는 인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기술혁신 가운데 하나로 고대문화의 기원을 밝히고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관련 논문은 영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 ‘고고학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Fermented beverage and food storage in 13,000 y-old stone mortars at Raqefet Cave, Israel: Investigating Natufian ritual feasting’이다.
연구팀은 “양조기술과 술이 농경문화는 물론 도시문화에 성행했던 축제와 제의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하지만 관련 기술이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모호한 상황이 지속돼 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살았던 반유목의 수렵, 어로인들이 사용한 3개의 돌절구에서 1만3700~1만1700년 전에 곡물로 맥주를 양조한 흔적을 발견했다”며, “향후 고대문화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연구팀은 증거를 입증하기 위해 실제로 고대 양조 과정에 맞춰 맥주를 제조하면서 동굴의 돌절구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녹말 알갱이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중석기 시대 인류가 맥주를 주조하기 위한 기술을 분명히 확보하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팀은 또한 맥주가 중석기 시대 원시 공동체를 유지하는 장례의식이나 축제 등 중요한 의례를 진행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반유목인으로 수렵생활을 하면서 채취한 곡물로 맥주를 만들어 마셨다는 분석이다.
술의 역사는 포도주와 맥주의 역사로 대별된다. 인류가 최초로 포도를 활용한 시기는 크로마뇽인들이 라스코(Lascaux)동굴 벽화에 그린 포도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3~4만 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먹지 못해 남은 포도를 건포도로 말려서 먹다가 나중에는 음료 형태로, 그리고 껍질에 있는 이스트(Yeast)에 의해 발효된 형태로 먹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1만1000년 경 인류가 최초의 포도주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물이 귀한 지역에서 식용으로 사용되던 포도주와는 달리 맥주는 음료의 기능을 벗어난 진정한 의미의 술이라고 할 수 있다. 종류에 따라 2~18% 정도의 다양한 도수를 가지면서 각종 의례는 물론 기호식품으로 애용돼왔다.
그동안 맥주는 약 8000년 전에 수메르,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지에서 양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1만3700년 전 맥주를 주조한 유적이 발견되면서 포도주로 시작된 이전의 술의 역사에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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