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대변은 해수 표면에 떠다니는 가벼운 액체로 바다 밑바닥의 양분을 듬뿍 담고 있어 바다의 건강과 생산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과학 웹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과 버몬트 대학 연구진은 바다 밑바닥에서 양분을 고갈시키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기도 하는 고래가 사실은 깊은 물에서 먹이활동으로 질소와 같은 양분을 섭취하고 대변으로 표층수대에 양분을 되돌려 주는 `상향 생물 펌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으로 미국 북동부 메인만(灣)에 채워지는 질소의 양이 연간 2만3천t으로 이는 만으로 흘러드는 모든 강의 질소 운반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생물과 플랑크톤, 물고기들이 바닷물 속의 양분을 재생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고래의 역할은 간과돼 왔다면서 이 연구는 역사적으로 고래가 바다 생태계의 생산성에 중심적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소는 지나치게 많을 경우 부영양화를 초래, 멕시코만에 `죽음의 지대'를 형성하는 것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북반구 바다의 많은 영역에서는 오히려 질소 공급 부족을 겪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메인만 같은 곳에서는 먹이사슬의 밑바닥을 이루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질소가 부족할 때 생산성이 저하된다.
연구진은 남획으로 오늘날 바다의 대형 고래 개체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며 자신들의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10% 정도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과거 바다 생태계에서 고래가 맡았던 역할은 오늘날보다 훨씬 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대형 고래를 고래 사냥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려는 노력은 수온 상승과 이로 인한 식물성 플랑크톤의 감소 등 수많은 인위적인 요인에 부딪혀 좌절되고 있다면서 고래사냥 규제를 완화하려는 일부 국가들의 움직임은 잘못된 것이며 바다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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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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