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영상이란
분자영상은 생체 내에서 분자 또는 유전자 수준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영상화하여 분석하는 연구 분야이다.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분자 수준에서 발생하는 생명현상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되었고 해상도 및 예민도가 높은 영상기기가 개발되면서 연구가 가능해진 분야이다. 기존의 영상진단법이 병소의 크기 변화를 확인하는 해부학적 영상이라면 분자영상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포 또는 유전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분자영상은 두 가지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다. 먼저 동일 개체로 비침습적이면서도 반복적으로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진행되는 연구들은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분자영상은 이러한 글로벌 연구 트렌드에 부합하는 연구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분자영상을 활용한 연구는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연구자들에게도 이와 관련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연구 기간도 단축할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장점은 영상기술의 발전으로 결괏값에 대한 정량화가 가능해져 동일 개체에서 장기적인 변화 관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연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분자영상 장비
분자영상 장비로는 CT, MRI, PET, SPECT, 광학영상기기, 초음파 등이 있다. 분자영상 장비는 그 종류별로 해상도와 예민도가 다르고 사용하는 추적자의 특성이 다르므로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게 선택하여 활용되고 있다. 해부학적 영상 자료가 필요한 경우 CT, 초음파, MRI가 적합하고 유전자적 변화와 대사 작용을 관찰하는 자료가 필요한 경우 핵의학 영상장비인 PET이나 SPECT 그리고 광학영상기기들이 적합하다.
융합연구의 용광로 ‘분자영상’
분자영상은 분자생물학, 생명공학, 화학, 물리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의 협력이 필요한 연구 분야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접목되면서 최첨단 융합연구로 그 학문적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 분자영상은 분자생물학, 생명공학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분자' 또는 '유전자'와 관련한 생명 현상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자영상 분야에서 화학은 어떻게 쓰일까? 관찰하고자 하는 표적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추적자(프로브, 파티클 등)를 개발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또, 물리학을 포함한 기타 공학 연구는 영상기기의 해상도와 예민도를 발전시키는 데에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종합적으로 수집된 이미지나 영상을 분석하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분자영상을 활용하는 것은 의학 분야가 된다. 최근 분자영상과 융합하여 연구되고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환자 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 질병의 조기 진단 등 정밀 의학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학문별로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융합되어야만 '분자영상'이라는 연구분야는 의미와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된다.
분자영상의 현재
1990년대 중반 직선이동형 스캐너가 개발되고 I-131을 활용한 체내 영상 촬영을 시작으로 분자영상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2000년대 초에는 PET-CT를 활용하여 해부학적 영상과 기능학적 영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다중 모드 영상 기법이 도입되었으며 현재는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자영상을 기반으로 한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될까? 분자영상과 관련한 제품군은 영상 시스템, 영상 조영제, 영상 소프트웨어와 같이 3개로 나눌 수 있다. 영상 시스템에는 다중 모드 영상, 핵의학 영상, 자기공명분광 영상, 초음파 영상, 광학 영상이 포함된다. 또한 영상 조영제에는 저분자 물질, 펩타이드, 항체, 앰타머 등이 포함된다. 현재까지는 영상 시스템 부문이 분자영상 관련 시장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영상 조영제와 영상 소프트웨어 순으로 따르고 있다.
분자영상과 관련한 임상 용도를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전체 분자영상 관련 시장에서 암 진단 및 치료 시장이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뒤이어 심장학과 신경학 순으로 수요가 있다.
최근까지 국내 분자영상 분야는 외국에 의존도가 높았으나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분자영상 분야도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등장한 ㈜브라이토닉스이미징과 2019년 등장한 국가RI신약센터가 있다.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PET 장비 제작사이고 국가RI신약센터는 신약개발 과정 중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검증 기술을 적용하여 의약품의 합성‧영상평가‧독성평가 및 전임상 시험, 임상 연구까지 연계해 전과정을 지원하는 센터이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에는 국내 유일 분자영상 및 융합 신기술을 기반으로 비임상·임상시험을 진행해 주는 기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분자영상의 미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발간한 '글로벌 분자영상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분자영상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68.4억 달러(약 8.3조 원)에서 연평균 5%로 성장하여 2028년에는 111.3억 달러(약 13.5조 원) 규모로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최근 의료 영상 산업의 주요 트렌드는 인공지능과의 융합이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여 영상 및 이미징 데이터를 판독하는 AI 기반 의료영상 플랫폼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더 많은 연구자들이 분자영상 기술을 연구에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자영상은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정밀의학을 목표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도전적인 연구자와 융합 연구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있는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장이 될 것이다. 또한 분자영상 분야의 발전은 수준 높은 진료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분자영상과 같은 융합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고 연구자들 스스로도 자신의 전공분야 이외에 여러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개인적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 과학문화전문인력 과학저술가 수료생 김승원
- 저작권자 2023-12-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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