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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로 인공태양도 만들고 과일도 보존한다 (39)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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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최근 개발한 인공태양 K-STAR가 1억℃에 달하는 초고온 플라즈마(plasma)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는 1억℃를 기준으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의 세계 최고 기록이자, 2년 전 운전 기록인 8초에 비해 2배 이상 연장한 성과다. K-STAR는 3년 전인 2018년 실험에서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 이온온도의 1억℃ 달성에 성공한 이후, 매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세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태양 K-STAR의 위용 ⓒ 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금과 수많은 전문가가 투입되어야 한다. 상용화까지는 아직도 수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데도 개발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반영구적인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고갈되지 않는 자원을 이용하여 거의 무한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로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역사에 길이 남을 인공태양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국내 유일의 핵융합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연구설비인 K-STAR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개발과 우수한 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확보는 국가 생존을 당면과제

지금 전 세계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에너지 부족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에 당면해 있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다.

따라서 이런 당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아니라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된 안전하고 깨끗한 차세대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확보에 있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안정적인 국가 운영과 발전을 위해 차세대 에너지원의 확보는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핵융합에너지연구원 ⓒ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이같은 국가적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미래 녹색 에너지원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동시에 핵융합 분야의 우수한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세계 주요 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핵융합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한 인류 공동의 노력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플라즈마 및 핵융합 연구과정에서 얻은 기술들은 사업화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신산업 창출과 국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 및 식품 관리에도 플라즈마 기술 활용

제4의 물질 상태로 알려진 플라즈마는 인공태양처럼 거창하고 복잡한 첨단시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농업이나 식품처럼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들의 생산 및 포장 등에 의외로 많이 적용되고 있다.

농업의 경우 플라즈마는 씨앗 처리에서부터 수확 후 관리, 그리고 식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 중이다. 씨앗 처리와 관련된 사례로는 오이의 씨에 플라즈마를 쏘이면 씨앗이 활성화되어 발아율이 높아지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플라즈마는 농산물의 유통 기간을 연장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유통 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포장인데,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포장재 속으로 투입하여 유통기한을 늘리거나 포장재 자체에 전극을 만들어 포장재 내부에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딸기 포장재 속에 플라즈마를 주입하면 저장 기간을 늘릴 수 있다. 과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진은 공기 환경에 노출된 일반 포장의 딸기와 플라즈마를 주입한 후 포장한 딸기를 7일간 보관 후 상태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플라즈마를 주입하여 포장한 딸기의 상태가 공기 환경에서 포장한 딸기에 비해 더 오랜 시간 동안 싱싱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즈마가 주입된 딸기(우)의 신선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핵융합에너지연구원

과일의 저장 기간을 늘리는 방법 중에는 플라즈마로 에틸렌(ethylene) 가스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저장한 과일이 숙성될 경우에는 에틸렌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 에틸렌 가스는 과일과 반응해 숙성을 더욱 가속시키기 때문에 숙성 속도를 늦추어 저장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에틸렌 가스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저장 환경의 공기 중에 과일 숙성에 영향을 주는 에틸렌 함량은 많지 않다. 따라서 먼저 플라즈마 반응기에서 흡착 물질로 에틸렌을 흡착하여 모은 후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효율적으로 제거할 방법도 있다. 흡착하는 동안에는 플라즈마를 꺼둔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플라즈마 발생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처럼 플라즈마는 저장 기간을 늘리는 용도 외에도 과일의 세척에도 사용될 수 있다. 지난 2011년 독일에서는 유기농 과일을 섭취한 후 급성 장출혈로 여러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유기농 과일이어서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이루어진 것이다.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과일이나 채소는 가정의 수돗물로는 완전히 세척되지 않는다. 이때 플라즈마를 활용하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살균세척이 가능하다. 물 속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그 물로 과일을 세척했을 경우 뚜렷한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1-03-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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