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활동엔 공식적으로 1시간만 할당돼 있지만 매일 점심, 저녁 시간에 발명반 활동을 했습니다. 발명품을 만들다보면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어요.”

올해 이화여대 수리물리과학부 특차 전형에 합격한 이 인(19, 안산동산고) 학생. 장래 희망이 로봇공학자인 이 양은 과학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이다. 인터뷰가 있던 14일 오후에도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이화여대에서 공부 중이었다.

이 인 학생이 활동한 안산동산고 발명반은 2004년 로봇올림피아드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FLL(First Lego League) 세계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참가해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발명반은 대한민국 과학축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발명반의 남이준 선생님에게 YSC에 대해 들었습니다. 마음 맞는 아이들끼리 팀을 짜서 활동했습니다. 저희 발명반은 고등학교 동아리 중에서 유일하게 레고로 로봇을 만드는 모임입니다.”

YSC(Youth Science Club)는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과학탐구반이다. 산·학·연 기관과 단체들을 범사회적으로 연계해 청소년들의 과학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초·중·고 1만여 개 학교의 과학반 동아리들의 온라인,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바로 YSC이다.

이 인 학생은 YSC를 통해 과학도로서의 자세를 확립할 수 있었다고 한다. “팀을 이루어 주제에 대해 연구하는 YSC의 특색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수많은 내용들, 즉 일정조정, 연구기록, 역할분담 등 현실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레고는 초등학생들만 가지고 노는 게 아니란다. 레고에는 역학적 원리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인 학생은 “기존의 모형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다보니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각종 대회를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많이 하다보니 발표력도 많이 향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발명반 활동을 통해 창의력과 발표력이 길러지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참고로 레고로봇의 조립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레고로 외형을 만든다. 그리고 로봇랩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RCX에 넣는다. RCX는 8비트 컴퓨터이다. 드디어 레고는 RCX에서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이 양은 발명반 담당교사인 남이준 선생님에게 물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 등을 수식화하고, 수치화해서 계산한다는 게 흥미로웠다는 것이다. 로봇공학을 꿈꾸면서도 물리를 전공하려는 이유는 로봇의 기본이 바로 물리이기 때문이다.

발명반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연구일지를 썼다는 이 양은 “한꺼번에 하지 말고 평상시에 잘 해야 포트폴리오가 된다”면서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특차 전형에 합격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차 전형에 합격한 덕분에 이 인 학생은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한편, 이 인 학생이 다니고 있는 안산동산고는 현재 명문고등학교로 성장 중이다. 교육에 흥미를 부여하고, 자율성을 줌으로써 ‘가고 싶은 고등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학 합격률이 매우 높아졌다.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