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19-04-05

쓰레기 없애는 혁신기술 나온다 플라스틱, 분류 및 세척 없이 재활용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향후 5년간 인류의 삶을 가장 많이 변화시킬 혁신 기술은 무엇일까. 지난 2월 IBM 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행사 ‘싱크 2019 콘퍼런스’에서 5가지 혁신 유망기술을 소개했는데, 그중에 ‘쓰레기 처리 기술’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쓰레기 중에서도 플라스틱과 비닐 등의 폐기물은 이제 세계적인 골칫거리를 넘어 인류와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매년 2억72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약 79%가 버려지며 재활용되는 것은 9%밖에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우선 분리수거가 잘 이뤄지지 않으며, 또한 분리수거가 된다 해도 분류나 세척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IBM 연구진이 새로 발명한 ‘볼캣(VolCat)’이라는 혁신 기술은 분류나 세척이 전혀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IBM 연구진이 새로 발명한 ‘볼캣(VolCat)’이라는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기술은 분류나 세척이 전혀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IBM
최근 IBM 연구진이 새로 발명한 ‘볼캣(VolCat)’이라는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기술은 분류나 세척이 전혀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IBM

볼캣은 식품 및 음료 포장재나 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으로 만들어지는 섬유제품을 촉매화학공정으로 분해해 다시 플라스틱 제조 설비에 사용함으로써 새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따라서 볼캣은 의류나 카펫, 장난감 등 재활용하기 까다로운 품목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200℃ 이상으로 설정된 압력용기에서 화학 촉매와 결합시키는 공정을 거치게 되면 음식물 찌꺼기, 접착제, 염료 및 안료, 흙 등의 오염물질도 폴리에틸렌(PET)의 원료가 되는 백색 분말의 형태로 변화된다.

PET는 가장 많이 제조되는 플라스틱 중 하나다. 하지만 PET의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않아 매년 800만톤의 PET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PET를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볼캣은 화학물질, 열, 압력의 정밀한 조합을 사용함으로써 비용 대비 효과적이며 지속가능한 기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PET를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

IBM의 화학 및 재료 담당 수석 연구원인 밥 앨런에 의하면, 휘발성 화합물을 촉매로 사용하는 볼캣 기술은 공정이 끝난 후 모든 촉매를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 공정으로 제조된 PET는 처음 제조되었던 PET와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볼캣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석연료뿐 아니라 화학공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의하면 2016년 기준으로 인류에 의해 발생한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76%를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현재 볼캣은 IBM연구소에서 아직 상업화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유럽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1인당 약 173㎏이며, 우리나라는 1인당 약 132㎏이다. 그런데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약 60%는 식용이 가능하다.

특히 도소매 과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80% 이상이 식용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음식물 낭비의 주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음식물 섭취 안전 기한을 나타내는 유통기한을 둘러싼 우려 때문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부정확하고 혼란스러운 유통기한 표시로 인해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의 1/5 이상이 불필요하게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식품의 신선 상태 유지에 대한 최상 품질기한과 실제적인 소비 만료일자를 혼동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식품 라벨이 식품의 운송 및 저장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 공급회사들은 저온 저장에서 손상되는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오차 범위 내에서 유통망을 구축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급망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대부분의 경우 식품들이 실제로 상하기 전에 버려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해 영국의 한 식품유통회사에서는 음식의 신선도에 따라 변하는 촉각 라벨을 개발했다.

음식물 쓰레기 줄일 수 있는 식품 라벨 연구

이 라벨에는 식품의 변화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활성성분을 함유한 젤라틴이 포함되어 있어 식품이 부패할 경우 젤라틴이 갈라지면서 라벨이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그런데 이 젤라틴 라벨은 식품을 직접 감지하는 게 아니라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시기를 추정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에 따라 최근 프랑스 몽펠리에대학 등의 국제공동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위한 새로운 라벨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GLOPACK’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라벨에 무선 칩을 내장해 식품의 부패 정도를 정확히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라벨에 내장된 무선 주파수 식별 태그를 사용해 휴대폰 등의 장치에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이 태그는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으며, 식품 포장 내부의 가스가 바뀌면 약한 전기신호를 방출하는 식물 기반의 단백질층으로 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으로 식품의 부패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면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인 블록체인을 쓰레기 처리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토후국 샤르자의 함리야 자유무역지대(HFZA)와 재활용 및 폐기물 관리회사인 비아는 쓰레기 배출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이 기술에 의해 기존에는 며칠씩 걸리던 쓰레기 처리 시간이 몇 시간으로 단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로 쓰레기 배출을 검증하고 처리 결과 등을 저장함으로써 운영사와 고객 간의 신뢰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19-04-05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