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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17-06-30

기후 변화로 경제 불평등 증가 빅데이터 이용, 미국 미래상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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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이후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인해 미국이 앞으로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간의 기후 변화를 빅데이터와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지금과 같은 기후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면 미국의 가장 가난한 지자체(county) 가운데 3분의 1은 소득의 20%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온난화는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농업과 수산업 등 각종 산업과 수출 등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장기 경제대책에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미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기온이 높은 남부와 중서부 아래 주들은 경제적 기회가 북쪽과 서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가장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대로 북부 국경지역과 로키산맥에 면해 있는 더 서늘하고 부유한 군들은 건강과 농업 및 에너지 비용 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이산화탄소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배출된다는 가정 아래 2080년~ 2099년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각 카운티 차원의 연간 피해 규모를 나타낸 그림. 마이너스 손실은 경제적 이익을 나타낸다. Hsiang, Kopp, Jina, Rising, et al (2017)
이산화탄소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배출된다는 가정 아래 2080년~ 2099년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각 카운티 차원의 연간 피해 규모를 나타낸 그림. 마이너스 손실은 경제적 이익을 나타낸다. Hsiang, Kopp, Jina, Rising, et al (2017)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부의 이동 일어날 것”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솔로몬 시앙(Solomon Hsiang), 럿거스대(뉴 브룬스위크) 로버트 콥(Robert Kopp), 시카고대 아미르 지나(Amir Jina),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제임스 라이징(James Rising) 박사가 주축이 돼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전반적으로 기후 온난화에 따라 예상되는 손실과 경제구조 조정 및 불평등 확대를 추산해 넣었다.

UC버클리대 공공정책학 부교수인 시앙 교수는 “기후변화가 완화되지 않으면 미국의 수많은 지역들에서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우리 분석에 의하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가난한 지역에서 부유한 지역으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부의 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도적인 연구는 기후 변화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지 아니면 해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비용으로 측정하기 위해 처음으로 전세계 과학자들이 개발한 최첨단 통게방법과 116개의 기후 예측을 활용했으며, 보험업계나 투자자문회사에서 사용하는 위험과 보상을 비교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또 경제학자와 기후 과학자팀은 고온과 강수량 변화, 해수면 상승 및 강도가 높아지는 허리케인 등이 농업, 범죄, 건강, 에너지 수요, 노동 및 연안 지역사회에 미치는 현실적인 비용과 이익을 계산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보그틀 원자력발전소. 서던 컴퍼니와 파트너사는 2016-2017년 이 지역에 두 개의 새로운 유닛을 건설 중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일부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핵 없는 세상’를 주장하는 이들은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NRC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보그틀 원자력발전소. 서던 컴퍼니와 파트너사는 2016-2017년 이 지역에 두 개의 새로운 유닛을 건설 중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일부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핵 없는 세상’를 주장하는 이들은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NRC

기온 3~5도 올라가면 경제대불황 수준 피해”

럿거스대 지구 및 행성과학부 교수인 콥 박사는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고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노력들이 결여된 상태에서 걸프만 연안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해수면 상승은 점점 더 강력해 지는 허리케인에 의해 더 악화돼 연안지역에 큰 위험을 초래하는 한편, 점점 높아지는 열기는 폭력 범죄를 불러 일으키고 노동자들을 처지게 하며, 에어컨 비용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가 느려지지 않아 최근 20년 동안의 기온이 19세기 수준보다 섭씨 3~5도가 올라가면 경제 대불황(Great Recession)과 맞먹는 비용이 들고, 그 이후에도 이 같은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뿐더러 가난한 지역의 경제 손실은 몇 배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나 시카고대 경제학부 박사후 과정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숨겨진 비용’은 이제 더 이상 감춰지지 않고 데이터에 명확하게 나타난다”며, “자동차와 발전소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미국 경제를 재편하고 있고, 중서부 지역에서는 1930년대의 모래바람(Dustbowl) 피해와 유사한 농업 손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 2015 년 전세계 CO2 가스 배출량(왼쪽). 1751 년과 2012 년 사이의 전세계 누적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 비율(오른쪽). Credit : Wikimedia Commons / Árni Dagur / Enescot
국가별 2015 년 전세계 CO2 가스 배출량(왼쪽). 1751 년과 2012 년 사이의 전세계 누적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 비율(오른쪽). Credit : Wikimedia Commons / Árni Dagur / Enescot

섭씨 0.55도 올라갈 때마다 GDP 0.7%씩 줄어

이번 연구는 연구공동체가 수십 년 동안 축적한 자료와 증거를 사용해 온난화 비용을 측정한 최초의 사례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통해 지구 기온이 섭씨 0.55도(화씨 1도) 올라갈 때마다 미국 국내 총생산(GDP)은 0.7%씩 줄어든다고 평가했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1도당 피해 액수는 더 가중된다. 이 같은 계측은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경기 침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기후 변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연구를 위해 국가 경제를 29000번이나 시뮬레이션한 라이징 UC버클리대 박사후 과정 연구원은 “빅데이터와 컴퓨팅 기술의 혁신이 없었다면 이 연구를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런 도구를 사용해 미래를 살펴볼 수 있었고, 20년 후에 컴퓨터 혁명이 일어났다면 우리가 스스로 파는 경제적 구멍을 발견하지 못 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이끌어가고 싶어하는 삶에 대해 오늘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앙 교수와 콥 교수, 지나와 라이징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공동저자들은 전세계의 기후 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선구적인 접근법을 기반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기후 영향 연구소’(the Climate Impact Lab) 구성원이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6-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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