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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4-02-18

다가올 2100년 지구촌의 모습은? 기온 및 해수면 상승하고 정전 빈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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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앞둔 지난 1999년 말에는 혹시 있을지도 모른 ‘Y2K(밀레니엄 버그)’ 때문에 전 세계가 술렁였다. Y2K는 반도체칩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모든 사회 시스템이 마비될 것으로 예측한 현상을 가리킨다. 이외에도 항상 새로운 세기를 앞두고서는 종말론이 등장하는 등 세기말 공포심이 조장되곤 했다.

그럼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기인 2100년에 대해 과학자들이 예측하는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지난달 캐나다 워털루대의 대니얼 스콧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재 동계올림픽을 치르고 있는 소치의 경우 2100년이 되면 더 이상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는 도시가 된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22곳 가운데 연구팀이 조사한 19개 도시 중에서 2100년에도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는 곳은 프랑스 알베르빌, 캐나다 캘거리, 아틸리아 코르티나 담페초, 스위스 생모리츠,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일본 삿포로 등 6개 도시뿐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가 나온 이유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다.

▲ 2100년에는 지구 평균기온과 해수면이 상승하고, 폭풍 및 해일, 정전 등이 빈발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morgueFile free photo

기후변화에 의해 변화될 2100년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지난해 9월에 발표된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제5차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중반 이후부터 지금까지 0.85도 상승했고 해수면은 지난 110년간(1901년~2010년) 19㎝정도 높아졌다.

IPCC는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2100년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3.7도 오르고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될 경우 금세기 말 평균기온은 1.8도 오르고 해수면은 47㎝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이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PCC는 5차 보고서에서 2100년 남한은 최고 5.3도, 북한은 6도까지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측한 것. 즉, 남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며, 북한의 평양도 현재 서귀포 정도로 따뜻해지는 셈이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4도 증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된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 속도는 더 가파르다.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의 스티븐 셔우드 교수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2100년까지 최소 4도 이상, 2200년까지는 8도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셔우드 교수팀의 연구결과에서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른 까닭은 기후모델의 구름 형성 프로세스가 적용됐기 때문. 기존 연구에서는 높은 상승기류에서 보다 많은 구름들이 형성되어 햇빛의 반사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셔우드 교수팀은 수증기가 대기 중에서 다양한 범위의 높이로 상승해 기후가 온난해짐에 따라 구름이 형성되는 양이 감소함으로써 기후의 민감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셔우드 교수팀은 향후 50년 이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의 2배 증가에 대한 기후 민감도가 2100년까지 적어도 4도 이상일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영국과 호주의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해수면 상승 폭도 IPCC 보고서보다 훨씬 높다. 영국 사우샘프턴대와 호주 국립대가 영국 환경과학연구위원회와 호주연구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100년에는 해수면이 현재 수치보다 80㎝ 상승하고 2200년에는 2.5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더구나 이 연구결과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생겨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에 대한 추측은 포함되지 않고, 과거에 자연적으로 어떤 일들이 발생했으며 그러한 일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만을 고려해 예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자연적인 해수면 상승의 기준 패턴을 만들기 위해 과거 수백만 년 동안의 지질학적 증거들을 사용했으며, 지구온난화 발생 기간 동안 인공위성을 이용한 해수면 관찰 결과와 비교한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2000년대부터 해수면이 연간 약 3㎜의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데, 이렇게 빠른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관찰된 해수면 상승 정도는 여전히 자연적인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자연적인 범주 내에서는 온난화로 인한 빙하 손실에 대한 기존 지식만으로도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최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기상청의 기온변화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치 예측 결과에서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1.36m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될 경우 2100년 우리나라 국토의 4.1%(4천149.3㎢)가 바다에 잠기고 그로 인해 286조3천719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된다.

폭풍 및 해일 피해액, 최대 1만 배 증가 예상

기후변화는 평균기온 및 해수면 상승에 그치지 않고 폭풍, 해일, 홍수, 정전 등의 피해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세계기후포럼(GCF) 등의 연구팀이 최근 새롭게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 세계 평균 폭풍 및 해일 피해 규모는 현재 연간 100~400억 달러에서 21세기 말에는 100조 달러까지 최대 1만 배 이상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10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5%에 달하는 약 6억의 인구가 연안 홍수 현상으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상하이 및 마닐라, 나이지리아 라고스와 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연안도시들로 인해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영국 링컨대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의 연구진은 오늘날 가끔 발생하는 정전사고가 2100년에는 보다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처럼 전력 수요를 높이고 전기 시스템을 압박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에어컨이다.

연구진에 의하면 현재 미국 내 에어컨 시스템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는 총 전기량은 지난 1950년대 미국 전체 전기 사용량과 유사하다는 것. 또한 중국이나 인도 같은 국가들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링컨대의 휴 버드 교수는 “2100년에 에어컨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 수요는 2000년 대비 4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서구 국가들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인간의 전기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지만, 노후화된 전력시스템 등에 따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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