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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4-04

사막화 현상… 녹색교육으로 막는다 'EG Hoe' 녹색교육 교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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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녹색성장과 관련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학교 교육 현장에 보급하고 있는 초중고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3월 24일 개최한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발표회 현장을 찾아 녹색성장 체험교육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EG Hoe'란 교사 연구회가 있다. 'Echo Green'과 'Hope is Education'의 약자다. 이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는 특히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다. 사막화 현상이 심각한 케냐 사막화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연구프로젝트에 응모한다. 테마는 '케냐의 코어 지역을 통해 본 사막화 현상'이었다. 녹색교육의 중요한 테마인 사막화 현상을 직접 현지에서 발굴해 교육자료로 활용해보겠다는 의도였다.

▲ 케냐 코어지역에 있는 폐쇄된 우물. 현재 이 지역에서 물이 나오는 우물은 2개 뿐이다. ⓒEG Hoe

이 제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아 심사를 통과했다. 올들어 본격적인 'EG Hoe' 교사연구회의 활동이 시작됐다. 1월 6일 연구회에 참여한 교사 5명은 인천공항을 통해 케냐로 출발하는 항공기에 탑승한다.

40년 전 숲이 모두 사막으로 변화

5명의 교사에는 중앙고 교사인 김현경(과학), 김진숙(지리) 교사와 신서중학교의 박에스더(지리) 교사, 광운중학교의 안은경(영어) 교사, 그리고 충북 대가초등학교의 김하정 교사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이란 이름의 툭 튀어나온 지역이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250km 가량 떨어진 지역으로 케냐에서는 '코어'라고 불렀다. 이 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100mm에도 못 미친다. 케냐 정부 혹은 몇몇 NGO에서 보내주는 긴급 식량으로 살아가고 있다.

▲ 40년 전 숲이었던 지역이 지금 다 사막이 됐다고 말하는 아미나 씨. ⓒEG Hoe
1960년대 말까지 코어 지역의 렌딜레 부족은 우기(雨期)의 비를 모아 생활하고 있었다. 1970년대 초반부터는 이탈리아 선교사로부터 펌프 우물을 만드는 법을 배워 지하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1980년부터는 여러 선교단체들의 도움으로 교회, 학교, 우물, 물 탱크, 의료시설 등을 설치하게 된다.

그러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 2년간 아프리카 전역에 극심한 가뭄이 몰아쳤다. 다른 한편에서는 무장 세력들의 기습공격이 기승을 부리고, 비교적 물이 많았던 코어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게 된다. 가뭄은 더 심해지는데 우물은 더 늘어났다. 늘어난 주민들은 더 많은 물을 요구했지만 물 부족 현상은 조금 남아 있는 물조차 고갈시켰다.

그리고 지금 코어 지역에서는 1970년대 한 선교 단체가 파놓은 펌프식 우물과 렌딜레 부족민들이 파놓은 얕은 우물 외에 물을 구할 수 있는 우물을 발견할 수 없다. 사막화 현상이 이미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한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2~3개월 걸려 또 다른 우물을 파고 있지만 물을 발견하기는 극히 힘든 상황이다.

지역 주민인 아미나(여, 55세)는 40년 전 코어 지역은 숲이었다고 말했다. 일 년이면 3차례 우기가 있었으며, 물이 풍족했다는 것. 그런데 1982년 가뭄 이후 숲이 급속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인구가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었다.
 
과거 주민들은 과일과 육류, 동물의 피 등을 먹었기 때문에 영양 상태가 매우 좋았다. 말라리아에 걸리는 사람도 극히 적었다. 그러나 지금 영양 상태가 나빠진 주민들은 다들 많이 아프다. 동물가죽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도 지을 수 없다. 유일하게 집을 짓는 방법은 NGO 등 구호단체에서 공급하는 긴급구호식량 종이박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 케냐 사막화 현상에 큰 관심

현재 코어 지역에서는 그린벨트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나무를 베면 염소나 양으로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와 NGO 단체 등에서 나무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지금은 주민 모두 나무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 사막화된 지역에 나무를 심기위해 설치한 묘목장 전경. ⓒEG Hoe

30세인 렌스 마로 티림초등학교 교장은 자신이 태어났을 때보다 나무가 많이 늘어나 먼지도 줄어들고, 공기도 더 신선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G Hoe 교사연구회 팀은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그린벨트 무브먼트(The Green Belt Movement) 본부를 방문했다.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ttai, 1940~2011) 여사가 설립한 기관이다.

이 곳에서 나무심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을 들었다. 2010년 두 명의 코어지역 주민이 소득을 위해 자발적으로 묘목을 가꾸는 일을 시작했다. 이들이 심는 묘목은 현지 NGO인 FHI(Food for the Hungry International)에서 구입해 주었다.

그러나 올 1월 이 묘목장이 폐쇄됐다. 소득을 높이려고 묘목을 키웠는데 묘목을 사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이로 인해 묘목장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었다.

현지에서 30년 이상 활동 중인 린 스외네플 씨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 NGO 여러 곳에서 아카시아 나무를 심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다. 지역 주민이 키우는 낙타들이 자라고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먹어버렸다. 그 후 나무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학교 주변이나 집 주변에는 식목일에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정성이 어느 정도 통한 결과다.

EG Hoe 연구회에서는 코어 지역 방문을 전후해 한국 학생들과 케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금의 코어 상황을 설명한 후 향후 해결 방법과 실천 의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놀라운 것은 한국 학생들의 관심이 케냐 학생들과 거의 비슷했다는 점이다.

연구회는 케냐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토대로 초·중·고 학습지도안과 창의적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만들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용으로는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 해결방안을, 중학교 3학년용으로 사막화 문제를, 고등학교 2학년용으로 물과 관련된 직선의 방정식을 채택했다.

창의적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사탕게임), 물 뜨러 가는 길, 물 정화 시키기, 주변 하천 물을 정화해 식물 키우기 등의 프로그램들을 준비중이다. 사막에 설치할 수 있는 발전기 만들기 프로그램은 6단계 과정으로 제작중이다.

이번 케냐 탐방에 참여한 김현경 교사는 현지 사막화 현상을 실제로 학생들이 체험해볼 수 있는 살아 있는 녹색 교과과정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4-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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