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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2006-08-25

명왕성 행성 퇴출 후폭풍 행성 지위를 잃고 `왜(倭)행성'으로 격하된 명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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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5년간 태양계의 막내둥이 행성 노릇을 해 온 명왕성(Pluto)이 24일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으로 행성 지위를 잃고 `왜(倭)행성'으로 격하된 데 대해 일부 학자들은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청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어린이들은 철석같이 믿어온 행성 이름을 잊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930년 명왕성을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의 미망인 패트리셔 톰보(94)는 "남편이 살았더라도 이런 결정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담담히 받아들였지만 "조금 슬픈 느낌이 들긴 한다"고 말했다.


톰보 여사는 지난 1997넌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남편이 생전에 이미 명왕성의 행성 지위 논란으로 실망과 좌절감을 갖기도 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그는 훌륭한 과학자였고 사리판단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가 살았다면 `과학은 발전하는 것이고, 과학자가 되려면 목을 내밀었다가 물리기도 십상'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24세의 천문학자로 애리조나주 로웰 천문대에 근무하던 시절 명왕성을 발견한 뒤 누려왔던 명예와 관련 직책이 이제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톰보는 명왕성 외에도 몇개의 소행성들들을 발견해 아내와 자녀, 손자녀들의 이름을 붙였으며 다른 학자가 발견해 1604 톰보라고 그의 이름을 붙인 소행성도 있다.


톰보의 유해 일부는 오는 2015년 7월14일 명왕성을 근접비행할 뉴 호라이즌스에 실려 지난 1월 지구를 떠났다.


한편 워싱턴 소재 스미소니언 연구소 항공우주박물관에서 `행성 탐험' 전시를 주관하고 있는 제임스 짐벨먼 학예관은 어린이들로부터 가장 작은 태양계 행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들어 왔다면서 앞으로 전시물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 지금까지 어린이들이 행성 이름들을 쉽게 외우는데 큰 역할을 해 온 `태양계 가족' 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 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트 디즈니사 대변인은 명왕성과 같은 이름을 가져 어린이들의 더 많은 사랑을 받아온 유명한 개 캐릭터와 관련, "플루토는 이 뉴스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플루토가 천문학자를 물 이유는 없다고 믿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뉴호라이즌스 계획 책임자인 미항공우주국(NASA)의 앨런 스턴 박사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IAU의 결정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턴 박사는 "이는 천문학계의 망신이다. 전세계 1만여명의 천문학자 가운데 이번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424명으로 5%도 안 된다. 이들이 새로 규정한 행성의 정의는 기술적으로 미심쩍은 것"이라며 천문학계가 이번 결정을 번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일부 학자들이 IAU의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청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행성 지위 논란의 불을 지핀 2003 UB313을 발견한 마이클 브라운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은 데 대해 기뻐할 사람은 없겠지만 결국은 옳은 일"이라면서도 "오늘부터 나는 아무 행성도 발견하지 않은 사람이 된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앞으로 과학 교과서와 도표들이 바뀌긴 하겠지만 이는 학자들에게는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그러나 교사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순간이 올 것이다. 교사들은 명왕성이 한때는 행성이었다가 이제는 아니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과학에 대해 훨씬 정확한 설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명왕성에 새로 부여된 `왜행성'의 정의가 "궤도 주변에 다른 천체가 있는, 행성도 위성도 아닌 둥근 천체"라는데 대해 "왜행성이라면 수백개나 되며 내가 발견한 것만도 수십개는 된다"며 이런 정의에 따른다면 명왕성의 위성 카론도 왜행성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학자들도 왜행성의 범주에는 이미 해왕성 밖 영역에서 발견된 수십개의 둥근 천체들이 포함될 것이며 앞으로도 수백개가 더 발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2006-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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