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월 이후 처음으로 400명대로 치솟고,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며 다시 대유행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신규 확진자 10명 중 세 명이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여서 무엇보다 개인별로 철저한 방역수칙 실천이 필요한 형편이다.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현재로선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별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손쉬운 수단이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다.
그런데 옆 사람과 최소한 1m, 가능한 한 2m 이상 물리적 간격을 두라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는 낡은 과학과 이전 바이러스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니콜라스 존스(Nicholas Jones)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영국 의학저널 The BMJ 25일 자에 발표한 분석 논문(Two metres or one: what is the evidence for physical distancing in covid-19)에 따르면, 현재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은 내쉰 공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고립된 상태로 방출되는 큰 물방울 또는 공기 중의 작은 물방울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를 염두에 둔 지나치게 단순한 이분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염자의 농축된 바이러스, 7~8m 이동 가능”
논문에 따르면 바이러스 전파는 물방울 군집 연속체(continuum)의 크기와 이들을 운반하는 내쉰 공기의 중요한 역할을 포함할 경우 훨씬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담겨있는 공기 중의 작은 물방울은 기침이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으로 2m 이상 이동할 수 있고, 감염자가 내쉬는 숨에 바이러스가 농축돼 있으면 7~8m까지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따라서 거리두기 규칙은 사람들의 활동 유형과 실내냐 실외냐의 구분, 환기 수준, 안면 마스크 착용 여부 등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이 바이러스를 얼마나 많이 지니고 있는가와 노출의 지속성, 개인의 감염 감수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같은 대책이 가장 높은 위험 환경에서 더욱 큰 방호를 제공하고 위험이 낮은 환경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부 사회 경제적 생활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클럽 등 혼잡한 곳에서는 2m 이상 거리 둬야
연구팀은 이런 대책들을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 환경 및 한 장소에서 머무는 점유 수준, 접촉 시간 그리고 안면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전파 위험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예를 들면 혼잡한 바나 나이트클럽 같은 가장 위험한 환경에서는 2m 이상 거리두기를 하고, 머무는 시간의 최소화를 고려해야 하며, 위험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좀 덜 엄격한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외부인이 거의 출입하지 않는 사무공간이나 사람들이 드문 야외 산책길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소수 인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이라도 직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다른 접촉 루트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연구팀은 불확실한 영역을 조사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실내 환경 등급에 따른 해결책 개발을 위해 추가적인 연구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신체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한 포괄적인 공중보건 접근법의 일부로서,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손씻기와 정기적인 표면 청소, 필요한 곳에서 보호장구와 안면 마스크 착용, 공기 위생 전략, 감염 위험 환자의 격리 등과 같은 여러 전략을 함께 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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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8-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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