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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조재형 객원기자
2010-10-25

간지럼, 그 묘한 자극의 진실 간지럼의 반응은 외부자극에 대한 방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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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친근함의 표시로 또는 장난삼아 친구나 연인 등을 종종 간지럽힌다. 간지럼 뒤에 나오는 반응은 온몸을 비틀며 웃는 것.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반응이 같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표정을 찡그리며 짜증을 내기도 하고 간지럼을 전혀 타는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간지럼은 왜 타는 것이며 이때 웃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피부엔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있다. 이를 손, 바람, 깃털 등 어떤 것으로든 자극을 하게 되면 그에 따라 적합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헌데 피부를 자극하는 일들에서 모두 웃음이 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바람이 불어와 옆구리를 스친다거나 벌레가 발바닥 위를 기어간다고 해서 웃지는 않는다. 더욱 신기한 것은 자신이 직접 몸을 간질이면 웃음이 나거나 몸을 비틀만큼 간지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다만 타인에 의해 간질여질 때, 참을 수 없는 웃음과 반응이 나오게 된다.

간지럼에 의한 반응은 인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

친밀함의 표시라고만 여겼던 간지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면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에 간지럼에 대한 의문과 연구는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다.

간지럼의 반응 원인을 설명하는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반응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단순한 인체의 자극에 따른 반사적인 반응이라는 의견이다.

간지럼의 반응으로 사람들은 대부분 웃게 되지만 그것이 즐거워서만은 아니다. 사실은 간지럼을 당할 때, 즐겁고 행복하다는 느낌보다는 고통스럽다는 느낌을 더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기도 하지만 고통스러운 표정도 함께 짓는다. 몸을 비틀며 간질이는 사람을 떼어내 행위를 멈추려 하는 동작을 취하게 된다.

다만 친밀한 사람이 행하는 스킨십의 일종이기에 그로부터 느껴지는 흥분감과 즐거움이 더해지는 것. 만약 모르는 사람이거나 평소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간지럼을 태운다면 웃음보다는 멈추라는 표현과 불쾌함을 드러낼 것이다.

한 가지 예로 간지럼은 고대 로마에서 고문을 하는 방법으로도 사용됐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친밀한 사람이 행했을 때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과 스킨십에서 오는 묘한 쾌감에 웃음 짓는 것. 이에 간지럼을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온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간지럼이 단순히 자극에 의한 반응이라는 의견이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에겐 간지럼을 타지 않거나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한 현상 때문이다.

외부 자극에 대한 신체의 방어행동으로 웃음 유발

그렇다면 간지럼을 당했을 때 웃음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간지럼이라는 자극에 의해 신체를 보호하려는 방어반응으로 웃음이 나온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본지에 실렸던 기사 중 웃음이 나는 이유에 대한 것이 있다(행복을 가져다주는 웃음의 비밀). 웃음의 이유도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가장 신빙성 있는 견해는 존재한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수많은 정보 중 황당함을 유발하는 역설적이거나 예상치 못한 정보에서 나타나는 괴리감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정보로부터 혼란에 빠진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근육들의 경련과 수축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허파가 세찬 바람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 이것이 웃음이라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간지럼을 설명할 수 있다. 간지럼에서 보이는 웃음도 마찬가지로 신체가 보이는 하나의 방어기제라는 것. 앞서 말했지만 간지럼 그 자체는 전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계속되면 고통을 줄 수 있는 행위다.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충분히 신체의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 만한 자극이 피부를 통해 전해진다면 이런 외부 자극으로 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반응의 하나로 웃음이 나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고문이 된다면 웃음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반응은 비슷하다. 세찬 호흡을 계속해서 내뱉게 되며 이것이 지속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까지 이를수 있다. 즉, 웃는 표정과 웃음소리는 친근함의 표현으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하나의 의사소통인 셈이다.

스스로 간지럼 태우면 웃기지 않는 이유

스스로 간지럼을 태우면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손은 내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기에 다음 행동이 어떨지 언제 멈출 것인지 자신은 정확히 알고 있다. 이에 신경세포가 유독 많은 부위의 경우는 약간의 근육 경련쯤의 반응이 일어날 뿐, 대부분의 부위는 간지럼을 느끼지 못하거나 크게 웃는 경우도 없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간지럼을 당하는 부위로부터 오는 자극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이 피부에 닿는 감각과 팔의 움직임 등의 자극도 함께 뇌로 전해져 오기 때문에 타인이 간지럼을 태우는 데 비해 자극의 정도가 더욱 감소한다는 것이다. 어딘가가 아파서 주사를 맞게 됐을 때, 주사바늘이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바늘의 통증 때문에 정작 아팠던 부위의 통증이 무뎌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적당한 간지럼은 즐거움, 하지만 과하면 고통

이처럼 간지럼에 의한 반응인 웃음과 신체적 움직임들은 일종의 방어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간지럼은 인체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웃음에 대한 글에서도 밝혔듯이 웃음 자체도 역설적인 정보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돼 기분을 좋게 하고 삶에 활력을 찾아준다.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처럼, 억지로 웃는 웃음에도 90%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해를 주지 않으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작은 스트레스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간지럼으로 유발되는 웃음 또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웃음과는 다르게 간지럼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충분히 친밀한 대상에게 행했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친밀한 사이더라도 너무 오랜 시간을 간지럼 태우면 안된다. 간지럼을 고문으로 사용했었다는 역사적 정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청난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지럼은 그 자극 자체가 즐거움을 준다기보다 친밀한 사람으로부터 받는 스킨십에 의한 묘한 흥분감과 웃음으로 인한 엔도르핀 증가에서 쾌감을 얻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10-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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