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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5년 후: 청년층의 정신 건강 위기 팬데믹 이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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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5년 후: 청년층의 정신 건강 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시행된 봉쇄 조치가 전 세계 청년층에게 장기적인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봉쇄가 끝난 지 5년이 지났지만, 많은 청년들이 여전히 불안, 우울증, 집중력 저하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21세 레나(가명)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독일의 봉쇄 조치와 전국 학교 폐쇄에 관해 말하기를 꺼린다. 다른 또래들처럼 그 시간을 떠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 남부에서 공부하는 레나는 원래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 꿈을 접었다. 팬데믹 전에는 학교생활을 즐기며 좋은 성적을 받았던 그녀는 "팬데믹이 우리 삶을 완전히 앗아갔다"고 말한다. 그 시절에는 친구들을 만날 수 없었고 모두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회상하는데, 예전에는 스포츠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지만,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은 예전에는 스포츠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지만, 코로나 시절에는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고 회상한다.©Getty Images

젊은 세대들은 예전에는 스포츠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지만, 코로나 시절에는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고 회상한다.©Getty Images

학교에서는 봉쇄에 따른 대책으로 온라인 수업을 제공했지만, 그 과정은 매우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했다. 레나는 이에 대해서 "학교는 교육만 하는 곳이 아니에요.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너무 부족했어요.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우리 세대는 완전히 길을 잃었죠"라고 강조한다. 레나는 이제 그 좌절스러운 시간을 극복했지만, 친구들 중 일부는 여전히 과거에 갇혀 있다고 한다.

 

고립, 외로움, 무력감의 영향

독일 아동보호협회 연방 협회장인 자비네 안드레센이 이끈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청년 성인들이 코로나19 봉쇄를 비슷하게 경험했다고 한다. 안드레센은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걱정이 무시됐다고 느꼈습니다. 이는 외로움과 무력감, 그리고 갑자기 일상에서 쫓겨난 것 같은 경험이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봉쇄와 고립이 나에게서 무엇을 빼앗아 가는지도 모르고, 미래를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절에는 대부분의 만남이 원격으로 진행되었다. ©Getty Images

코로나 시절에는 대부분의 만남이 원격으로 진행되었다. ©Getty Images

 

불안, 우울증, 인지적 어려움

브라티슬라바 코메니우스 대학의 인류학자 다리나 팔보바는 코로나 봉쇄의 장기적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슬로바키아 청소년들을 연구했는데, 연구 결과, 학교 폐쇄, 접촉 제한, 통행금지가 젊은 세대의 심리적 문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음이 밝혀졌다. 가장 흔한 장기 증상으로는 기억력 약화, 집중력 문제, 문제 해결 능력 저하가 있으며, 적절한 단어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증상은 여성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체력 저하와 두통 같은 신체적 증상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봉쇄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섭식 장애, 불안,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Getty Images

많은 청소년들이 봉쇄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섭식 장애, 불안,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Getty Images

다른 연구들도 많은 청소년들이 봉쇄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섭식 장애, 불안,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봉쇄로 인한 생활 방식 변화, 예를 들어 TV나 태블릿 사용 시간 증가, 운동량 감소, 수면 장애가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여성들은 월경 주기 불규칙을 호소하기도 했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스트레스와 코로나19 이후의 호르몬 변화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스트레스 받고 있던 연령대에 더해진 부담

사실 2020년 이전에도 청소년과 청년 성인들 사이에서는 심리적 문제가 널리 퍼져 있었다. 학업 부담, 소셜 미디어, 기후 불안, 경제적 불확실성은 이미 우울증과 불안을 증가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데믹은 기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새로운 증상을 일으켰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안, 우울증, 인지적 어려움이 크게 늘어났지만, 팬데믹 동안과 그 이후에도 젊은이들의 고민과 문제는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젊은이들은 코로나 중증 위험이 낮다고 여겨져 관심을 덜 받았으며 그들의 정신 건강, 교육, 장기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더 쉽게 간과되었다.

일부 봉쇄 조치는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etty Images

일부 봉쇄 조치는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etty Images

과학계, 사회, 정치권에서 팬데믹 대응책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일부 봉쇄 조치는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팔보바는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중 보건 보호가 중요하지만, 젊은 세대에 미치는 장기적 결과가 종종 무시됐음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정신 건강이 신체 건강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녀는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사회와 정치인들은 아이들과 청소년에 대해 더 균형 있고 사려 깊은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인다. 예를 들면, 앞으로의 보건 위기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야외 활동, 지원 그룹, 잘 계획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한 사회적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04-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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