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여 신경세포가 죽으면 알츠하이머 치매가 생긴다고 알려졌다.
최근 이 단백질과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개발됐는데 치매 환자에게 주사하면 증상을 억제하는 등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생명공학기업인 바이오젠(Biogen)과 스위스 취리히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 치료제 후보 물질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효능을 시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환자 165명을 5그룹으로 나눠 연구했다. 한 그룹(40명)에는 가짜 약제(위약)를 주고 다른 네 그룹에는 체중 1kg당 아두카누맙을 각각 1mg(31명), 3mg(32명), 6mg(30명), 10mg(32명)을 한 달에 한 번씩 주사했다.
54주가 지난 뒤 환자의 뇌를 영상으로 찍은 결과 아두카누맙을 맞은 사람들은 뇌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약 용량이 클수록 단백질이 많이 줄었다. 아두카누맙을 맞은 사람들은 가짜 약을 먹은 사람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도 느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는 약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더 정확한 효능과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유럽, 아시아 등 20개국 300여개 기관을 통해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2천7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두카누맙 같은)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 후보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해산물에 풍부한 '타우린'이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는 다만 "항체 치료제는 화합물 신약보다 제작 비용이 많이 들고 주사로 투약한다는 불편함이 있다"며 "환자를 위해 비용과 투약방법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6-09-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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