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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4-29

엄마의 보살핌이 아이 뇌 발달 좌우 뇌 스캔 결과 해마부위 두 배 이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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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에서 나타나듯이, 엄마의 정성과 돌봄이 아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하는 연구가 소개됐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취학 전 학령전기(preschool years)에 엄마의 보살핌을 받은 어린이들이 엄마의 지원을 덜 받은 어린이들에 비해 학습과 기억 및 스트레스 반응과 연관된 뇌 구조가 더욱 왕성하게 발달한다고 발표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어린이병원 조언 루비(Joan L. Luby) 교수(소아정신의학과)는 “이번 연구는 어린이들의 성장기에 뇌가 엄마의 지원에 더 많이 반응하는 민감한 기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언 박사의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취학 전 3~6세 때의 보살핌이 가장 중요”

연구팀은 3~6세 정도의 학령 전기에서부터 12~14세 정도 전기 청소년기까지의 아동들에게 뇌스캔을 시행한 결과, 취학 전 학령 전기에 엄마의 지지 속에 양육된 어린이들의 뇌 해마 부위가 급격히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마 부위는 학습과 기억 및 감정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반대로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들어간 후 엄마가 전보다 더 많은 보살핌과 지원을 하더라도 취학 전에 엄마의 지지와 보살핌을 덜 받은 청소년은 해마 부위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같은 연구팀이 이전에 실시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전 연구에서는 학령기에 도달한 어린이들의 뇌를 스캔해 엄마의 양육과 해마 부위 증대 사이에 상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취학 전 학령 전기에 엄마의 충분한 지지와 보살핌을 받은 어린이의 뇌 해마 부위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두 배 이상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마 부위는 학습과 기억 등에 관계되는 부위다. 연구팀은 엄마의 지지와 보살핌을 직접 관찰과 비디오를 통해 분석했다. 사진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 ScienceTimes
취학 전 학령 전기에 엄마의 충분한 지지와 보살핌을 받은 어린이의 뇌 해마 부위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두 배 이상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마 부위는 학습과 기억 등에 관계되는 부위다. 연구팀은 엄마의 지지와 보살핌을 직접 관찰과 비디오를 통해 분석했다. 사진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새로운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기간에 복합적인 뇌 스캔을 실시한 결과 지지적인 엄마를 가진 어린이들의 해마 부위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127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한 때부터 중학교에 입학할 정도인 전기 청소년기 사이에 각각 세번 씩의 자기공명 영상촬영(MRI)를 실시했다.

루비 박사는 “학령 전기에 부모-어린이 관계는 필수적이고, 어린이가 좀더 자랐을 때보다 더 중요하다”며, “이는 어린이들이 좀더 어렸을 때 뇌가 변화될 수 있는 가소성이 더욱 크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우리의 뇌는 생애 초기의 경험들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으며, 따라서 어린이들은 그런 어린 시절에 지원과 보살핌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것.

“할 일 하면서도 자녀 요구 듣고 지원해 줘야”

연구팀은 또한 해마 부위의 성장 궤적을 통해 어린이가 10대 연령층에 진입했을 때 건강한 정서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부모의 보살핌이 아동기 후기를 지나서야 시작된다면 뇌 성장에 똑 같은 도움을 주지는 못 한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논문의 공저자인 디나 바크(Deanna M. Barch) 정신의학 및 뇌과학과 주임교수는 “어린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두뇌 발달이 활동 양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 연구는 양육이 두뇌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엄마들의 양육 모습을 밀착해서 관찰하고, 엄마와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비디오 테이프에 담아 점수를 매겼다. 루비 교수는 엄마와 어린이들을 적당한 스트레스 조건 아래에서 관찰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조언 루비 교수가 뇌 모형을 들고 있다.  ⓒ Robert Boston
연구를 수행한 조언 루비 교수가 뇌 모형을 들고 있다. ⓒ Robert Boston

루비 교수는 “어린이에게 매력적인 선물을 주고 그것을 바로 열어보지 못 하도록 하는 상황에서 엄마들이 과업을 완수하도록 요청했다”며, “이것은 엄마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다른 것을 해달라고 조르는,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있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양육기술이 필요한 스트레스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자녀에게 관심을 보이고 감정적인 지지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화내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부모들은 양육을 한층 잘 하고 지지적인 부모로 평가됐다. 반면 자녀의 요청을 묵살하고 벌을 주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부모는 자녀 지원(지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더욱 지지적인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알리는 정책 필요

루비 교수는 자녀 지원에서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는 큰 차이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뇌 스캔 조사에서 양육 평가의 평균점수보다 좀더 높은 점수를 얻은 엄마들의 자녀가 평균보다 약간 낮은 점수를 받은 엄마의 자녀들보다 해마 크기가 두 배 이상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부모들로 하여금 자녀들의 성장 초기부터 더 많은 지지와 보살핌을 주어 자녀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후일의 삶에 잘 대처하며 정서적으로 잘 발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 믿고 있다.

루비 교수는 “부모들에게 양육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를 제공하면 어린이들의 행동이나 적응력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며 “따라서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더욱 지지적인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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