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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신기술
이강봉 객원기자
2020-06-17

액체 실크로 식품 유통기한 늘인다 먹을 수 있는 무색‧무취의 박막 코팅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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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식료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에서 한해 약 150억 달러의 채소‧ 과일을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4인 가족의 경우 구입한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상해서 폐기하는 비율이 구매한 식품의 약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한 손실액이 연간 1600억 달러(한화 약 19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식량 손실이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포장용 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식품 폐기와 함께 환경친화적인 포장재를 개발해왔다.

실크단백질을 활용,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얇으면서 먹을 수 있는 식품 코팅재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폐기되고 있는 막대한 양의 식품과 플라스틱 포장재 남용을 막을 대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Wikipedia

액체 실크단백질로 식품 겉면 포장

그리고 최근 식량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코팅재를 선보이고 있다.

8일 ‘SciTechDaily’는 스타트업 ‘케임브리지 크롭(Cambridge Crops)’에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얇으면서 먹을 수 있는 식품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코팅재란 식품과 같은 물체의 겉면을 수지 따위의 얇은 막으로 입히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를 말한다. ‘케임브리지 크롭’에서 새로 개발한 코팅재는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단백질을 액체로 변환시킨 후 그 안에 딸기‧육류와 같은 식품을 넣었다 빼면 액체가 굳어 얇은 막을 형성하게 되고 포장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핵심 기술은 실크단백질을 액체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MIT의 환경공학자 베네데토 마렐리(Benedetto Marelli) 교수는 “‘물과 소금’을 활용, 실크를 액체로 변환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마델리 교수는 “코팅재로 변신한 실크단백질이 자연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맛과 향이 없는 데다 시각으로 감지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얇아 소비자들이 접하는 식품의 맛과 향, 질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마델리 교수는 “식품을 코팅하는 과정 역시 복잡하지 않아 기존의 식품기업들이 포장에 투입하던 막대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네데토 마렐리 교수는 터프츠 대학의 오메네토 실크 랩(Omenetto Silk Lab)에서 포스닥(박사후 연구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당시 그곳에서 열린 요리경연 대회의 주제가 ‘음식물과 실크를 결합’이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식품 폐기, 플라스틱 오염 막을 수 있어

액체 실크에 딸기를 담갔다 뱄을 경우 그대로 먹어도 맛과 향, 질감 등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얼마 후 그는 액체 실크로 코팅한 딸기와 그렇지 않은 딸기를 대상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딸기가 어떻게 변질되는지 실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1주일 후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액체 실크로 코팅한 딸기는 종전 그대로의 상태를 보존하고 있었지만 코팅을 하지 않는 딸기는 완벽할 정도로 부패돼 있었다. 마렐리 교수는 이후 액체 실크를 코팅재로 활용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했고, 성공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다.

그는 보스턴 지역에서 함께 연구를 수행했던 과학자들과 협력해 스타트업 ‘케임브리지 크롭’을 설립했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크 코팅재의 활용방안을 모색해왔으며, 최근 식품포장과 관련된 혁신 기술을 다수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가장 큰 목표는 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이다. 대상은 과일과 채소, 육류와 생선 등 모든 분야의 식품들로 최근 현장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유통기한을 200%까지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마렐리 교수는 식품업체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가동하고 있는 냉동보관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를 통해 유통기한을 늘리고 식품 폐기량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실크 코팅과 같은 신기술로 전환할 경우 큰 폭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체 소비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식품이 폐기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저개발국가에서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 문제로 발전해 정치적 사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식량기구는 더 심각한 사태가 오기 전에 지금의 식품유통 체인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포장 기술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과학계 역시 유전자 기술을 적용해 식량증산을 도모하고 있지만 엄청난 식품 폐기량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식품 폐기, 플라스틱 포장재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파괴는 더 큰 비용을 유발하며, 인류를 고통에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크 등을 활용한 새로운 코팅 기술은 지구촌 식량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발레리 교수는 “향후 인공지능을 활용, 실크 코팅재를 나노 차원의 포장재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6-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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