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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4-03-26

가공식품은 과연 얼마나 건강에 해로울까? 가공식품은 생산 방식일 뿐, 가공식품이라고 해서 항상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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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은 과연 얼마나 건강에 해로울까?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은 건강에 해롭고, 과체중 및 비만의 원인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이는 한편으로 사실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햄버거나 피자 등 어떤 가공식품은 가공하지 않은 식품보다 열량이 4배 정도 더 높은 경우도 있다. 영양소도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꼭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월 28일 영국 의학저널에 발표된 메타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상 불리한 결과, 특히 심장 대사나 일반적인 정신 장애 및 사망률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초가공식품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상 불리한 결과, 특히 심장 대사나 일반적인 정신 장애 및 사망률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 Getty Images

참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가공식품은 농수산물, 축산물 등의 식품 원료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하거나, 본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시키거나, 변형시킨 제품을 서로 혼합하거나, 혼합물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하여 제조, 가공, 포장한 식품을 말한다. 반면, 초가공식품이란 감미료, 색소 또는 방부제 등의 식품 첨가물이 들어있으며 가공과 변형을 포함하고 있는 음식을 말하는데, 절임, 통조림, 저온 살균 식품, 발효 식품, 햄, 소시지, 라면,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가공식품은 생산 과정에서 변형된 모든 종류의 식품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가공식품은 비타민이나 색소가 첨가된 식품이나 저온 살균 우유와 같이 사람이 섭취하기에 안전하게 만들어진 식품일 수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갓 구운 유기농 통곡물빵도 베이킹 과정에서 개별 성분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해당한다. 따라서 우리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인식하는 가공식품은 식품의 가공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가공식품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열량을 함유하고 있다

영국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지난 2024년 1월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의 초가공식품은 최소가공식품보다 더 많은 식품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은 최소가공식품보다 평균 4배 더 많은 열량을 함유하고 있었으며, 초가공식품은 100g당 평균 378칼로리를 함유하고 있는 반면, 최소가공식품은 100g당 94칼로리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에 포함된 모든 초가공식품이 다량의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제품은 최소가공식품과 영양가가 비슷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영양 과학자인 네리스 애스트버리(Nerys Astbury)는 이러한 영향이 초가공식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가공의 영향이 즉석식품, 사전 포장된 케이크, 칩, 비스킷, 쿠키, 과자 초콜릿 등 초가공식품의 본래 영양소 정도에서 기인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초가공식품은 최소 가공 식품보다 평균 4배 더 많은 열량을 함유하고 있다. © Getty Images

또한, 최근 연구들도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섬유질과 같은 주요 영양소에 대한 기여도를 포함시킨 가공식품의 영양학적 가치를 조사하지 않고 있기에 대부분 연구에 제한이 따른다. 따라서 다양한 식품의 열량 함량이 영양가와 연결될 수 있는지 여부는 직접적으로 알기 힘들다.

반면, 2024년 1월에 발표된 또 다른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공식품, 심지어 초가공식품도 그 자체로 건강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열량이 높고 영양소와 비타민이 부족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초가공식품을 섭취할까?

분명한 점은 초가공식품의 첫 시작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건강을 고려하며 무엇을 먹을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좋은 과일만 골라 먹지만 어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오래된 과일이라도 섭취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미 가공된 과일을 섭취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과일이 조금 함유된 과자 등 초가공식품으로 과일 섭취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초가공식품은 보존 기간이 길고 유통이 쉽고 조리가 거의 필요하지 않기에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 역시 어쩔 수 없이 초가공식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 Getty Images

또한, 시간과 돈이 부족한 경우 초가공식품이 좋은 선택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초가공식품은 보존 기간이 길고 유통이 쉽고 조리가 거의 필요하지 않기에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 역시 어쩔 수 없이 초가공식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의 질병인 만성적 스트레스 역시 우리의 입맛을 초가공식품으로 바꾸고 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더 달콤하고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음식에 끌리게 된다.

 

가공식품, 초가공식품은 건강에 나쁜가?

사실 가공식품이 건강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확실한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가공식품이나 초가공식품의 재료와 음식 섭취 습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천천히 먹을수록 더 포만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초가공식품의 경우 대부분 씹고 삼키기가 매우 쉽다. 이러한 음식은 사람이 음식을 먹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데, 이 때문에 가공식품의 섭취는 과식과 빠른 속도의 식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초가공식품은 천연 식품 및/또는 합성 식품에서 추출한 '산업적'으로 만들어진 식품이다. © Getty Images

앞선 설명대로 초가공식품은 천연 식품 및/또는 합성 식품에서 추출한 '산업적'으로 만들어진 식품이다. 대부분의 초가공식품은 열량이 높지만, 영양가는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즉, 냉동 피자, 도넛, 감자칩 등은 원재료인 밀, 토마토, 유제품, 감자등의 영양가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가공식품이나 초가공식품에는 화학 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초가공식품의 최종 결과물은 대부분 맛이 있다. 이들 식품이 일반 가정 요리에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재료와 방법을 사용하여 본래 식품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학적 변형을 거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어떠한 성분이 얼만큼 들어가는지 우리는 자세히 알기 힘들다.

2021년에 발표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칼륨, 아연, 마그네슘과 같은 영양소 및 비타민 결핍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방, 설탕, 소금 함량이 높은 식품은 가공 여부와 관계없이 비만부터 심혈관 질환, 암, 인지 건강 저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증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초가공식품을 꾸준히 그리고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화 불량, 변비, 등을 겪으며 수면 부족에 빠지게 된다. © Getty Images

대부분 초가공식품을 꾸준히 그리고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화 불량, 변비, 등을 겪으며 수면 부족에 빠지게 된다. 체중 증가는 물론이며 이러한 식단을 중단하기 전까지 딱히 정확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 Getty Images

이들이 몸에 힘듦을 느끼는 이유는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은 사람은 초가공식품을 적게 먹은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하루 500 칼로리 이상의 열량을 더 섭취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은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의 증가를 유도하고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의 감소를 유발한다. 이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며 식탐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가공식품이나 초가공식품의 영향이 크다고 진단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0~40%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지만, 비만의 원인이 복잡한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공식품이나 초가공식품이 많이 포함된 식단을 섭취하는 것은 해로운 식습관 및 생활 습관의 또 다른 신호일 수 있다는점은 분명하다.

 

가공식품, 초가공식품이 우울증도 유발한다?

흥미롭게도 장기간의 초가공식품 섭취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부분의 정크푸드나 초가공식품의 섭취 후에 만족감과 행복감이 매우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보상을 담당하는 영역이 단순히 반복적이고 이러한 행동을 유도하게 되며 이는 결국 중독으로 이어진다. 결국 초가공식품의 섭취를 중단 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쉽게 빠지게 된다.

 

건강에 좋은 가공식품을 찾자!

엄밀히 말하자면, 가공식품은 생산 방식일 뿐, 가공식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가공식품 중에는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간편 음식들이 존재한다. 물론 시중에 많은 종류의 건강한 가공식품이 준비되어있지는 않다. 최소한의 가공을 통해서 먹기 편하며, 건강도 함께 찾을 수 있는 음식들로는 그리스 요구르트, 땅콩버터, 통조림 콩, 통조림 생선, 식물성 우유 대체품, 고섬유질 아침 시리얼 등이 있다.

리스 요구르트(그릭 요거트)는 지방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5% 미만) 요구르트로 1인분 (170 g)의 열량은 100칼로리에 불과한 건강한 '가공식품'이다. © Getty Images

먼저 그리스 요구르트(그릭 요거트)는 지방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5% 미만) 요구르트로 1인분 (170 g)의 열량은 100칼로리에 불과하다. 반면 당분 함량은 일반 요구르트에 비해서 절반 수준이며 단백질은 1인분당 19 g이나 들어있다. 그리스 요구르트에 들어있는 프로바이오틱스(생균제)는 장내에서 세균의 균형을 맞춰주며 높은 칼륨 및 칼슘 함량은 우리 몸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땅콩버터는 단일불포화지방 및다가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 이는 콜레스테롤을 줄이며 심장질환,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좋은 지방이 풍부한 땅콩버터는 높은 단백질 및 섬유질 함유로 인해서 포만감을 유지시켜준다. 하지만 건강한 땅콩버터를 섭취하려면 당분이 적거나 추가 당분이 없는 제품을 섭취하는 편이 좋다.

통조림 콩과 통조림 생선은 대표적으로 통조림 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을 깨주는 음식들이다. 이들은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좋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통조림에 든 콩은 섬유질이 풍부하며 포화지방과 칼로리가 낮기에 심장질환 및 2형 당뇨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단 통조림의 염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조리전에 반드시 씻어서 섭취해야 한다. 통조림 연어나 참치에도 칼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며 단백질도 풍부하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3-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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