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신소재·신기술
이강봉 객원기자
2016-10-20

이산화탄소로 알코올 대량 생산 미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고효율 구리촉매제 개발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난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점을 기록했다. 17일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고 있는 미국 하와이의 마우나로아 관측소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웃돌았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또한 세계기상기구(WMO)가 설정한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선 것이다. 관계자들은 지금 속도로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20~30년 뒤에는 온난화의 중요 분기점이 되는 450ppm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450ppm을 넘어서면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 정도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지난해 연말 파리기후협약에서 설정한 1,5℃의 목표를 0.5℃ 초과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실험 중에 우연히 에탄올 생산과정 발견 

19일 과학기술 웹사이트 '사이언스 얼라트(Science Alert)'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과학자들이 구리 나노 촉매를 사용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에탄올(ethanol)러 변화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나노구조로 조립된 구리촉매제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변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이 매우 높아 산업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연구소에서 제작한  나노 촉매제 구조.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나노구조로 조립된 구리촉매제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변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이 매우 높아 산업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연구소에서 제작한 나노 촉매제 구조.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에탄올은 에틸알코올(ethylalcohol), 혹은 주정(酒精)이라고 하는데 소주와 같은 술을 만드는데 기본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옛날부터 효모를 통해 당분을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제조했으며, 지금도 이 발효법이 대규모로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담 론드논(Adam Rondinone) 박사에 따르면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은 촉매제의 반응을 연구하던 중 매우 우연하게 이산화탄소가 에탄올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탄소·질소·구리(銅) 등을 사용해 촉매제를 조립해 실험을 하고 있었다. 조립을 위해 구리 나노 입자를 질소가 달린 50~70나노미터 크기의 탄소 침에 끼어 넣은 후 1.2볼트의 전압으로 전류를 흘려보냈는데 이 실험 중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에 사용하던 이산화탄소 용액 63%가 에탄올로 변화한 것이다. 원인 분석에 착수한 연구진은 이 구리 촉매제에 소량의 전류를 흘려보내면 효과적으로 연소 과정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많은 양의 에탄올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연구진은 이 실험을 하면서 공업용 알콜인 메탄올(methanol)을 소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큰 돈 들지 않아 산업용으로 활용 가능” 

연구 논문은 화학저널 ‘케미스트리셀렉트(ChemistrySelect)’에 게재됐다. 콜린 제프리(Colin Jeffrey) 박사에 따르면 화학자들은 그동안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메탄(methane), 에틸렌(ethylene), 일산화탄소와 같은 물질들을 소량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대량의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프리 박사는 또 “이 촉매제를 산업용으로 활용할 경우 미국에서만 수십억 갤런의 가솔린에 상당하는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의 말대로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메탄올, 포름산염(formate), 탄화수소 연료(hydrocarbon fuel) 등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알아냈다.

아일랜드의 한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돌로 만들어 땅에 파묻는 방법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생산효율이 너무 낮았다. 산업 현장에서 기존의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간단한 촉매 장치로 에탄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 산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에탄올은 현재 가솔린을 대체하며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가솔린에 에탄올을 섞어 사용하고 있는데 그 양이 10~15%에 이르고 있다.

론드논 박사는 “향후 연구를 통해 구리 촉매제의 나노 구조를 보통 사람들이 다루기 쉽게 만들고, 그 효율을 더 높인다면 기존 가솔린을 대체할 수 있는 에탄올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제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원료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도의 전력 양으로 작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용으로 개발할 경우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며, 채산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화석연료인 석유·석탄·천연가스 등의 물질은 탄소와 수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연소 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생성한다. 지구 인구가 늘어나면서 화석연료 사용이 더 늘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론드론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대로 대량 배출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산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온실가스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10-20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