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인들에게 인기있는 영웅신 크리슈나는 신성한 사랑을 상징하고 있다. 전쟁의 신인 인드라가 분노해 폭우로 백성을 몰살하려 했을 때 고바르다나 산을 들어 올려 그 아래에서 비를 피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이 신화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묘사돼왔다. 특히 6세기에 제작된 907kg의 돌조각상이 매우 유명하다.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에 전시돼 관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1973년 미술관에서 이 조각상을 구입했을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크게 파손돼 있었기 때문에 흉측한 모습을 갖고 있었다. 팔과 다리 모두 소실된 상태였다. 미술관에서는 이 사라진 팔과 다리를 복구하기를 원했다. 3D프린트닷컴(3dprint.com)에 따르면이 문제를 3D 기술이 해결했다.
복구를 의뢰받은 한 벨기에 작가는 3D 스캐닝과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 1400여년이 지난 이 조각상을 거의 대부분 회생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 크리슈나가 고바르다나 산을 들어 올리는 조각상을 전시하고 있다.
크리슈나 신상 복구에 성공을 거둔 클리블랜트 미술관은 올해 들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추가 사용해 또 다른 미술품들을 복구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3D기술이 미술품 전시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손가락의 촉감 통해 미술작품 감상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품, 사진작품 들도 제작되고 있다. 뉴욕 주 채텀 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3D포토워크스(3DPhotoworks)'란 이름의 그룹은 2차원의 작품을 3차원의 작품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사람은 시각장애인인 록키 심스(Rocky Simms) 씨다. 그녀는 시각장애인의 예민한 촉감이 그림 속에 있는 브러시 터치를 식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리고 3D 프린터 기기를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를 질감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워싱톤에 있는 미국 시각장애인협회에서는 이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만져볼 수 있는 명작들을 제작하고 있는 중이다. 제작 중인 작품들은 손가락으로 작품 표면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질감을 표현하고 있다.
현재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제작 중에 있는데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이 느끼지 못했던 시각적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D포토워크스’는 최근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클라우드펀딩을 중개하는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는 중.
ICT에서 3D프린팅 예술세계로
향후 7년 동안 시각장애인들에게 촉감을 통해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자금을 모금하고 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시력을 잃었거나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2억85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미술관, 박물관 등 다양한 전시물들과 무관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3D 전시물이 제작됨에 따라, 세계 명작은 물론 각종 사진작품들까지 다양한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과학기술자들과 예술가들 간의 공식적인 협동작업이 시작된 것은 20세기 후반이다. 1966년 뉴욕 예술가들은 벨연구소의 전신인 벨전화연구소(Bell Telephone Laboratories) 엔지니어들과 만나 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극장 및 엔지니어링의 아홉 밤 9(Evenings: theatre and engineering)’이란 제목을 달고 뉴욕에서 대대적인 발표회를 가졌다. 이렇게 시작된 과학기술자와 예술가 간의 협업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ICT 기술의 영향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미지와 영상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어 이미지, 영상, 소리들이 비트(bit)화되면서 그동안 예술가의 창작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디어 아트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면서 좀 더 정교해지고 광범위해졌다.
특히 3D프린팅은 시각예술 분야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물체를 촬영하거나 스캔하고, 비트화 하는 등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유형의 비트 정보들을 다시 3D프린팅으로 객체화하려는 작가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회화를 중심으로 한 시각 예술계는 3D프린팅 기술이 과거 사진기가 출현했을 때처럼 미술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작품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5-11-09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