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소리를 통해 범죄자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유동음향센터의 권휴상 박사팀이 24시간 범죄예방 추적이 가능한 음원위치 추적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한 것.
해당 시스템은 소리가 센서에 도달하는 정보의 차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해 음원이 갖는 공간적 정보를 추출, 이용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음원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공간상에 가시화하면서 범죄자 추적을 가능케 한다.
CCTV의 한계를 극복하다
음원위치 추적 카메라 시스템은 CCTV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권휴상 박사는 “현재 전국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약 5만8천여 대다. 하지만 방범관제요원 1인이 담당해야 하는 CCTV 대수가 지나치게 많아 세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기술의 개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규정에 따르면 CCTV 감시는 1인당 48대까지 모니터링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니터 요원 한 명당 30여 대의 감시만으로도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감시요원의 집중력과 효율성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발생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여성 성폭력 사건에서도 CCTV 감시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안감시 분야의 기술력 향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분야라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추세다.
권 박사는 “최근 우리나라에 제주도 올레길 살인사건 등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증가하는 것을 보며 국내 보안감시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고, 이에 따라 이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개발된 음원위치 추적 카메라 시스템의 원리는 이름 그대로 음원을 추적하는 데 기초한다. 시스템은 센서부와 센서부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신호처리부로 이뤄져 있는데 센서부는 음향 어레이와 카메라로 구성됐으며 신호처리부는 이벤트 발생 판정 모듈, 음원위치 탐지 모듈, 음장 가시화 모듈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음향센서 어레이는 여러 개의 마이크로폰으로 구성,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전달되는 소리를 수집해 음원의 방향을 추적하고 소리가 발생한 방향으로 카메라를 움직이거나 소리를 가시화해 보여주게 된다. 특히 음향 정보의 경우에는 사건 발생 이전부터 상시 취득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됐다고 판단하는 시점 이전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사건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다.
권 박사는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면 범죄가 발생한 CCTV 화면에 알람을 울리도록 해 방범관제요원이 신속하게 현장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원하는 지점의 음향 정보만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접화면으로 범행 현장이나 범인의 얼굴을 파악하기에 용이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음향신호는 상시 모니터링이 용이하고, 영상에 비해 시야각과 같은 탐지 범위의 제약이 적어 보안 감시 분야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기대된다.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야간에도 제약 없이 감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낮과 밤에 관계없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안감시 분야 민‧군수용으로 사용
소리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인다면 혹시 범죄가 아닌 다른 소리와 혼동될 우려는 없을까. 이에 대해 권휴상 박사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 박사는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범죄가 발생한 CCTV 화면에 알람을 울리도록 해 방범관제요원이 신속하게 현장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지점의 음향 정보만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 근접화면으로 범행 현장이나 범인의 얼굴을 파악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음향 추적 카메라는 갑자기 발생한 이상음에 대해서 추적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대화 소리 중 크게 발생하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라는 외침을 따라가는 것이다. 개발된 음향 추적 카메라는 현재 발생한 소리의 의미까지 파악하는 고급 기능까진 수행하고 있지 않으므로 어느 정도 혼동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요원이 이상 음향이 발생한 곳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 혼동에 대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사용되며 어떤 파급효과를 낳게 될까. 권휴상 박사는 각종 보안을 위한 민·군수용으로 응용분야가 다양하다고 이야기한다. 국가적 차원은 물론 민간에서도 생활 보안이 떠오르는 화두가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박사는 “음향 추적 카메라 기술은 사건·사고에 대한 예방 및 대응 능력을 높여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사건 발생의 순간만을 포착하는 게 아닌, 사건이 발생한 시점 이전부터 음향정보를 취득하고 있는 만큼 범죄사건을 다양하게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음향신호는 상시 모니터링이 용이하고, 영상에 비해 시야각과 같은 탐지 범위 제약이 적다. 뿐만 아니라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야간에도 제약 없이 감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 감시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시스템에 대한 포부를 보였다.
한편 해당 기술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주요사업으로 개발됐으며 추후 NAP(국가어젠다 프로젝트) 연구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관련 기술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재 기술이전을 협의 중에 있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2-1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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