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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세계 탄소 저장고를 앗아가고 있다 산불로 인해서 오히려 탄소 공급원이 되고 있는 탄소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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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여겨지는 최근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발생한 지도 벌써 3주가 넘었음에도, 여전히 실종자 수습도 끝나지 않고 있다. 최근 과학계는 화재로 인한 수도 시스템의 고장으로 인한 물 부족은 물론이며 연소 과정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수돗물에 섞여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여겨지는 최근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 CNN

단기적으로 보아도 이처럼 피해가 매우 큰데, 장기적으로 보면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산불로 인해서 기록적인 수준의 탄소가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불로 인해 전 세계 탄소 저장고가 파괴된다

최근 캐나다, 그리스, 호주, 미국 등 전 세계 산림에서 산불이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산불은 생물 다양성의 파괴적인 손실 외에도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탄소를 방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연속적인 탄소 배출은 지구를 데우는 온실가스의 저장소 역할을 했던 산이 더 이상 저장고가 아닌 오히려 '탄소 공급원'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산불이 대부분 인간이 만든 기후 변화로 인해 더위와 가뭄이 심해지면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숲은 나무와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대기 중의 탄소를 잎과 뿌리, 토양으로 끌어들이며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거나 격리시킨다. 또 숲이 오래될수록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숲은 때로는 자연적으로 연소하지만, 극심한 화재가 발생하면 격리된 탄소 등이 대기 중으로 다시 방출되는 양이 훨씬 더 많아진다. 이는 기후 변화가 산불을 일으키고, 산불이 다시 기후 변화를 촉진하는 '양성 피드백' 순환을 만들게 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화재가 2050년까지 30%, 21세기 말까지 5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산림은 배출량의 약 2배에 달하는 탄소를 격리 시켰지만, 산불로 인해 빠르게 줄어드는 탄소 저장 예산(carbon budget)에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 저장 예산은 2015년 파리에서 세계 정상들이 합의한 대로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제한할 수 있는 50%의 확률로 인류가 태울 수 있는 온실가스의 양을 나타낸다. Carbon Brief는 현재의 배출 속도로는 불과 9년 만에 3,800억 톤의 CO2 예산이 소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여겨지는 최근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 The Economic Times

미국의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기후 및 에너지 프로그램 수석 기후 과학자 크리스티나 달(Kristina Dahl)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인간 탄소 배출량의 30%가 대부분 산림인 육상 생태계에 흡수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숲을 복구하면 탄소를 다시 격리할 수 있지만, "심각도가 높은" 화재 이후에는 이러한 탄소 저장고의 완전한 재생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산불 증가로 인한 탄소 저장 예산 압박

2003년부터 산불 배출량을 모니터링해온 유럽의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CAMS: Copernicus Atmosphere Monitoring Service)에 따르면 2023년 캐나다 산불은 이미 이전 기록보다 두 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한편, 현재 캐나다의 동쪽에서 서쪽 해안과 북쪽 깊숙이까지 뻗어 있는 불에 탄 면적은 1989년에 파악된 이전 기록의 약 두 배에 달한다.

CAMS의 수석 과학자 마크 패링턴(Mark Parrington)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태워진 산림 면적이 실제로 감소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개방형 태우기 농업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열대 지방을 벗어나면 '극심한 화재'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며 더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화재가 더 집중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화재 폭풍과 번개가 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pyroconvention' 사건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Science Hub for Climate Litigation 연구원 칼리 필립스(Carly Phillips)는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2017년과 2018년에 발생한 극심한 화재로 인해 이 지역에서 에너지를 포함한 다른 모든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3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캘리포니아 산불은 매우 강렬하여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이 2003년 이후 캘리포니아의 총 온실가스 감축량의 약 2배에 달했다고 한다. 연구진의 새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향후 산림이 다시 자랄 것을 감안하여도 2020년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번째로 큰 탄소 배출원이었으며 산업 및 전력 발전량으로 인한 탄소 배출 수치를 상회하는 수치임이 드러났다.

 

오히려 탄소 공급원이 되고 있는 탄소 저장고

북반구 전역에서 발견되는 전 세계 한대림(그 중 약 30%가 캐나다에 존재)은 육상 또는 지상 탄소의 약 11%를 묶어두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큰 탄소 흡수원이 되고 있다.

크리스티나 달은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산림 생태계가 탄소를 어떻게 더 저장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서 화석 연료 배출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더 많은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며 탄소 격리를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건조하고 더운 기후로 인해 잦아진 산불의 강도가 더 증가되면서 이러한 이점을 상쇄하고 있으며 이는 탄소 저장고가 "순 탄소 공급원"으로 바뀔 위험성을 의미하고 있다. 즉, 숲이 대기에서 탄소를 끌어내고 묶어둘 수 있는 능력이 감소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산불은 숲을 떠나는 탄소의 양을 증가시키고 들어오는 양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칼리 필립스 역시 최근 캐나다 boreal 산불에 대해서 심각한 화재는 숲의 재성장을 억제하고 숲의 종 구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캐나다 boreal 산불 ©  Science News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량 증가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산불과 그로 인한 기후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당장 화석 연료 사용의 줄이는 것이다. 통제된 연소를 통해 연료 부하를 줄여하함은 물론, 산림 지역 상황에 따라 산림의 상태가 불량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솎아베기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탄소 배출과 추가적인 생물 다양성 손실을 제한시킬 수 있으며 더 나은 산림 관리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지구상의 대부분 나라들이 여전히 화석 연료의 사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등이 세계에서 화석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국가들이며, 우리나라도 증가율로만 따지면 세계에서 6위를 차지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화석 연료는 비재생 에너지 자원으로 점진적으로 줄여야 할 에너지 자원임에는 분명하다. 이는 탄소가 풍부한 토양층을 태우는 심각한 산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2000년 이후 산림 재생률이 감소하는 등 산불에 대한 산림 회복력이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의 기후에서 더욱 번성할 수 있는 기후 회복력이 높은 나무나 식물 종을 더 많이 산에 심을 수 있어야 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09-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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