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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 불길 잡아도 ‘공기’ 위험성은 오래 남아 전 세계 대형 산불 자주 발생, 화재 노출과 건강 증상 상관관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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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대형 산불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달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퍼시필 랠리세이즈와 알타데나 지역의 이튼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른바 ‘이튼·펠리세이즈 산불’로 최소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산림을 제외한 도시면적 10.4㎢에 피해를 입혔다. 근래 40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가장 큰 화재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에 대형 산불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이튼·펠리세이즈 산불’. ⒸAP Photo

전 세계에 대형 산불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이튼·펠리세이즈 산불’. ⒸAP Photo

이 산불이 발생한 지 보름여 만에 진압되는 듯 보였으나, 현지시간 22일에 또 신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대형 산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80km 지점에서 발생한 '휴즈 산불'은 삽시간에 확산 중이다. 현재까지 약 20㎢을 태우고, 인근 지역 1만 9천 명의 주민이 대피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잡히지 않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산불이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산림 파괴와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환경적 피해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연기와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질을 악화시켜 호흡기 질환 등 주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화재가 발생한 곳 인근 지역도 위험에 노출돼

산불로 인한 실내 공기질 악화와 인근 지역 주민의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ACS ES&T Air 저널에 발표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지리학연구소 연구팀은 2021년 12월 30일에 콜로라도주 볼더 카운티에서 발생한 마셜 화재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증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그룹은 화재로 집이 소실되는 직접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화재 인근 지역 주택에 거주한 주민들이다. 조사는 화재 발생 후 6개월, 1년 뒤 진행됐으며, 각각의 기간별 인원은 642명과 413명이다. 

산불은 연기와 유독 물질을 집 안으로 유입시켜 공기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거주자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경험하는 신체적 증상과 공기질 인식을 평가하고, 이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는지를 분석했다.

산불로 인한 연기와 유독 물질은 공기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AP Photo

산불로 인한 연기와 유독 물질은 공기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AP Photo

결과에 따르면 화재 진압 후 몇 달이 지난 시점에도 주민들이 건강 이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다양한 신체적 문제를 보고했으며, 가장 흔히 보고된 증상은 눈 가려움(33%), 두통(30%), 건조한 기침(27%) 등이다. 

눈 가려움 증상은 화재 이후 6개월 시점에서 응답자 3분의 1 이상이 보고했으며, 1년 후에도 여전히 주요 증상으로 나타났다. 두통은 모든 노출 지표, 즉 화재 재 존재 여부, 냄새 변화, 파괴된 건축물 근접성 등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집 근처에 소실된 건축물들이 많은 경우, 건축물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비율과 빈도 높았다.

또한, 연기와 재에 노출되어 호흡기 문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7%는 건조한 기침 증상을 보고했는데, 이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했지만 일부 주민에게서는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재채기(26%)와 목 통증(23%) 역시 호흡기 관련 증상으로 보고됐다. 이 두 증상 역시 연기가 유입된 가옥에서 생활한 사람들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났다. 

소실된 구조물 근처에서 두통이 집중되어 나타났다. ⒸACS ES&T Air

소실된 구조물 근처에서 두통이 집중되어 나타났다. ⒸACS ES&T Air

 

공기질 악화, 화재 후 냄새와 재 발견 경험 높아

공기질 인식의 변화는 매우 뚜렷했다. 응답자의 61.2%가 화재 후 1주일 내에 가정 내에서 이전에 맡지 못했던 냄새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59.3%가 ‘캠프파이어 같은 냄새’가 난다고 했고, 27.7%가 화학 물질 또는 화학 화재 같은 냄새를 보고했다. 이 중 다수는 두 가지 냄새를 동시에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냄새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되었지만, 응답자 중 1.3%는 냄새가 더 악화되었다고 보고했다. 

공기를 통해 재가 유입되는 것도 문제다. 응답자의 65.7%는 집 안에서 재를 발견했다고 답했는데, 주로 문 근처 바닥(71%), 창틀(94%), HVAC 필터(53%), 다락방(55%), 차고(82%)에서 발견되었다. 일부 응답자들은 가구, 침구, 벽과 같은 다양한 표면에서도 재를 발견했다고 응답했다.

마샬 화재 이전과 조사 1차(Wave 1, N = 642) 및 2차(Wave 2, N = 413) 동안 주택과 지역 내 공기질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인식. ⒸACS ES&T Air

마샬 화재 이전과 조사 1차(Wave 1, N = 642) 및 2차(Wave 2, N = 413) 동안 주택과 지역 내 공기질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인식. ⒸACS ES&T Air

콜린 리드(Colleen Reid) 콜로라도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화재가 진화되면서 앞으로 새로운 과제가 닥쳐올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 연기는 물리적, 심리적 영향을 남기게 될 것이고, 이는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처리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캐런 배스(Karen Bass)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화재 관련 오염 물질의 환경적 영향 완화를 위한 행정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지역의 산불 이후 수도 시스템에서 벤젠과 같은 발암성 물질이 다수 발견되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유해 화학물질과 수도 시스템 인프라 손상으로 이미 음용수 오염이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달 세 번째로 발생한 대형 산불인 ‘휴스 산불’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기준, 여의도 면적의 10배 가까운 규모를 태우면서 확산하고 있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5-0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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