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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박지환 객원기자
2007-12-12

날씨가 추워도 바닷물이 잘 얼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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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운 겨울날에는 강이나 호수가 꽁꽁 얼어붙는다.


요즘엔 쉽게 보기 힘들지만 커다란 한강도 예전에는 꽁꽁 얼어붙어 사람들이 얼음 위에 올라서서 놀 수 있었다.


이렇게 얼음이 얼면 아이들은 썰매나 스케이트를 가지고 강가나 호숫가로 뛰어 나간다.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꾼들도 초겨울 살얼음 때문에 느끼지 못했던 손맛을 보기 위해 낚싯대를 둘러매고 강이나 호숫가를 찾는다.


손을 ‘호호’ 불어가며 얼음 위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과, 두꺼운 얼음에 뚫어둔 구멍을 통해 올라오는 커다란 붕어를 바라보는 낚시꾼들의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그런데 단단하게 얼어붙은 얼음을 보다보면 이상한 생각이 든다.

강이나 호수가 아주 두껍게 얼어붙는데도 불구하고 바닷물은 어지간해서는 얼음이 얼지 않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호수도 어는데 바다는 왜 얼지 않을까?

혹시 바다는 강이나 호수보다 덜 추워서 얼지 않을까? 아니면 바닷물은 민물과 달리 짜기 때문에 얼지 않을까?


이제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그 전에 우선 바닷물과 민물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바닷물은 깨끗하기만 하면 마실 수 있는 민물과 달리 물에 염분(소금)이 녹아 있다. 그런데 이 염분 때문에 아주 추운 날에도 바닷물이 얼지 않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이물질이 적은 순수한 물과 염분이 녹아 있는 바닷물이 어떤 차이를 갖는지를 살펴보면 바닷물이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순수한 물은 몇 가지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물의 비열과 잠열이 크다는 점이다.


비열은 물질 1g의 온도를 1도씨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과 물 1g을 1도 올리는 데 드는 열량과의 비율을 말하는데, 물의 비열은 1cal/g로 모든 물질 가운데 가장 크다.


또 잠열은 물질이 온도와 압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유지하면서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뀔 때 흡수 또는 내뿜는 열을 말한다. 그 종류로는 융해, 기화, 승화열이 있다.


그런데 순수한 물은 최대 밀도가 섭씨 4도에서 나타난다. 즉 얼음을 가열해서 녹이기 시작하면 섭씨 4도까지는 밀도가 증가하고 섭씨 4도가 넘어서부터는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그러면, 섭씨 15도 정도의 강물이 점차로 차가워지면 어떻게 될까?

민물은 차가운 공기와 접촉하는 강물 표면, 즉 수면에서부터 차가워지게 되는데 섭씨 4도가 될 때까지는 밀도가 무거워진 수면 근처의 차가워진 물이 강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섭씨 4도의 물의 밀도가 최대이므로, 물의 온도가 15도에서 4도까지 점점 차가와질수록 밀도도 비례해 무거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무거워진 물은 가벼운 물 밑으로 계속 가라앉으려는 성질 때문에 강물 바닥에 있는 물의 온도가 섭씨 4도가 될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일단 물의 온도가 섭씨 4도보다 더 낮아지게 되면 수면의 냉각된 물과 가라앉은 물의 밀도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가라앉지 않게 된다.


이 때부터는 강물이 수면에서부터 층을 이루며 점점 밑으로 차갑게 된다. 이런 형상이 반복됨에 따라 수면의 물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수면에서부터 얼음이 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염분이 섞인 바닷물은 최대 밀도가 섭씨 4도에서 나타나는 호수나 강에 있는 물과 달리 독특한 밀도 분포를 보인다. 염분이 섞인 바닷물은 온도가 떨어져도 바닷물이 뒤섞이는 현상이 물이 얼 때까지 계속된다.


또 물에 녹은 염분의 농도가 높을수록 어는점은 낮아져 강물이 꽁꽁 얼어도 바닷물은 쉽사리 얼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강이나 호수의 물이 꽁꽁 얼어붙어도 바닷물은 쉽사리 얼지 않게 된다.

박지환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7-12-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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