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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2003-12-13

빛을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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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News 손호영 기자] 빛이 그것을 구성하는 빛알(광자 光子, photon)을 잃지 않으면서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의 물리학자들이 밝혀냈다.


빛은 진공에서 초당 3억 미터를 진행한다. 과학자들은 빛의 전기장과 자기장 성분이 물질과 상호작용해서 속도가 낮아지는 방법을 찾아냈다.


최근 몇 년간, 과학자들은 빛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 여러 연구실에서는 일상적으로 빛의 속도를 초속 수 미터 정도로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빛을 완전히 정지시키는 것은 좀더 어려운 일이다. 최근의 시도들은 빛을 멈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광자를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하일 루킨(Mikhail Lukin)과 하버드대학(Harvard University)의 그의 동료들은 광자의 손실 없이 빛을 멈추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 방법에서는 붉은색 레이저를 펄스파로 뜨거운 루비듐 원자들 속으로 쏜다. 그러면 레이저 신호는 두 개의 컨트롤 빔의 도움으로 정지한다. 컨트롤빔은 루비듐 원자들과 상호작용하여 빛을 투과시키거나 반사시키는 작용을 번갈아가며 하는 층(layer)을 형성한다.


레이저 신호가 이 층들을 통해 전파하려고 하면, 광자들은 층 사이에 갇혀 앞뒤로 튀게 된다. 그 결과로 빛은 더 이상 앞으로 진행하지 못하게 된다. 빛이 그 자리에 정지한 것이다. 빛은 컨트롤빔을 끄면 다시 자유롭게 진행한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대학(University of St Andrews)의 울프 레온하르트(Ulf Leonhardt)는 컨트롤빔을 사용해 빛을 판 사이에 가두는 효과를 내는 이 방법이 새로운 것이라고 말한다.


2001년에 두 연구팀이 빛을 정지시켰다고 발표했다. 루킨의 연구팀은 그 중 하나였다. 다른 한 쪽은 현재 하버드에 있는 렌 하우(Lene Hau)의 연구팀이었다.


두 팀 모두 가스 원자들 사이로 빛을 통과시켜서 빛의 속도를 낮추었다. 루킨은 뜨거운 루비듐 원자를 사용했고, 하우는 과냉각된 소듐(나트륨)을 사용했다. 양쪽 다 빛을 정지시켰지만, 광자들은 가스 원자에 흡수되었다. 빛은 광자라는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정한 조건에서 빛을 원자에 쏘면 원자가 광자를 흡수해서 들뜬 상태가 된다. 그리고 원자가 다시 원래 상태로 내려갈 때 흡수한 빛을 다시 방출한다. 이 경우엔 광자의 에너지가 가스 원자에 저장되어 있으므로 빛은 다시 발생될 수 있다. 하지만 빛이 멈추어 있을 때, 광자들은 사실 원자에 흡수되어 있는 것이므로 기술적으로는 빛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루킨과 그의 동료들(Michal Bajscy, Alexander Zibrov)은 그들이 고안한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수만 분의 1초에서 수백만 분의 1초 동안 빛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왜 더 오래 빛을 정지시킬 수 없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빛을 정지시키는 기술은 광통신에서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다. 또한 양자 컴퓨터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정지한 빛은 양자광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죠”

프린스턴대학(Princeton University)의 말런 스컬리(Marlan Scully)는 과학저널 네이쳐(Nature)에서 이번 발견에 대해 위와 같이 언급했다.

저작권자 2003-1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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