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는 양자역학으로 분석해야 할 정도로 작은 입자인 동시에 상대성 이론이 필요할 만큼 빠르다.
두 이론의 출발선이 달라 일관된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 간극을 메우는 새로운 이론을 국내 연구진이 내놨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8일 물리학과 박노정 교수와 연세대학교 김경환 교수팀이 전자의 '스핀'을 고체 속에서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전자에는 스핀과 궤도각운동량이라는 두 가지 회전이 있다.
스핀을 지구의 자전에 비유하면 궤도각운동량은 태양을 도는 공전에 비유한다.
스핀과 궤도각운동량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스핀-궤도 결합'(Spin-Orbital Coupling)을 통해 물질의 자성, 전도성 등을 결정한다.
문제는 스핀-궤도 결합이 상대론적 고에너지 영역에서 유도되는 반면, 고체나 반도체처럼 실제 물질을 다루는 환경에서는 낮은 에너지에서의 양자역학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물질 내에서 스핀-궤도 결합을 연구하려 할 때 상대론과 양자역학은 서로 다른 전제를 가지고 있어 하나의 계산 틀 안에서 현상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고체 격자 안에서는 궤도각운동량을 정확히 정의하기도 어렵다.
연구팀은 궤도각운동량을 쓰지 않고 물질 내 상대론적 효과인 스핀-궤도 결합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인 '스핀-격자 상호작용'(Spin-Lattice Interaction)이라는 개념을 정의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계산법을 실질적인 물리계에 적용해 1차원 도체, 2차원 부도체, 3차원 반도체 등 다양한 물질에 대한 스핀 분포, 스핀 전류, 자기 반응 등을 기존 방식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예측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 계산적 비일관성을 해소한 방식"이라며 "향후 스핀트로닉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소자 등 스핀 기반 전자 소자 설계에 기초 이론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물리학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달 27일 공개됐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7-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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