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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1-06-18

지구촌 강이 메말라간다 강의 절반 이상이 1년에 최소 하루씩 안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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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맥길대와 프랑스 농업∙ 식량∙ 환경 국립연구소(INRAE)가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지구상 전체 6,400만Km에 달하는 강과 하천의 51~60%가 주기적으로 흐름을 멈추거나 연중 일정기간 동안 말라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6일 자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지구상 비영속적으로 흐르는(non-perennial) 강과 하천들의 분포를 경험적으로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다.

이 연구는 특히 전통적으로 강과 하천들은 연중 물이 흐른다는 기본 개념을 수정함으로써 하천 과학과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해 관심을 모은다.

연구 결과에 근거해 처음 선보인 비영속적으로 흐르는 강들에 관한 지도는 생물학적 다양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간헐적인 강 흐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구촌의 물과 생화학 순환에서 이들 강과 하천들이 차지하는 역할을 결정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중 지속적으로 흐르지 않고 계절 등에 따라 흐름이 멈추는 강과 하천은 히말라야의 눈이 내리는 개울이나 가끔씩 물이 채워지는 사하라의 와디, 인도 아대륙의 킬로미터 폭 강 혹은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작은 숲 개울 등 모든 기후대와 대륙에서 찾아볼 수 있다. © McGill University

논문 제1저자인 마티스 메사지(Mathis Messager) 맥길대 및 INRAE 박사과정생은 “비영속적으로 흐르는 강과 하천은 물이 흐를 때와 없을 때의 순환에 적응한 수많은 다양한 종들이 찾는 고향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생태계”라고 설명했다.

메사지 연구원은 “이들 강은 지역민들에게 중요한 물과 식량 공급원을 제공하고 수질을 관리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단순하게 간과되기 때문에 잘 관리되지 못하고 법적으로 관리 조치와 보존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모든 대륙에 수많은 비영속적 강과 하천 존재

논문 공동 시니어 저자인 번하드 레너(Bernhard Lehner) 맥길대 지리학과 부교수는 “지속적인 기후 변화와 토지 사용 변화를 감안할 때 점점 더 많은 비율의 지구 하천 네트워크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계절적으로 흐름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레너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나일강과 인더스강 및 콜로라도강과 같은 상징적인 강들을 포함해 전에는 연중 내내 영속적으로 흐르던 많은 강들이 지난 50년 동안 기후 변화와 토지 사용 전환 및 인간의 물 사용과 농업용으로 임시 혹은 영구적으로 물이 빠져나감으로써 흐름이 간헐적으로 중단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비영속적으로 흐르는 강과 하천은 물이 흐를 때와 없을 때의 순환에 적응한 수많은 다양한 종들이 찾는 귀중한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프랑스 주라 지역 클로주 강 상류의 물이 흐르는 모습. © Bertrand Launay, INRAE

연구팀은 수문학과 기후, 지질학 및 강과 하천 주변 표토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전 세계 5615 개지역의 장기적인 물 흐름 기록을 통계적으로 연관시켜, 강 흐름의 주기적 중단 여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적 특징들을 식별해 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예상대로 비영속적인 강들은 강우량보다 증발량이 훨씬 많은 건조한 지역에 가장 흔하고, 일반적으로 더 다양한 흐름 양상을 보이는 좀 더 작은 강과 하천들은 마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열대 기후 지역과 일년 중 일정 기간 동안 강이 얼어붙는 북극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는 또한 예비 추정치를 기반으로 했을 때,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강이 비영속적으로 흐르는 강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많은 언어에서 이런 유형의 수로와 지형상의 표시를 나타내는 여러 단어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과 계절적 담수 시스템 간의 오랜 상호 의존의 역사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위 사진에 있는 프랑스 주라 지역 클로주 강 상류가 말라버린 모습. © Bertrand Launay, INRAE

“관리 않고 방치하면 중대한 결과 초래”

지난 10년 동안 비영속적인 강과 하천의 가치를 평가하고, 급속한 상황 악화를 경고하는 여러 노력이 있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담수 과학은 영속적으로 흐르는 수역의 기능성과 보존에 초점을 맞춰왔고, 최근에서야 강과 하천에서의 흐름 중단에 따르는 중요한 결과를 깨닫기 시작했다.

메사지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말해 독특한 생태계를 가진 이런 강들의 건강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도구나 프로토콜 같은 과학적 방법은 아직까지 제한적이거나 없는 실정”이라고 전하고, “이런 실수는 많은 경우 과도하게 물을 끌어 쓰거나 오염시키고 물고기 남획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논문 공동 시니어 저자이자 INRAE 담수 과학자인 티보 다트리(Thibault Datry) 박사는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최근 비영속적으로 흐르는 강들을 환경 법규 및 국가 물 관리 시스템에서 제외시키려는 시도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이번에 비영속적으로 흐르는 강과 하천들을 지도화함으로써 과학계가 이런 강들이 얼마나 많고 생태학적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인식토록 했다”라고 말했다.

다트리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이 강들의 생태계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촉발하고 보호 법규에서 제외하려는 시도가 중단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1-06-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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