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새들과 곤충 및 나무들의 생애 주기도 그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특히 이런 상황에서 동물들의 이동 패턴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새들이 기후 변화에 맞춰 제대로 이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게 여겨 왔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카일 호튼(Kyle Horton) 조교수(야생 및 보존 생물학)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24년간에 걸친 레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야간의 철새 이동에 대한 연구 분석을 통해 변화하는 이주 패턴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코넬대 조류학 연구소와 메서추세츠(앰허스트)대 과학자들이 포함된 연구팀은 봄에 이동하는 철새들은 20년 전보다 더 일찍 특정 경유지를 통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온도와 이주 타이밍은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이주 타이밍 변화에 맞춰 밀접하게 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을철의 이주 타이밍 변동은 분명치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대륙 규모에서 기후 변화가 철새 이주 시기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최초 연구 중 하나로,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16일 자에 발표됐다.

기후 변화가 철새 이동에 미치는 영향 처음 연구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수십억 마리의 새를 대표하는 수백 종의 야행 철새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연구의 폭에서 ‘커다란 중요성을 띠고 있다’고 기술했다.
호튼 교수는 “대륙 규모에서 타이밍의 변화 관찰은 특히 레이다가 포착한 많은 종들의 행동과 전략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새들의 이동이 반드시 기후 변화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철새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땅에서 곤충을 먹어 없애고 씨를 퍼뜨리는 한편, 생태계의 건강성 측정을 포함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코넬대 조류학 연구소 앤드류 판스워드(Andrew Farnsworth) 박사는 이번 연구가 철새와 기후 변화에 관한 중요한 의문에 대해 처음으로 답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철새 이동은 크게 볼 때 기후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서 진화했다”고 말하고, “이 이동은 매년 수십억 마리의 새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현상으로서 새들이 기후 변화를 따라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새의 개체군 군집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고 급격한 기후 변화 시대에 대응하는가는 일종의 블랙박스였다”며, “시공간적으로 이주의 범위와 규모를 포착하는 일은 최근까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해 수백만 마리의 철새 이동 패턴 분석
연구팀은 효율적인 접근 방식을 사용한 아마존 웹 서비스의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통해 NOAA의 데이터세트에 접근했다.
호튼 교수는 이러한 데이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접근 방식은 연구팀의 결과 분석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 없이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1년 이상의 지속적인 컴퓨터 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연구팀은 약 48시간 만에 수치를 뽑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마존 웹 서비스가 데이터 접근성을 제공하는 한편, 매서추세츠대 과학자들이 개발한 새로운 알고리즘은 생물학자들이 레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이들은 특히 NOAA의 데이터에서 기상자료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터 비전 기술을 고안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문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생물학자들을 괴롭혀 왔었다.
매서추세츠대(앰허스트) 컴퓨터 과학과 댄 쉘던(Dan Sheldon) 부교수는 “연구자들은 지난 날 각각의 레이다 이미지들이 빗줄기인지 새무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확인을 해야 했다”며, “우리는 레이다 이미지의 패턴을 감지해 자동적으로 비를 제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미스트넷(MistNet)’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을 철새 이동은 ‘복잡’
호튼 교수는 연구 결과 가을철의 철새 이동은 조금 복잡한(little bit messier)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봄에는 이주하는 새무리들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움직여 번식지에 도달했으나, 가을철에는 겨울 서식지에 도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많지 않았고, 이주는 중간중간 쉬어가며 속도가 느리게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가을철에는 새들이 짝을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도 좀 더 느슨하다. 젊은 새들도 결국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주하는 새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섞여 가을철 이주 연구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
호튼 교수는, 새들이 이동하면서 먹이와 다른 자원들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철새 이동에 대한 미래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가 변화하면서 식물의 개화나 곤충의 출현 시기가 이주하는 철새들의 통과 시기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미묘한 변화는 철새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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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12-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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