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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9-09-17

“교과서 하천 형성 이론 수정 필요” 기후 특성 따라 하천 종단면 다르게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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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과학자들은 기후가 강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내려고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체계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전 세계 강에는 명백한 기후 특성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6일자에 발표된 이 연구는 기존 이론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교과서 수정 등을 놓고 학계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강의 원천에서 하구로 걸어 내려갈 때 우리는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이 길은 고지대에서는 가파르게 내려갔다 낮은 저지대에서는 평평해진다.

이는 둥근 그릇의 위쪽 테두리에서 바닥 쪽으로 내려갈 때와 유사한 오목한 모양의 긴 종단면(long profile)을 나타내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직선형 종단면(straight long profile)은 강의 원천에서 하구로 내려갈 때 마치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오는 램프처럼 경사도가 고르다.

연구팀은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 습한 지역의 강 종단면은 오목한 경향을 띠는데 비해 건조한 지역에서는 곧은 모양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습한 지역의 강(왼쪽 아래, 대만의 난시 강)과 반건조 지역의 강(오른쪽 아래, 스페인의 람블라 데 노갈테)은 기후에 따른 유량에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CREDIT: S A Chen
습한 지역의 강(왼쪽 아래, 대만의 난시 강)과 반건조 지역의 강(오른쪽 아래, 스페인의 람블라 데 노갈테)은 기후에 따른 유량에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 S A Chen

위성자료 활용해 전 세계 33만 개 강 분석

논문 제1저자인 브리스톨대 지리과학대 유안-안 첸(Shiuan-An Chen) 조교는 “강의 종단면은 수만 년에서 수백 만년 사이에 점진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기후 역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첸 조교는 이어 “기후가 강의 종단면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기후가 강물의 양과 강바닥을 따라 퇴적물을 이동시키는 힘을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지구상 각 기후 지대에 있는 강들에 대한 대규모의 체계적인 데이터세트가 부족해 기후와 강 형성 사이의 연관성을 완벽하게 탐구할 수가 없었다.

이번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롭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강 종단면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했다.

새 종단면 데이터베이스에는 논문 공저자인 런던 퀸 메리대 스튜어트 그리브(Stuart Grieve) 박사가 개발한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전 세계 33만 개 이상의 강을 포함시켰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주왕복선이 촬영한 전 세계 강의 모습을 자료로 활용했다. 사진은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의 착륙 연습비행 모습.  CREDIT: Wikimedia / NASA/Dryden Flight Research Center
이번 연구에서는 우주왕복선이 촬영한 전 세계 강의 모습을 자료로 활용했다. 사진은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의 착륙 연습비행 모습. ⓒ Wikimedia / NASA/Dryden Flight Research Center

기후와 유량, 종단면 연관성 수치모델로 서술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지구 규모에서 기후 지대에 따라 강의 종단면 모양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편, 이런 차이점이 나타나는 이유는 건조함으로 인해 강의 유량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습한 지역에서는 강물이 일 년 내내 흐름으로써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따라서 전반적인 강의 종단면이 오목한 형태로 침식된다.

그런데 기후가 반건조에서 건조 및 초건조로 점차 메말라가면서 강물은 비가 올 때만 몇 번밖에 흐르지 않아 퇴적물은 드물게 이동하게 된다.

여기에 덧붙여 건조한 강에는 강력한 폭풍우가 짧은 시간에 몰아쳐 전체 강줄기에 흐를 수 있는 충분한 수량이 확보되지 못한다.

연구팀은 기후와 유량 및 종단면 모양 사이의 이런 연관성을 수치 모델을 사용해 논문으로 서술했다. 이 수치 모델은 하천 흐름의 특성에 대응해 강의 종단면이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모습을 시뮬레이션했다.

연구팀은 하천 종단면 형성에 대한 다른 모든 가능한 통제 요인과 관계없이 흐름의 특성이 최종 종단면 모양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기후에 따른 강 흐름의 차이가 데이터베이스 상의 기후 지대에 있는 강의 종단면 모양 변화를 설명해 준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습한 지역에서는 강물이 일년 내내 흐름으로써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따라서 전반적인 강의 종단면이 오목한 형태로 침식된다. 그런데 기후가 반건조에서 건조 및 초건조로 점차 메말라가면서 강물은 비가 올 때만 몇 번밖에 흐르지 않아 퇴적물은 드물게 이동하게 되고 따라서 하천의 종단면은 곧은 모양을 형성한다.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본 이과수 폭포.   CREDIT: Wikimedia / Reinhard Jahn, Mannnnnheim
습한 지역에서는 강물이 일 년 내내 흐름으로써 퇴적물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따라서 전반적인 강의 종단면이 오목한 형태로 침식된다. 그런데 기후가 반건조에서 건조 및 초건조로 점차 메말라가면서 강물은 비가 올 때만 몇 번밖에 흐르지 않아 퇴적물은 드물게 이동하게 되고 따라서 하천의 종단면은 곧은 모양을 형성한다.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본 이구아수 폭포. ⓒ Wikimedia / Reinhard Jahn, Mannnnnheim

“기존 교과서, 습한 지역 하천에 편향돼”

연구를 이끈 브리스톨대 지리과학대 카테리나 마이클리디스(Katerina Michaelides) 박사는 “수십 년 동안 교과서에 수록된 전통적인 이론은 강의 종단면이 오목하게 진화한다고 서술했다”고 말하고, “기존 이론은 습한 지역의 강에서 수행한 관찰에 치우쳐 있고, 건조지역의 강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연구되고 출판된 연구물도 더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많은 강들의 종단면은 오목하지 않으며, 건조한 환경에서는 곧은 종단면이 더 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건조지역이 전 세계 육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조지역의 강들은 연구도 덜 되고 과소평가돼 왔다”며, “이 강들의 흐름은 지표 지형에 미치는 기후의 영향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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