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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7-11-10

“우리 과학자들이 달라졌어요” 과학자들, 대중과 함께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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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과학자’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똑똑하다’, ‘호기심이 많다’, ‘어려운 연구를 한다’, 무엇보다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 한 곁에 자리하고 있을만하다. 가슴에 병아리를 품었던 에디슨이 그렇고 중력파를 예측한 아인슈타인의 비범함이 그렇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평범하고’, ‘편안하게’ 대중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인터넷 방송인 팟캐스트로,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로, 신문과 방송으로, 과학체험 프로그램으로 과학자들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7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서 과학 소통을 주제로 한 세부 세션에 등장한 과학자들은 최근 대중들과 소통하기 시작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상적인 궁금증 질문하고 연구하는 ‘요즘’ 과학자들    

최근 과학자들은 우리 일상에서 궁금한 쉬운 주제와 질문을 가지고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혈액형으로 성격을 분석하는 법을 논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외계인’을 함께 찾기도 한다. 어려운 주제가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질문을 하며 사람들 곁으로 가깝게 파고 들고 있다.

김범준 교수는 주변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김범준 교수는 주변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최근 과학자들이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며 최근 천편일률적인 강연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등을 통해 시도되고 있는 과학자들의 소통 활동에 대해 “너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연구 과제로 삼는 편이다. 아내가 “A형이라 소심하다”는 지적에 ‘정말 혈액형이 성격과 관계가 있는 것 일까’가 궁금해진 그는 400쌍의 커플을 모아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증명해냈다. 김 교수는 “결론은 ‘상관없다’가 나왔지만 아내는 ‘소심한 A형이라 할 수 있는 연구’라고 또 다시 핀잔을 주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프로야구를 시청하면서는 “프로야구 구단이 원정경기를 다닐 때 이동거리가 공평한 걸까”라는 엉뚱한 의문이 연구로 이어졌다. 그는 ‘몬테카를로 방법’이라는 물리학 계산법을 이용해 프로야구 구단이 원정경기를 다닐 때 발생하는 이동거리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연구논문을 발표해 과학계보다 스포츠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는 한국과학창의재단 50주년을 기념하는 국내 최대 과학대중화 컨퍼런스 ‘2017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날 주요 주제 중 하나인 ‘과학소통’ 세션에서는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자들이 나와 우리 주변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질문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은영/ ScienceTimes
서울 강남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는 한국과학창의재단 50주년을 기념하는 국내 최대 과학대중화 컨퍼런스 ‘2017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날 주요 주제 중 하나인 ‘과학소통’ 세션에서는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자들이 나와 우리 주변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질문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음반내고, 팟캐스트, 북토크, SNS에서 만날 수 있는 과학자들

세티연구소(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SETI)의 한국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명현 박사는 과학자이면서 가수로, 저자로, 칼럼리스트로, 방송인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1984년 설립된 민간기구인 세티연구소는 우주에서 외계 지적생명체를 탐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계인, 그 중에서도 지적인 외계 생명체를 탐사한다고 하면 대게 호기심에 눈을 반짝거리기 마련이다. 이명현 박사는 과학대중 강연과 박람회, 북 토크에서 대중들과 만나 외계인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곤 한다.

과학자들이 대중과 만나는 가장 많은 방법은 ‘글쓰기’를 통해서이다. 이명현 박사 또한 글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가장 즐긴다. 방송은 그 다음 단계의 소통 방법이다. TV방송도 있지만 상호 작용이 가능한 라디오나 팟캐스트 등은 대중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좋은 소통 도구이다.

이명현 박사는 최근 대중과 과학자들간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하며 대중과 연결하는 중간 역할을 해주는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명현 박사는 최근 대중과 과학자들간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하며 대중과 연결하는 중간 역할을 해주는 과학커뮤니케이터 양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서도 대중들과 만난다. 이때는 좀 더 사적인 영역에서 주제를 골라 대중들과 소통한다. 이 박사는 “정해진 방식은 없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통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명현 박사는 ‘가수’로 데뷔한 사실도 알렸다. 그는 지난해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싱글 음반을 냈다. 12명의 과학자들이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엔트로피 사랑’을 불렀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 과학과사람들 원종우 대표 등 과학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강연했던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도 함께 했다. 내년에는 소설책을 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이 대중과 만날 때에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비슷한 주제로 대중들과 만나게 되는 일이 많다보니 대중들에게 늘 ‘새로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자신을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낯설게 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조금이라도 새로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낯설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원고를 써서 넘기고 난 후 아예 원고 자체를 삭제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 박사는 이 방법을 ‘자신이 쓴 글을 익숙하지 않게 함으로써 새로움을 배가시킬 수 있는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명현 박사는 “과거에는 과학자라고 하면 경직된 이미지만을 떠올렸는데 최근 과학자들이 여러 방법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며 대중 가까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과학자들이 대중과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중간자 역할의 사람들인 과학커뮤니케이터의 양성 및 이들의 교류를 지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7-1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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