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허재판소를 설치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국회의원 55명이 참여한 국회 특허허브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원혜영 의원, 정갑윤 의원, 이광형 카이스트 교수)가 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2016년 총회를 열고, 우리나라가 지식재산을 발전시켜야 할 일에 대해 논의했다.
인사말에서 정갑윤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일을 많이 해서 특허소송 관할 집중을 이뤘으나, 국제재판소 신설, 특허침해손해배상 현실화, 지식재산의 날 제정 등 과제를 20대에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여야 없는 협력을 강조했다.
특허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현실화해야
장병완 산업통산자원위원장은 “특허 허브를 만드는 것이 경제침체를 극복하고 제2도약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므로, 위원회에서 제기되는 모든 과제를 충실히 반영해서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열 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도 “국제재판소 설립과 손해배상액 현실화 및 지나치게 높은 특허무효율 개선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입법부 및 사법부와 지속적으로 노력해서 지식재산기본법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특허 분쟁시스템을 이용하려면 영어로 재판하는 국제재판부 설치가 필수적이므로, 이 일이 신속하게 설치하도록 만반의 준비하겠다”면서 “법원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므로 의원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최동규 특허청장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며 이런 자리를 마련한 추진위에 경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청장은 “특허 창출에 아무리 애를 써도 특허의 보호와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지식재산권이야 말로 미래먹거리를 만드는 것임을 잘 알고 있으니 특허청이 잘 못 한 것이 있으면 지적해달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서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ID) 김광준 대표는 “5년 전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특허가 약25만개라고 했는데 지금은 30만개 정도가 될 만큼 많은 특허가 들어가므로 어느 한 기업 혼자서 할 수 없다”고 벤처기업에서 개발하는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만 특허허브국가를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등은 지식재산 허브 금융국가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기 시작해서 외국기업이 중국 안에서 특허소송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최근 중국에서 벌어진 외국인 특허소송에서 외국기업의 승소율은 100%에 달했다.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특허전문회사로 3900개의 특허를 가지고 국내외 기업에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아이스크림 특허를 중계했으며, 전자통신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판매하는 일을 맡아 진행했다.
운영위원장인 이상지 연구교수는 ‘대통령 지식재산비서관 신설’을 주장하고, 특허심사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허청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법안이 발의됐다가 특허법 개정 때 누락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특허침해를 예방하고 침해당한 사람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허허브를 만들어서 동북아의 평화적인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총회장소에는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동북아 특허 공동체를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동참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대학생 3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들의 공감대 얻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필요
총회를 마친 뒤 열린 오찬 토론회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원혜영 의원이 "징벌적배상으로 지식재산침해 예방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힌데 이어 이규홍 부장판사는 “법원 입장에서 볼 때 특허를 보호하려면 손해배상액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복 교수는 “가습기 사고에서 손해배상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중요하듯이, 지식재산 영역외의 다른 분야와 연계해서 홍보해야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것”을 주장했다.
백종태 IP기업위원회 위원장은 “‘5년 후에 이러저러한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서 실행하자”고 주장했다.
‘지식재산허브’ 책 제작에 참여한 문예원 작가는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공감을 이끌었다. 문 씨는 지식재산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국민 대상의 적극적인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식재산 허브, 또는 ‘아이피허브’라는 정책 방향이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기 위해서 아직 준비가 부족한 것은 있어도 “온 국민이 열광할 만한 애드벌룬을 띄우자”고 주장했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6-09-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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