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3-12-30

험지 주행과 극한 환경에 적합한 ‘로버’ 로커-보기 서스펜션, 방사능 동위원소 전지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수천년 전부터 세상 사람들은 달에는 계수나무 아래서 옥토끼가 방아를 찧고 산다고 생각했다. 이후 1969721일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이 달 표면에 내려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지구로 달의 실제 영상을 전송하고 나서야 달이 풀 한포기, 벌레 한 마리 살 수 없고, 낮과 밤의 온도차가 무려 200도 이상이나 차이나는 죽음의 혹성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달에 사는 옥토끼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것은 상상속의 옥토끼가 아니라 중국이 보낸 이동탐사로봇 옥토끼 로버(Rober). 지난 15일 중국이 발사한 달착륙선인 창어 3(Chang’e-3)142141분에 달에 착륙하면서 중국 최초의 달 탐사 옥토끼 로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 발사 대기중인 중국의 달 탐사 위성. ⓒ연합뉴스
 

창어 3호 못지 않게 중국의 발전된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바로 옥토끼 호다. 섭씨 영하 180도의 온도에서 중국이 자체 개발한 원자력 전지로 3개월 동안 버티고, 시속 200m로 달리며 20도의 경사와 20높이의 장애물도 오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인우주선 달 착륙은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시들해졌던 달 탐사 프로젝트에 다시 한 번 범세계적인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에 대한 환상 보단 먼 훗날의 달 우주기지 건설과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로서 달에 대한 무한 매력은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 중력가속도를 극복하는 로켓과 착륙선 못지않게 거친 달 표면을 이동할 수 있는 무인탐사로봇 로버가 필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로커-보기(Rocker-bogie) 서스펜션 


지난
1970년에 옛 소련이 발사한 달 탐사 로버 루노호트(Lunokhod)’ 1호는 우주 표면에서 주행한 최초의 로버다. 11개월에 걸쳐서 달 표면을 11km 이상 돌아다니며 수많은 영상과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했는데 이 로버의 주행 메커니즘은 지금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199774일 화성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화성착륙선 패스파인더(Pathfinder)에 탑재된 화성 탐사 로버 소저너(Sojourner)'6개의 바퀴로 분당 1.9m의 느린 속도로 이동하며 하루 동안 3의 영역을 탐사했다.

 

이 소저너는 로버의 바퀴와 서스펜션에 로커-보기(Rocker-bogie) 시스템을 사용했다. 로커-보기 서스펜션 구조가 행성 탐사에 많이 이용되는 이유는 바로 험지 주행에 최적 합한 서스펜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로커-보기 서스펜션은 로봇 관절이 지면에 따라 유연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바퀴와 지면은 항상 접촉하므로 모터의 회전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평탄하지 않은 지형에서도 로봇이 안정하게 주행할 수 있게 하고, 일반적으로 바퀴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로커-보기 서스펜션은 6개의 바퀴가 3개씩 양 측면에 대칭적 구조로 2개의 연결부를 갖고 있으며 6개의 바퀴는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동체 축을 따라서 3개의 자세감지장치는 기울어짐이 커지면 이를 빠르게 감지해 뒤집어지기 전에 멈추게 했다.

6개의 바퀴시스템은 4개의 바퀴시스템보다 3배나 큰 장애물을 넘어갈 수 있었는데 실제로 45도로 기울어진 채로 뒤집어지지 않고, 바위를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로커- 보기 서스펜션에 상호간 부착된 회전조인트는 로버의 몸체가 지면의 형상을 정확히 따라가며, 울퉁불퉁한 지면에서 안정성을 높이도록 해준다.

 

로버는 이 회전조인트에 의해 위로, 아래로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탑재 중량을 6개의 바퀴에 균등하게 분배할 수 있다. 이는 바위와 같은 장애물을 넘기에 최적의 메커니즘으로 꼽히고 있다. 이로써 최대 바퀴 지름의 1.5배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 중국이 자체 개발한 달 탐사이동로봇 옥토끼 로버.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인간이 직접 가기 어렵거나 위험한 행성 탐사에는 로버가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행성 탐사에 로버는 꾸준히 이용될 전망”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동탐사 로봇 로버의 힘

 

달의 표면 환경은 인간이 살기에 매우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9711일 아폴로 11호에 3명의 우주인들은 의상 담당 책임자가 도와줘야 겨우 입을 수 있는 우주복을 착용해야 했다. 우주복은 몇 겹으로 이뤄졌는데 그 이유는 달의 대기 중에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미세한 먼지 입자와 방사능 그리고 극한의 온도차를 막기 위해서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달은 -173도에서 +107도를 오르내리는 극한의 온도차를 갖고 있는 곳이다. 인간은 이런 환경에서 살기 불가능하고, 정교하고 미세한 전자 및 광학 장비를 탑재하고 있는 우주로봇들도 부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극한 온도에서는 배터리의 수명은 매우 빠르게 소진된다. 또 달은 태양광이 비추지 않는 밤이 무려 2주간이나 계속되기 때문에 태양전지판도 소용이 없고, 배터리 충전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바로 방사능 원자력 축전지다. 중국의 이동탐사로봇 옥토끼 로버는 3개월간 달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관측을 하고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영하 180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원자력 전지의 일종인 방사능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 RTG)를 갖췄기 때문이다.

 

방사능 동위원소 열전자 발생기(RTG)는 방사성 붕괴열을 이용하는 발전기로 방사능 동위원소 열전자 발전기는 방사능 원소가 붕괴될 때 발생하는 열을 제베크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 전기로 변환해준다. 이종의 금속 또는 반도체를 폐회로가 되도록 접속하고, 접속한 두 점 사이에 온도차를 주면 기전력이 발생, 전류가 흐르는데 이 현상을 바로 제베크 효과’라 하고, 이때 발생한 기전력을 열기전력이라 한다.

 

온도차를 이용하는 RTG는 달과 같은 우주에서 활용도가 높은데 축전지의 용기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단단한 금속으로 이뤄져 있고, 바깥 몸체에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열전대를 장착하고 있다. 열전대는 탈열기에 연결되어 있는데 용기 내부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며 열을 방출하면 이 열이 탈열기에 연결된 열전대를 통하면서 발전이 일어난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12-30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