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제2의 코로나’ 추적하는 전문가팀 구성한다

SAGO, 바이러스 전문가로 구성…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 재조사

세계보건기구(WHO)가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코로나19와 같은 병원체 기원을 추적하는 기구를 만들었다.

지난 13일 WHO는 세계 각국에서 신청을 받아 선별 구성한 과학전문가자문단 ‘사고(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the Origins of Novel Pathogens, SAGO)’를 창설했다고 밝혔다.

WHO는 13일 브리핑에서 SAGO(과학전문가자문단)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WHO 유튜브 영상 캡처

21세기로 접어들어 지난 30년 동안 세계 각국은 전염병과 대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Ebola), 마르부르크(Marburg), 라사(Lassa), 니파(Nipah), 지카(Zika), 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 등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퍼지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년 가까이 전 세계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WHO는 제2의 코로나가 언제 어느 곳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 이번 자문단 구성의 이유라고 밝혔다.

SAGO, 26개국 생물학 관련 과학자로 구성

선발된 ‘사고’의 과학자들은 생물안전부터, 바이러스, 유전학, 야생 생물학 등의 전문 지식을 가졌다. 특히 감염병과 관련한 전문가들이 대거 선발됐다.

주요 인수공통전염병 연대표. 인간이 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전염병 출현 빈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언스타임즈, 자료 소스_ 게티이미지뱅크

폭스바이러스 전문가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병리과 소속인 인거 데이먼(Inger Damon) 박사, 독일에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질병을 퇴치하는데 두각을 나타낸 바이러스학자인 크리스찬 드로스텐(Christian Drosten) 박사가 참여한다.

남아프리카 프리토리아대학교 호흡기 바이러스 연구교수인 마리엔지 벤터 박사도 이번 사고에 지원했다. 그는 2009년 사람과 돼지 사이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확산을 연구한 경험이 있다.

인도 전염병 수석 과학자인 라만 강가케드카르(Raman Gangakhedkar)는 인도 시민에게 수여하는 파드마 슈리 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과학자다.

또, 나이지리아 리디머 대학교 교수이면서 아프리카 감염병 유전체 연구소 소장인 크리스찬 하피(Christian Happi) 박사도 참여한다. 그는 카메룬 출신으로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전자 시퀀싱을 연구한 경험이 풍부한 과학자다.

이외에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장 클로드 마누게라(Jean-Claude Manuguerra) 박사, 스위스 베른대학교 감염병 연구소 생물안전 센터장인 카타리나 서머매터(Katharina Summermatter) 박사, 일본 삿포로시 보건복지국 의료기획부장인 마사유키 사이조 박사 등이 참여한다.

크리스찬 하피 박사. 하피 박사는 리디머 대학교 교수이면서 아프리카 감염병 유전체 연구소 소장으로 2014년 나이지리아 에볼라 바이러스 억제에 공헌한 과학자다. ⓒ리디머 대학교

이번에 선발된 SAGO 회원은 26개국 26명이다. 이 중 11명이 여성이고, WHO가 바이러스 조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던 과학자 6명도 포함됐다. 따로 직책과 급여가 제공되지 않지만, 모집에 700여 명이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SAGO)는 전염병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병원체 출현과 재출현을 감시하고 조기 조치, 기원을 조사하는 등 WHO에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WHO 마리아 반 케르호베 신종 질병 부서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자문단은 미지의 질병을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를 조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사고가 언제든 출현할지 모르는 새 병원체를 연구 조사하는 표준이 되는 기구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며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과학적 논쟁으로 되돌리는 것이 진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WHO 브리핑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는 WHO 마리아 반 케르호베 신종 질병 부서장. ⓒWHO 유튜브 영상 캡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국 기원 밝힐 수 있을까?

이번 SAGO 창설 소식에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 대부분은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인간으로 옮겨진 가설을 받아들이고 있다. 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됐고, 우한(Wuhan) 내 동물을 판매하는 시장을 의심했지만, 여전히 첫 바이러스 출현 시점과 장소를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우한 연구소의 바이러스 누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WHO가 지난해 1월 조사단을 꾸려 중국에 파견되어 코로나 발원을 조사했지만, 실험실 누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올 초에 실험실 누출 가설에 대한 여론이 다시 살아나면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보기관을 통해 재조사를 명령했다.

그러나 조사자들 간 엇갈린 의견으로 또다시 결론을 내는 데 실패했다. ‘정치적 접근’이라며 조사에 응하지 않은 중국의 영향도 컸다. 사고는 WHO가 1차로 조사했던 자료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말굽박쥐 종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80%의 유사성을 보였다. ⓒ위키피디아

외신들은 과학전문가자문단 역할을 기대하면서도 코로나19 기원을 밝힐 수 있을지는 갸우뚱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WHO가 중국 과학자들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얻으려고 하겠지만, 중국이 협력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 로렌스 고스틴 보건법 연구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WHO가 사고를 통해 국제적 지원과 호응을 얻는 명분을 만들었다”고 했다. 중국의 비타협적인 태도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 닫힌 빗장을 열게 하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번 사고 명단에 중국 유전체 연구소 과학자도 포함돼 기대되는 부분이다.

코로나 19 기원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는 모른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 국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찾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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