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소설 같은 이야기가 지금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한 연구 프로그램에서 바이러스를 옮기는 곤충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 개발하고 있는 이 곤충이 어마어마한 수로 풀려나가면서 해충이나 가뭄, 오염과 같은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미국 DARPA(고등연구계획국)에 의해 4년 동안 4500만 달러를 지원받고 있는 이 R&D의 명칭은 ‘인섹트 얼라이즈(Insect Allies)’. 지난 2016년 연구가 시작돼 올해 3년째를 맞고 있다.
진딧물과 같은 곤충을 통해 농작물 안에 GM 바이러스를 전달해 해충이나 질병, 가뭄 등을 해소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기술이 생물학적 무기 개발에 적용돼 지구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Wikipedia
“곤충 통해 바이러스 유포해 해충, 질병 막아”
해당 연구에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오하이오 주립대, 텍사스 대, 캔사스 주립대, 그리고 뉴욕에 있는 보이스 톰슨 연구소(BTI, Boyce Thompson Institute) 등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연구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주 초 5명의 유럽 출신 학자들이 논문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맹비난한 것.
이들은 ‘누가 이 곤충을 악용할 경우 거의 모든 곡식에 식물병을 확산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수확을 망쳐 식량 수급에 대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진화생물학자 구이 레프스(Guy Reeves) 박사 등이 포함된 이들 학자들은 ‘인섹트 얼라이’가 1975년 발효된 생물학무기사용금지협약(BWC, Biological Weapons Convention)을 위반하고 있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실제로 ‘인섹트 얼라이즈’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연구 내용들이 들어 있다. 진딧물이나 가루이 같은 곤충을 이용해 특정 작물에 특정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공격용 GM 바이러스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
논문 작성에 참여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법학자 실리아 포이너키(Silja Voeneky) 교수는 “BWC에서 평화적인 목적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어떤 생물학전제(Biological agents) 개발을 금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생물학전제란 인간이나 동·식물에 죽음, 질병 혹은 무능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유전학적으로 변형된 여타 형태의 미생물학적 유기체를 말한다.
현재 포이너키 교수를 중심으로 한 학자들은 새로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무기화된(weaponized) 곤충 그림과 함께 생물학적 무기의 위험성을 공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인섹트 얼라이즈’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무기경쟁 촉발 지구 생태계 파괴할 수 있어”
논문 제 1 저자인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구이 레프스 박사는 “곤충을 통해 유포할 수 있는 이 GM 바이러스가 유포될 경우 식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GM 바이러스가 목적지를 벗어나 또 다른 서식처를 찾을 것이고, 다른 종(種)으로 퍼져나가면서 종의 변화를 이끌것으로 보인다. 레프스 박사는 “이러한 변화가 생태계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 작성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신종 곤충과 GM 바이러스 개발을 걱정하고 있는 학자도 많다. MIT의 생물학자 니콜라스 에반스(Nicholas Evans) 교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사이언스’ 지에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DARPA의 주장대로 이 생물학적 무기가 BWC를 위반하지 않는 평화적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그러나 적대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다른 나라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우려를 표시했다.
에반스 교수는 이어 “자금을 투입해 DARPA에서 개발한 생물학적 무기에 대항할 수 있는 또 다른 무기를 개발하려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무기개발 경쟁으로 인해 큰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DARPA 측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DARPA에서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블레이크 벡스타인(Blake Bextine) 박사는 오히려 “이 R&D가 성공을 거둘 경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어떤 연구 결과도 내놓지 않았는데 반대자들이 확대해석을 거리낌 없이 내놓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현재 ‘인섹터 얼라이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캔사스 주립대학의 제임스 스택(James Stack) 교수는 “DARPA에서 BWC 법망을 피해나가려 했다면 이런 연구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일부 과학자들의 반발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벡스타인 박사와 스택 교수 두 사람은 새로운 기술이 잘못 사용될 가능성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거의 모든 연구가 군민(軍民) 양쪽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BWC와 무관한 것”이라고 연구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인섹트 얼라이즈’에 참여하고 있는 웨인 커티스(Wayne Curtis) 교수는 “현재 연구팀에서는 식물 바이러스와 곤충 간의 어떤 소통이 일어나는지 매우 기초적인 사실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식물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각종 질병과 가뭄, 환경오염으로부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얻는 이익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커티스 교수는 이런 논쟁이 중요한 과학 연구에 있어 매번 부딪힐 수 있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는 유전자가위(CRISPR)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인섹트 얼라이즈’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연구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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