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수상자는 도나 스트리클런드(Donna Strickland)”.
지난해 10월 열린 노벨 물리학상 수상식에서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학 교수의 이름이 호명되자 전 세계는 충격과 환희에 휩싸였다. 노벨 물리학상에 여성 물리학자의 이름이 오른 것이 55년 만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나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고강도 초단파 광펄스 생성 기술(Generating high-intensity, Ultra-short optical pulses)’로 과학계의 높은 유리 천장을 뚫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스트리클런드 교수가 1985년 대학원 재학 중 쓴 논문이 노벨상 수상의 초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CPA, 인류가 빛을 조종하게 만든 획기적인 연구
지난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을 찾은 도나 스트리클런드(Donna Strickland) 캐나다 워털루대학 물리 천문학부 교수는 34년 전 연구논문으로 노벨상을 받은 점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이날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75회 한림 석학 강연 ‘도나 스트리클런드 교수의 연구 이야기(한국 과학기술 한림원 주최)’ 강연에서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노벨상 수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도나 스트리클런드 교수와 제라드 무루(Gerard Mourou)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닉(Ecole Polytechnique) 교수는 ‘고강도 극초단파 광펄스(Generating high-intensity ultrashort optical pulses)’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동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연단에 선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레이저 기술의 역사를 복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는 아인슈타인이 지난 1917년 유도 복사에 관한 이론을 제시했던 사실을 오랫동안 설명했다.
레이저 기술은 찰스 타운스(Charles H. Townes), 고든 굴드(Gordon Gould)를 거쳐 마침내 1960년 메이먼(Theodore H. Maiman)에 의해 최초의 레이저 광선이 탄생하게 된다.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이러한 역사를 기반으로 우리의 연구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무루 교수와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처프 펄스 증폭(CPA, Chirped Pulse Amplification)’ 기술을 고안해 강한 에너지를 갖는 고출력 레이저를 만들었다.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처프 펄스 증폭 기술은 고강도 레이저를 활용하는 핵심 기술로, 레이저의 강도를 기존보다 100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고 빛과 물질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당시 레이저에서 나온 펄스 세기를 크게 키우려면 증폭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레이저 출력을 높이면 증폭기에 손상이 생겨 광세기를 증폭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스트리클런드 교수와 무루 교수는 출력은 약하지만 펄스가 아주 긴 레이저를 만들었다. 이후 증폭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키우고 다시 짧은 펄스로 압축시키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펄스의 길이는 짧지만 힘은 더 강한 레이저를 얻을 수 있다.
짧은 레이저 펄스를 증폭하려면 증폭장치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길고 작은 세기의 펄스로 바꾼 후 이를 증폭시켜 시간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짧고 강한 레이저 펄스를 만든 것이다.
CPA 기술은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레이저 펄스 중에 가장 짧고 강도가 가장 큰 펄스 생성 방식으로, 증폭 물질(amplifying material)의 파괴 없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노벨상 목표 아닌 호기심으로 과학 연구해야
당시만 해도 이 연구가 인류의 일상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이라고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이후 CPA 기술은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만드는 표준 기법이 됐다.
이들이 연구한 CPA 기술은 현재 라식 수술, 유리 정밀 가공, 스마트폰 제조, 암 치료 등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현재 전 세계의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한국의 노벨상 수상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에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연구의 목표는 노벨상이 아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며 “몇 년 안에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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