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팀, 세계 최초로 물 속 미세플라스틱 없애는 친환경 필터 개발

생기원의 ‘전기영동법’과 DGIST의 ‘마찰대전 발전소자’, 두 기술의 합작

한국 연구팀이 물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GettyImagesBank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KITECH)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공동연구팀이 마이크로뿐 아니라 나노 크기의 미세플라스틱까지 물에서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필터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환경오염 없이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세계 최초의 친환경 필터로, 큰 환경문제로 대두되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성과는 에너지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 온라인 판 6월 11자에 게재되었고, 오는 9월에 출판 예정이다.

 

마시는 물과 바닷속의 미세플라스틱

주로 해양을 통해 오염된 식수와 식품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은 고질적인 환경문제였다. ©GettyImagesBank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처음부터 작게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과, 잘게 부서지고 쪼개진 2차 미세플라스틱이 있는데 거의 생분해되지 않아 오랫동안 잔존한다. 주로 바다로 유입되어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키는데, 해양생물계의 내분비계 교란을 통해 최상위 포식자인 사람에게도 축적되어 인체 생체기능을 교란하는 등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과 인체 위험성은 오랫동안 꾸준히 경고되어왔다. (기사링크 – ‘당신의 혈중미세플라스틱 농도’)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은 그 크기가 너무 작아 기존에 불순물을 거르는 데에 이용하던 필터로는 분리하거나 처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나노(㎚) 크기의 초미세플라스틱의 경우, 필터가 막히거나 필터 자체가 해양 생태계 오염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친환경적인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이 필요하던 와중, 물 속 미세입자를 제거하는 친환경 발전소자가 최초로 개발되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기계공정제어 연구그룹 조한철 박사 연구팀과 DGIST 에너지공학과 이주혁 교수 연구팀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물 속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처리할 수 있는 친환경 입자 제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친환경 미세플라스틱 필터의 원리는? 전기영동법과 TENG

미세입자 제거기술로는 ‘전기영동법기술이 활용되었다. 전기적 성질을 이용해 유기물질을 분리하는 기법으로, 물속에서 강한 전기장을 발생시키면 물속의 마이크로 및 나노입자가 빠르게 전극(기판)쪽으로 이동해 달라붙는 방식으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제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높은 전압을 통해 전기영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고전압 저전류의 출력이 가능한 마찰대전 발전소자를 접목시켜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새로운 미세입자 제거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다.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제거한 미세입자들에 패턴을 부여하여 구현한 형광이미지다. ©KITECH&DIGIST 제공

마찰대전 발전소자(Triboelectric nagogenerator, TENG)는 일상에서 정전기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서로 다른 물체를 마찰시킴으로써 물체 표면이 각각 양전하와 음전하로 대전되는 마찰대전을 이용해 발전한다. 물리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기에 친환경적인 미세플라스틱 필터 제작이 가능하며, 고전압 저전류의 특성으로 해양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미세입자 제거가 가능하다. 또한 마찰대전 에너지의 높은 전압특성은 별도의 외부 전원이 필요하지 않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친환경 미세플라스틱 제거기술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한철 박사 연구팀의 전기영동법과 DGIST 이주혁 교수 연구팀의 마찰대전 에너지 발전소자의 합작이라 할 수 있다. 마찰대전 발전소자를 통해 만들어낸 고전압의 출력을 물 속 기판에 가하면 양전하(+)와 음전하(-)를 띠는 기판으로 나눠지는데, 물속에서 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들이 금속판으로 붙게 되면서 입자들을 걸러낼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에서 새롭게 개발한 친환경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Park et al. Nature Energy (2022)

또한 DGIST 연구팀은 고전압의 출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3차원 다공성 피라미드 미세구조의 마찰대전 발전소자를 새로 개발했다. ‘2cm x 2cm’ 샘플 기준 일반적으로 쓰이는 평면구조의 출력량은 8V인 것에 비해, 3차원 다공성 미세구조 소자의 출력량은 25V로 3배 이상 높은 출력을 보였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마찰대전 발전소자의 3D 다공성 피라미드 구조를 보여준다. ©KITECH&DIGIST 제공

다공성 구멍 크기에 따른 출력 차이도 함께 연구되었으며, 작은 구멍이 전체적으로 큰 표면적을 만들어 출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10,000번 구동을 시키는 동안 출력의 감소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함께 확인했다.

고전압을 필요로 하는 전기영동법을 활용한 기술이기에 전압 출력이 높아짐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제거율 또한 증가했다. 기존 평면구조의 마찰대전 발전소자를 이용했을 경우 마이크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 제거율을 3.8%로 그쳤던 것에 비해, 다공성 피라미드 구조의 미세플라스틱 제거율은 21.4%로 6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기존 평면구조 대비 3D 다공성 피라미드 구조의 마찰대전 발전소자의 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좌) 에너지 발전 출력, (우) 미세 입자 제거 효율 ©KITECH&DIGIST 제공

 

유해독성물질까지 제거, 상용화 기대

새로 개발한 기술은 다양한 종류의 미세독성입자까지 제거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어, 미세플라스틱뿐 아니라 물속 다양한 독성 미세입자 문제까지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 단위 미세플라스틱뿐 아니라 나노 크기의 산화아연, 이산화규소, 카드뮴 화합물 등 다양한 독성물질을 제거할 수 있었다.

새로 개발한 기술은 미세플라스틱 뿐 아니라 다양한 나노/마이크로 유해물질 제거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생기원&DIGIST 제공

기술에 사용된 마찰대전발전소자의 출력은 고전압 저전류의 특성으로 소형전자기기에 사용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낮은 전류라는 특성을 환경문제에 활용함으로써 물속 생물들의 안전과 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안전한 친환경 기술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또한 고전압을 필요로 하는 전기영동법을 통해 획기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었다.

친환경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이 여러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GettyImagesBank

마찰대전 발전소자에 기반한 미세입자 제거 기술의 개발로 물속 미세입자를 제거하는 친환경 기술 상용화에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연구의 1저자인 부산대 기계공학부 박사과정의 박병건 학생은 “운동에너지를 통해 생성된 전기에너지로 입자를 제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기술”이라 소개하며 “강, 하수처리시설, 정수장 등 다양한 물 속 미세플라스틱 제거에 활용할 수 있고, 가정용 전기로도 작동 가능해 생활용 정수장치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미세입자 제거 기술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마찰대전 발전소자로 발전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물리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부가적인 전원이 필요 없는 자가발전 마찰대전발전소자가 환경문제 해결에 상용화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금속판에 수집된 미세입자들은 한곳에 모아 재처리할 수 있는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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