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한 지구’를 믿게 된 이유?

유튜브 통해 음모론 확산…지구자전 불신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평평한 지구 학회(Flat Earth Society)’에 소속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지구가 원반처럼 납작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마이크 휴즈라는 사람이 이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에서 사제 로켓을 타고 570m 상공까지 올라갔던 적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된 관심은 과학이 아니라 ‘음모론’이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학회에 가입한 천문학자 댄 밧첼도(Dan Batcheldor)는 “이들이 자신들의 믿음을 위해 허위적인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인공위성에서 바라본 지구의 둥근 표면. 최근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는 음모론 동영상을 통해  ⓒNASA

인공위성에서 바라본 지구의 둥근 표면.  그러나 최근 유튜브를 통해 ‘평평한 지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과학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NASA

‘평평한 지구 학회’ 회원 30명과 인터뷰 

18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지구과학자들은 이 ‘평평한 지구 학회’ 회원들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연례 컨퍼런스에 많은 수의 회원이 참석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처럼 빠르게 회원이 늘어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로 보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평한 지구학회’에 가입한 30명의 회원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한 남성 회원은 2년 전까지 이들의 주장을 믿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에 음모(conspiracy)가 게재돼 있으며 지구가 실제로는 원반처럼 생겼다는 사실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텍사스 공과대학의 애슐리 랜드럼(Asheley Landrum) 교수는 “30명 가운데 평평한 지구 이론을 믿지 않는 사람은 한 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남성 회원도 유튜브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돼 ‘평평한 지구 학회’에 가입한 상태다.

랜드럼 교수는 ‘200 proofs Earth is not a spinning ball(둥근 지구가 자전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200개 증거들)’이라는 동영상을 지목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 동영상에서는 공룡을 믿지 않는 기독교 근본주의 이론가들, 기존의 뉴스를 주장하는 과학 분야 음모론자들을 인용해 사람들을 토론장으로 이끌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은 “내가 언제 실제로 둥근 지구를 본 적이 있었지?”, 혹은 “내가 언제 내 눈으로 둥근 지평선을 본 적이 있었지?”라는 질문을 하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랜드럼 교수는 ‘평평한 지구 학회’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지난 주 워싱톤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회(AAAC) 연례총회에서 발표했다.

동영상 통한 불신감 조장에 크게 우려 

랜드럼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 굴(rabbit hole)’에 빠져 들고, 이로 인해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품게 된다는 것.

랜드럼 교수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이 일시적인 소동으로 끝날 수 있지만 과학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해 향후 발표되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의심을 품게 하고, 향후 과학 발전을 막는 장애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과학계가 원하는 것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균형감을 갖춘 비판과 토론인데, 유튜브를 통해 갖가지 음모론과 함께 과학에 대한 불신감이 조장되고 있다”며, 과학자들이 확산되는 음모론에 대해 지혜로운 방식으로 대처해줄 것을 주문했다.

AAAS에 참석한 미국의 헤이든 천문관의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 관장은 “어떤 사회든지 비록 소수지만 의심이 강한 사람들이 있어서 어떤 과학적 사실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이들 그룹에 의해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과학자들이 나서 이런 비과학적인 사실을 유포하는 부류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발표자인 랜드럼 교수는 “21세기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유튜브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유튜브가 해야 할 일이 없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이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년)는 개기 월식을 보고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했다.

이후 그리스 천문학자 에라토스테네스(BC 273~192)는 북회귀선 위에 있는 알렉산드리아 두 곳에서 거리를 측량해 둥근 지구 둘레의 길이 4만6250km를 측정했다. 실제 지구 둘레 길이인 4만km와 오차가 있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명확히 증명한 최초의 사례였다.

근대에 들어서는 마젤란이 세계 일주에 성공함으로써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했다.

20세기 들어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대기권 밖을 비행하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지금은 수많은 인공위성 사진으로 둥그런 지구의 모습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음모론에 입각해 ‘평평한 지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원인이 된 유튜브를 쳐다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튜브 측에서는 한마디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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